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가볼만한곳 .. 곱게 물든 단풍 속 경건함 .. 미리내성지 & 로스가든

안성 미리내성지, 로스가든

 

가을이 점점 깊어지고 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도심과 산야에는 단풍이 곱게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단풍을 보기 위해 경기도 안성 미리내성지를 다녀왔습니다. 미리내성지는 천주교 성지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신부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묘가 있는 곳입니다. 천주교 신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방문할 수 있습니다.

 

안성 시내에서 북쪽 용인 방면으로 좁은 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그 길의 끝에 미리내성지가 있습니다. 지금이야 차를 타고 쉽게 올 수 있지만, 과거에는 깊은 산골이었습니다. 사람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천주교가 박해받던 때 천주교인들이 박해를 피해서 들어온 것입니다. 성지 입구에서부터 단풍이 곱습니다. 11월 초순이면 더욱더 붉게 물들겠습니다.

 

 

 

하나의 단풍나무에서도 색깔이 다릅니다. 나무의 외부는 붉은색이 강합니다. 반면 나무의 안쪽은 노랗고 푸릅니다. 햇볕이 닿은 면이 달라서 그런가?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연의 오묘한 그라디에이션을 느끼게 됩니다.

 

 

아름드리나무를 따라 올라가면 넓은 잔디밭이 나옵니다. 저 앞으로는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습니다. 미리내는 '은하수'를 뜻하는 우리말입니다. 박해를 피해 숨어들어와 살던 천주교인들의 집에서 나오는 불빛, 밤하늘의 별빛의 어우러짐은 은하수와 같다고 해서 '미리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성지 안에는 여러 개의 건물이 흩어져 있습니다. 그중에서 중심이 되는 건물은 '한국순교자 103위 시성 기념 성당' 입니다. 시성(諡聖)이라는 것은 성스럽고 존경할만한 천주교 신자가 돌아가신 후 교황청이 신자를 성인품으로 올리어 공경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말합니다.

 

 

잔디광장을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면 경당이 보입니다. 경당은 천주교 신자들이 기도하는 작은 집이나 방을 말합니다. 미리내성지에 있는 경당은 특별합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계단을 올라 경당으로 들어가면, 신부님의 묘가 있습니다. 경당 안에는 신부님의 발뼈 조각이 있습니다.

 

 

저는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미리내 성지에 올 때는 저절로 경건하고 엄숙해집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아픔과 고통을 겪으며 믿음을 지키고자 했던 그 마음에 조금이라도 다가가려 합니다.

 

 

경당 옆으로는 커다란 나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나무들은 단풍으로 물들기도 했고, 잎을 떨구어 바닥에 융단을 만들어 주기도 했습니다. 어느 어르신들이 단체로 오셨는데, 즐거워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단풍을 즐기며 성지 입구 주차장으로 내려갑니다.

 

 

미리내성지에서 차로 5분 거리에 '로스가든'이라는 카페가 있습니다. 배우 노주현 씨가 운영하는 카페입니다. 미산저수지 부근에 만들어진 카페가 분위기가 좋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노주현 씨가 여기에 거주한다는군요. 시간 나면 카페에도 내려와 손님 맞이하기도 한답니다. 이번에는 볼 수 없었습니다.

 

 

 

 

저는 따뜻한 초콜릿을 주문합니다. 실외에서 저수지를 보면서 마시면 분위기가 더 살아나는데, 비도 오고, 날씨도 춥고 해서 실내에서 있었습니다. 여기 카페는 커피값이 그렇게 착하지는 않습니다. 아메리카노 6천 원입니다. 조용히 차 마시는 분위기도 아닙니다. 노주현 씨가 제주도에서 망고농장을 했습니다. 망고를 재료로한 음료 등을 판매했었습니다. 지금은 농장을 안하신다네요. 망고 메뉴가 없어졌습니다.

 

 

저수지를 따라 단풍이 물들었습니다.

 

 

경기도 안성 천주교 성지인 미리내성지를 다녀왔습니다. 단풍이 곱게 물든 미리내 성지가 아름다웠습니다. 비 오는 궂은날이긴 했지만, 좋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찾을 수 있습니다. 단풍 구경과 함께 자신을 정화할 수 있는 공간이고 시간이고요 .. 돌아오는 길에 마시는 따뜻한 차 한 잔도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