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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도 part. 3

 

추자도 여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침에 완도에서 출발한 배는 하추자도 신양항에 도착합니다. 신양항에서 걸어서 상추자도 추자항까지 잘 왔습니다. 추자항 부근 식당에서 밥도 먹었고요. 추자항에서 제주도까지 가는 배가 오기까지 시간이 남았습니다. 추자도를 좀 더 돌아보기로 합니다.

 

그래서 추자도의 역사를 찾아서 가보려고 합니다. 추자항 주변에는 추자도의 역사를 알 수 있는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먼저 최영 장군을 만나러 갑니다. 가는 길은 추자면사무소 뒤편으로 해서 추자초등학교를 거쳐서 올라가면 됩니다. 이 길은 제주 올레길 18-1코스 추자도 올레길의 한 부분입니다.

 

추자초등학교는 오르막길을 살짝 올라가야 합니다. 여름방학 기간이어서 아이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신양항에서 나오자마자 만난 신양분교도 생각납니다. 추자초등학교는 상추자도에, 추자중학교는 하추자도에 있습니다. 추자도에 고등학교는 없습니다. 잘 다듬어진 초록의 운동장 투명하기까지 한 푸른 하늘의 조화가 예쁩니다. 무더운 날씨였지만 저 잔디밭 운동장에서 마구마구 뒹굴고 싶었습니다. 

 

 

 

추자초등학교 뒤로 가면 최영 장군 사당이 있습니다. '황금 보기를 돌 같이하라'의 고려시대 명장 최영 장군 맞습니다. 추자도에서 최영 장군은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고려 후기 제주도 정국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몽골에서 온 목자들이 횡포를 부리고 있었습니다. 제주목사가 죽음을 당하기도 하고요. 고려 조정에서는 최영 장군에게 이 사태를 해결하라면서 제주도로 보냅니다.

 

제주도로 가는 도중 풍랑을 만나 추자도에 들어오게 됩니다. 그리고 제주도로 갔다가 다시 육지로 올라갈 때도 추자도에 머물게 됩니다. 최영 장군이 단순히 추자도에 머물렀다고 해서 그를 숭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최영 장군은 추자도에 머물면서 추자도 주민에게 그물 짓는 법을 비롯한 선진 어업기술을 전합니다. 추자도 주민의 삶에 큰 도움을 준 것입니다.

 

추자도 주민들은 최영 장군의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해 사당을 짓고 풍어를 빌며 제사를 올리고 있습니다. 추자도가 왜구의 침입이 많아서 고통을 받았습니다. 최영 장군이 왜구 토벌에 공로가 많았고요. 사당을 지어 올리면서 왜구의 피해를 줄여보고자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최영 장군 사당 앞에서 추자초등학교를 건너 바다를 바라봅니다.

 

최영 장군 사당 뒤로 조금만 올라가면 푸른 바다를 볼 수 있습니다. 이 바다는 낯설기도 하고, 반갑기도 합니다. 왜냐 이 바다는 추자도 올레길을 걸으면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제가 지난번에 추자도 올레길 걸을 때도 이 길을 걸었고요. 그런데 그때는 안개가 많아서 이 멋진 풍경을 볼 수 없었습니다. 이제라도 이렇게 볼 수 있으니 기쁨이 두 배입니다. 

 

 

 

최영 장군 사당에서 내려와 순효각을 가보기로 합니다. 순효각의 가운데 글자가 효도 효(孝)입니다. 효도와 관련 있습니다. 추자도에 효성이 지극한 박명래라는 사람 이야기입니다. 병약하신 아버지가 꿩을 드시고 싶다 하셔서 하늘에 빌자 꿩고기가 내려왔답니다. 어머니께서 돌아가시자 손가락을 끊어 수혈하여 좀 더 사실 수 있도록 하였다고 합니다.

 

 

 

 

추자 처사각으로 향합니다. 영흥리를 거쳐가는데, 골목에 타일로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꽃과 나비가 아름다운 골목길을 걷는 기분이 좋습니다.

 

 

 

 

추자 처사각에 도착했습니다. 문이 잠겨 있습니다. 이곳은 처사 박인택의 사당입니다. 박인택은 추자도에 사는 태인 박 씨의 입도 선조입니다. 입도 선조는 추자도에 처음 들어온 조상이라는 말씀. 박인택은 추자도에 유배를 왔습니다. 불교적 생활을 하면서 주민들의 병을 치료해주고 불교교리를 가르쳐주었답니다.

 

태인 박 씨 후손 중 누군가가 병이 들어서 고생하고 있었답니다. 어느 날 꿈에 박인택이 나왔답니다. 박인택은 자신의 사당을 짓고, 공을 들이면 병이 나을 것이라고 했답니다. 꿈에서 말한 그대로 했더니, 병이 나았다네요. 그 뒤로 계속 추모하며, 제사를 지내고 있답니다.

 

 

 

추자 처사각에서 산길을 오르면 추자도 올레길이 이어집니다. 추자 처사각이 좋은 것은 멋진 바다 풍경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추자항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 탁 트인 바다 풍경이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딱히 뭘 하지 않아도 그냥 기분 좋은 풍경입니다.

 

 

 

 

영흥리에 생존권 쟁취를 위한 항일운동 발상지 비석이 있습니다. 일본 어민들이 추자도 연근해에 있는 물고기를 싹쓸이합니다. 추자도 어민들이 항의를 합니다. 생존권 수호 차원에서 항일운동을 하면서 충돌이 일어납니다. 이때 추자도 어민들을 검거하여 실형을 받게 됩니다. 추자도뿐만 아니라 제주도 곳곳에서 일제의 수탈에 대응하는 항일운동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일본이 여러 곳에서 제주도민을 못살게 한 것이지요.

 

 

 

오래된 간판입니다. 배 시간이 좀 남았는데 여기서 머리나 자를걸. 

 

 

 

그렇게 저는 제주도로 떠날 시간을 기다립니다.

 

 

 

상추자도항을 중심으로 추자도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문화유적을 찾아보았습니다. 추자도가 어떤 섬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중간중간 보이는 바다 풍경은 추자도에 대한 기억을 더욱 예쁘게 하였습니다. 이제 저는 제주도 본섬으로 향합니다. 배가 제시간에 딱 들어오네요. 아무튼 이번 나들이는 계획대로 진행이 잘 되어서 기분 좋습니다. 아무튼 추자도는 언제가 다시 찾을 것입니다. 추자도에서 먹고 싶은 게 많아졌어요. 잘 있어 추자도야 또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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