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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청령포

 

강원도 영월은 조선 제5대 왕이었던 단종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삼촌에게서 왕위를 빼앗기고, 머나먼 강원도 영월까지 내려와야 했던 어린 단종 .. 서울에서 영월까지 오는 긴 시간 .. 영월에서 보내던 그 수많은 시간 동안 단종은 무슨 생각을 했었을까요? .. 단종이 영월에서 머문 곳이 '청령포'라는 곳입니다.. 이 날은 또 비까지 내려서 그런지, 더욱 쓸쓸함이 느껴지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청령포를 찾은 것은 두 번째입니다.. 10년전에 왔을 때랑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뭔가 새롭게 갈고 닦았네요 .. 거대한 조형물도 서 있고요 .. 예전 모습이 더 정감있었던 것 같습니다.. ^^

 

청령포를 들어가려면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합니다... 청령포가 섬은 아니지만 섬 같은 곳입니다... 삼면은 강물이 흐르고, 한쪽은 높은 절벽이 있어서 사람이 쉽게 접근 할 수 없습니다.. 배를 타고 물길을 건너야 청령포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청령포 관람료가 있습니다.. 어른 기준 2천원입니다.. 관람료에는 도선료 200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수시로 운행합니다..

 

 

 

 

 

배 타는게 재밌긴 합니다. 주변 풍경도 좋고요. 자그마한 배만의 소소함 재미가 있습니다.. 물도 아주 맑아요 .. 이래저래 시원한 느낌이 맘에 듭니다... 배에서 내리면 자갈길을 걸어야 합니다.. 돌 들이 꽤 커요 .. 자갈길을 걷고나면 울창한 소나무 숲이 보입니다... 숲 사이사이로 초가집과 기와집이 보입니다...

 

 

 

 

 

먼저 초가집으로 가봅니다.. 초가집은 단종을 모시던 하인들이 살던 집입니다... 초가집 안에는 하인들이 일하는 모습을 재현해 놓기도 하였습니다.. 바느질하는 모습, 부엌에서 일하는 모습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초가집 앞으로 기와집이 있습니다... 단종이 머물던 곳입니다... 실제로 당시에 있던 집은 아니고요 .. 1999년에 강원도에서 재현해 놓은 것입니다.. 1457년(세조 3년) 단종은 노산군으로 강봉되어 영월로 유배길에 오릅니다...  청룡포에서 2개월 정도 머물게 되는데요 .. 이곳이 홍수로 물에 잠깁니다.. 지금 영월읍에 있는 관풍헌으로 처소를 옮기게 됩니다.. 관풍헌에서 2개월 정도 살다가 세조의 사약을 받고 죽게 됩니다..

 

 

 

 

 

단종어소 안에는 단종의 모습, 단종에게 문안 인사를 올리는 선비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왕을 정면으로 보고 인사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지라, 문 밖에서 인사를 올리고 있습니다.. 지금도 영월까지 가는 길이 쉽지 않은데, 조선 시대 때는 그야말로 첩첩산중이었을 것입니다.. 어린 나이에 가족과 이별하고, 생면부지의 낯선 땅에 머무르게 된 단종 .. 얼마나 어렵고 힘든 시기였을까? 잠시 생각에 접어 듭니다..

 

 

 

 

 

단종의 마음을 대변하는 시 한수가 어가가 걸려있습니다... 어제시(御製詩)

 

천추의 원한을 가슴 깊이 품은 채

적막한 영월 땅 황량한 산 속에서

만고의 외로운 혼이 홀로 헤메는데

푸른 숲은 옛 동산에 우거졌구나

고개 위의 소나무는 삼계에 늙었고

냇물은 돌에 부딪쳐 소란도 하다

산이 깊어 맹수도 득실거리니

저물기 전에 사립문을 닫노라

 

 

 

 

 

청령포는 소나무 숲이 아주 울창합니다...

 

 

 

 

 

'두견새 우는 청령포'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이만진 작사, 한복남 작곡으로 심수경님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청령포로 들어오기 전 매표소 옆으로 작은 공원이 있는데요 .. 거기에 노래비가 있습니다.. 노래비에 담긴 가사가 단종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왕관을 벗어놓고 영월땅이 웬말이냐
두견새 벗을삼고 슬픈노래 부르며

한양천리 바라보고 원한으로 삼년세월
아~ 애달픈 어린임금 장릉에 잠들었네

두견새 구슬프게 지저귀는 청령포야
치솟은 기암절벽 굽이치는 물결은
말해다오 그옛날의 단종대왕 귀양살이
아~ 오백년 그역사의 비각만 남아있네

동강물 맑은곳에 비춰주는 달을보고
님 가신 뒤를따라 꽃과같이 사라진
아름다운 궁녀들의 그 절개가 장하구나
아~ 낙화암 절벽에는 진달래만 피고지네

 

 

 

 

 

여러 소나무 중에서 유독 한 그루가 눈에 들어옵니다. '관음송'이라는 이름이 붙은 소나무 입니다. 천연기념물 제349호로 지정되어 있지요.  이 소나무의 높이는 약 30m 정도 되고, 수령은 600년 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단종이 청평포에 있을 때 이 나무의 갈라진 가지 사이에 앉아서 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당시 단종의 비참한 모습을 보았다하여 볼관(觀), 단종의 슬픈 목소리를 들었다하여 소리 음(音)을 붙여 관음송이라 합니다..

 

 

 

 

 

청령포 안쪽으로 들어가면 망향탑으로 향하는 오르막길이 있습니다.. 단종이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근심속에서, 한양에 있는 정순왕후를 생각하며 쌓은 탑이 망향탑입니다... 망향탑에서 바라보는 서강의 물줄기가 멋있습니다... 지금의 우리는 멋진 절경이라고 말하지만, 이곳이 감옥 같은 곳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짠 한 기분이 듭니다...

 

 

 

 

 

'금표비'라는 비석입니다.. 금표비라는 이름만 봐도 뭔가를 하지 못하게 할 것 같습니다... 금표비는 영조 때 세운 비석입니다.. 청령포에 일반 백성들이 들어와서 농사를 짓곤 하였답니다.. 영조가 왕이 있던곳인데 함부로 들어가서야 되겠냐면서 출입을 막은 것입니다.. 비석에는 '동서 삼백척, 남북 사백구십척'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어쩌면 이 금표비 덕분에 사람들의 출입이 어려워졌고, 청령포가 더 잘 보전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강원도 영월은 단종의 슬픔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입니다.. 청령포와 멀지 않은 영월 시내에 단종의 묘인 장릉이 있습니다.. 청령포와 함께 장릉도 둘러보시면 단종에 대한 애잔함이 더욱 짠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청령포는 영월 시내와 멀지 않습니다.. 영월하면 영화 '라디오스타'로도 유명한 곳이지요 .. 지금도 영월 곳곳에 라디오스타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영월은 여러가지 자연지형이 잘 남아 있습니다.. 한반도마을, 선돌 등이 대표적이지요 .. 지난번 제 블로그에서도 소개 했듯이 소소한 박물관도 많습니다.. 영월은 아기자기하게 둘러볼 곳들이 참 많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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