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수국으로 가득한 부산 태종사

부산 태종사

부산에는 태종대라는 아주 멋진 경승지가 있습니다. 워낙 유명한 곳인지라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것도 같습니다. 태종대를 한 바퀴 둘러보고 있는데 태종사라는 작은 절이 하나 보이더군요.. 절 자체보다도 다른 것이 저의 눈을 더 잡아 끌더군요... 그것은 바로 수국이었습니다.

태종사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입구에서부터 수국꽃이 가득 피어 있었습니다.

 

수국은 절 안에까지 가득 피어있었습니다. 태종사에 있는 수국들은 절에서 직접 재배하고 있는 것이구요.. 500여 가지의 수국들이 꽃을 피우고 있다. 수령은 35년 된 것까지 있다고 합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이곳에서 매해 7월이면 수국축제도 열린다는 군요... 올해로서 5회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축제에 구경 오는 분들에게는 점심밥도 공짜로 주었대요...

대웅전 앞에도 수국이 가득 피었습니다. 사실 절 자체만 보면 그리 와닿는 면은 없어 보입니다. 우리가 아는 고찰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좀 있더군요.. 하지만 수국꽃이 가득한 절에서는 아름다운 향기가 퍼져 나는 듯 합니다.

수국의 꽃말을 찾아보았습니다. '변하기 쉬운 마음', '처녀의 꿈'  이더군요.. 오래전에도 처녀들 마음이 수시로 변하여.. 여러 총각들 마음을 아프게 했나 봅니다.. ㅋㅋ.. 그러고보니 수국꽃은 처음 필 때의 그 색이 점차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희집에 수국이 있거든요..

수국에 대해서 검색을 좀 해보니.. 우리눈에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꽃잎이 아니고, 꽃받침이라고 합니다. 이 꽃받침들이 여러가지 색으로 변하는 것이라는군요.. 진짜 꽃은 작고, 열매도 열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토양이 알칼리성이면 붉은색을 산성이며 파란색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수국을 병풍삼은 잔디밭 중앙에 독특한 불상 하나가 서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스리랑카 수교 30주년을 기념해서, 스리랑카 정부에서 기증받은 사마디불상 이라고 합니다. 

신부의 부케처럼 수줍어서 붉에 물들어 있는 듯 합니다.

미륵반가사유상 주변에도 수국이 가득 피어 있습니다.

천사의 나팔(Angel's Trumpet) 입니다. 노란색은 많이 봤는데.. 분홍빛의 꽃을 보니.. 더욱 사랑스럽습니다.

'태종사의 수국' 이라는 시가 있어서 옮겨와 봅니다. 지은이는 운담

태종사 앞 바다에서 / 피어오른 짙은 해무가 / 점령한 태종사 뜨락은 / 울긋불긋 무지개 빛 / 수국으로 꽃대궐이었네
청아한 산새소리 / 뜨락에 가득한데 / 수국의 불꽃처럼 / 타오르는 그리움은 / 목마름 이였네
수국 만발한 / 태종사에는 / 짧디짧은 인생에서 /  못다한 삶의 대화가 / 오순도순 무리진 꽃사이에서 / 염불로 피고 있었네.

이날 새벽부터 움직였는데, 어여쁜 수국들을 보니. 횡재했다는 기분도 듭니다..

그리고.. 태종사 주변으로는 반딧불이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반짝반짝 빛을 내는 반딧불이..

태종사에서 나와서 다시 길을 향합니다.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다음에는 둘이서 같이 와서 구경하고 싶어지네요.. ㅎㅎ




여름이라서 부산여행 많이들 가시더군요.. 태종대로 발걸음을 옮기신다면.. 태종사의 수국도 빼놓지 말고 둘러 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그러고보면 여행길에서 뜻하지 않게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은 행복한 일인듯 합니다. 작은 모습에서도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싶기도 하구요.. 수국처럼 탐스러움이 가득한 날 되길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