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물영아리

 

제주도에는 오름이 있습니다. 오름이 무엇인지는 많이 알려졌습니다. 오름은 제주도 전역에 걸쳐 있는 작은 화산체를 말합니다. 오름 하나하나 생김새도 다르고 품고 있는 이야기도 다릅니다. 400개 가까이 되는 오름 중에서 이번에 찾은 곳은 '물영아리'입니다. 

 

 

물영아리는 특별 관리 대상입니다. 람사르 등록 습지이기 때문입니다. 습지로서 중요성을 인정받은 곳을 람사르협회가 지정 등록하여 특별히 보호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제주도 물영아리, 창녕 우포늪, 순천보성갯벌 등 18곳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물영아리 주차장이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별도의 주차비, 입장료는 없습니다. 제주도와 오름을 사랑하는 마음, 튼튼한 두 다리만 있으면 오를 수 있습니다. 튼튼한 두 다리에 별표. 

 

 

 

 

 

 

주차하고 오름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탐방안내소가 있습니다. 제가 지도를 보고 있으니 아저씨 한 분이 안내소에 나와서 말을 건네십니다. 어떻게 가라 설명도 해주시고요. 저는 현 위치에서 오름정상을 찍고 전망대를 거쳐 다시 현 위치로 돌아오기로 합니다. 이게 가장 기본 코스더군요. 제가 이동한 코스를 파란색 선으로 그렸습니다.

 

 

 

 

 

 

물영아리 탐방안내소에서 오름까지 10여분 걸어가야 합니다. 비가 와서 날씨가 흐릿하지만 걸어가는 길이 외롭지 않습니다. 너른 초원에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를 보면서 가는 것이 재밌습니다. 사이사이 까마귀들이 와서 소 주변을 기웃거립니다. 뭔가 먹을 게 있나 봅니다. 사진 오른쪽 아래 거무스레한 것은 노루입니다. 노루도 한가로이 쉬고 있습니다.

 

 

 

 

 

물영아리 가는 길.

 

 

 

 

 

 

 

오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기다란 삼나무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서 있습니다. 방풍림 역할을 하기 위해 삼나무를 많이 심었습니다. 나무가 빨리 자라니 보기에도 좋고요. 반면 삼나무가 생태적으로는 썩 좋지는 않다는 글을 봤습니다. 삼나무가 위로 너무 일찍 커버리니 하층 식생이 자라기 힘들다는 것이죠. 삼나무에서 나오는 물질이 다른 식물 성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그러면 물영아리 정상을 향해 올라가 봅니다. 제가 포스팅 상단에 튼튼한 두 다리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왜냐? 보시다시피 계단이 끝없이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정상부근까지 계속 계단입니다. 이 계단길을 20분 정도 올라가야 합니다. 생각보다 녹록지 않습니다. 

 

 

 

 

 

다리에 불끈 힘을 주고 올라갑니다. 몸은 좀 힘들지만 마음은 가볍습니다. 일단 공기가 정말 좋습니다. 아주 상쾌합니다. 거기다 새소리, 바람소리, 빗소리가 힐링이 되더군요. 물영아리라는 신비스러운 이름에 걸맞은 오름 산행입니다. 

 

 

 

 

 

 

 

그렇게 주차장에서는 30여분 올라가면 삼거리가 나옵니다. 분화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집니다. 무조건 분화구로 가야 합니다. 분화구에 물이 고여 있기 때문입니다. 습지가 있는 것입니다. 갈림길에서 5분 정도 내려가면 분화구입니다.

 

 

 

 

 

 

비구름이 껴서 분위기가 묘합니다. 데크길을 따라 걷습니다. 데크길은 저 앞까지만 있습니다. 길 끝에는 물영아리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습니다. 맹꽁이들이 열심히 노래합니다. 물영아리 산신이 노하면 분화구 일대가 안개에 휩싸이고 천둥번개와 함께 폭우가 쏟아진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분화구에 물이 있습니다. 습지가 있습니다. 물영아리는 전국 최초로 습지보호지역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람사르 등록 습지로 이어진 것이고요. 예전에는 습지에서 농사도 못 짓고 버려진 땅 취급을 받았습니다. 요즘은 습지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습니다. 습지는 다양한 생명체의 보고입니다.

 

물영아리는 장마 때는 호수 건기 때는 습지로 변합니다. 분화구내 습지의 육지화과정, 생태계 물질 순환 등을 연구할 수 있는 학술 가치가 높은 곳입니다. 분화구 둘레는 약 1㎞, 화구호 둘레는 약 300m, 깊이는 약 40m 

 

 

 

 

 

오름 정상부 분화구에 물이 고여 있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분화구에 물이 고여 있는 오름은 9~10개입니다. 학자마다 얘기가 다릅니다. 화산쇄설물인 스코리아(송이)가 풍화되면서 화구호 아래 불투수층을 만들게 됩니다. 물이 고이고 습지가 됩니다. 

 

 

 

 

 

 

호수에 나무가 그림을 그리고 빗방울이 덧칠합니다.

 

 

 

 

 

 

이제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비가 오니까 물영아리가 더욱 신비스럽습니다. 물영아리라는 이름부터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제주도 오름을 집대성한 故 김종철 선생은 물영아리를 신령스러운 산으로 해석하였습니다. 물영아리는 한자로 수령악(水靈岳), 수령산(水靈山) 등으로 나타냅니다.

 

 

 

 

 

 

 

오름을 내려오다 전망대가 있어서 올라갔습니다. 안개가 짙게 끼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름 내려와서 삼나무길을 걷습니다. 잣성도 보입니다. 돌무더기로 보이지만 이것이 잣성입니다. 잣성은 제주도 목축문화와 관련 있습니다. 중산간에 목장 경계용으로 쌓은 것입니다. 제주도에서 잣성이 잊혔습니다. 근래에 잣성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지도에도 표시되고 있습니다.

 

 

 

 

 

삼나무길과 잣성이 이어집니다. 촉촉함 속에서 맑은 공기 마시며 걷는 기분이 상쾌합니다. 비가 와서 맑은 이미지를 보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상쾌함을 가득 얻어갈 수 있어서 좋습니다. 써니 한 날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푸드덕 소리가 나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까마귀가 날아갑니다.

 

 

 

 

 

 

 

소들은 여전히 밥 먹고 있네요. 편안한 모습입니다.

 

 

 

 

그렇게 1시간 30분 정도 물영아리 탐방을 마무리했습니다. 물영아리는 이름만큼이나 신비감이 있는 곳입니다. 함부로 가서는 안될 것 같기도 하고요. 물영아리 주변 마을 주민들이 오름보호를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화구호의 신비스러운 모습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제주가 가진 대자연의 품에 살며시 안겼다 나온 기분이 듭니다. 

 

300x250
반응형
그리드형
,
250x250
BLOG main image
랄랄라 라오니스
명랑순진한 라오니스의 대한민국 방랑기
by 라오니스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2101)
이야기꽃 (100)
서울특별시 (67)
인천광역시 (68)
경기도 (161)
강원도 (184)
경상북도 (175)
대구광역시 (28)
경상남도 (140)
부산광역시 (52)
울산광역시 (9)
전라북도 (93)
전라남도 (187)
광주광역시 (15)
충청북도 (100)
충청남도 (184)
대전광역시 (24)
제주특별자치도 (374)
평택,안성 (139)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03-28 17:23
세로형
반응형
라오니스'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