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 합천일류돼지국밥
마산, 부산으로 이어지는 무박이일 당일치기 여행길입니다. 마산 이곳저곳을 살펴본 후 부산으로 넘어갑니다. 부산으로 넘어간 것은 부산역에서 기차 타면 집으로 가기가 편해서입니다. 오랜만에 부산 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습니다. 국밥 한 그릇 정도는 먹고 가는 것이 예의이자 도리입니다. 사상에 있는 합천일류돼지국밥으로 향합니다.

마산은 버스 터미널이 3개입니다. 마산시외버스터미널, 마산고속버스터미널, 마산남부시외버스터미널. 아직은 마산이 낯선 여행자는 터미널을 잘 찾아야 합니다. 마산역 근처 마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부산서부터미널행 버스를 탈 것입니다. 이 구간은 하루에 60번 넘게 운행합니다. 따로 예약하지 않고 터미널로 가서 바로 표를 구매합니다.

마산에서 부산서부터미널까지 버스 요금 4,300원. 소요 시간 약 50분.

부산행 버스 탑승.

새벽부터 움직였더니 피곤했나 봅니다. 거기다 버스 안에 공기도 따숩고 하니 잠이 솔솔 옵니다. 바로 딥슬립에 빠집니다. 버스는 예정된 시간에 부산서부터미널에 도착합니다. 부산서부터미널은 줄여서 서부터미널로 불립니다. 부산광역시 사상구에 있어서 사상터미널로도 불립니다. 경상남도, 전라남도, 전라북도 등으로 가는 버스가 많습니다.

부산서부터미널에서 길 건너 낙동강 방면으로 5분 정도만 가면 합천일류돼지국밥집이 있습니다. 돼지국밥이 부산을 대표한다는 향토 음식이라는 사실은 아마 다 아실 것입니다. 부산에 돼지국밥집이 700개가 넘는다고 하니까요. 간판에 돼지국밥을 걸지 않고 돼지국밥 파는 작은 식당까지 더하면 1,000개는 넘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렇게 수많은 돼지국밥집 중에서 합천일류돼지국밥은 부산 3대 돼지국밥집 중 한 곳으로 꼽힙니다. 보통 합천일류돼지국밥, 수변최고돼지국밥, 송정3대국밥을 꼽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다른 집을 넣어 3대 국밥집으로 꼽기도 합니다. 반박시 님 의견이 맞습니다. 어찌 되었든 부산에서 돼지국밥으로 명성이 높은 합천일류돼지국밥입니다.

식당이 꽤 넓은데 빈자리 찾기 힘들 정도로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때 시간이 5시 무렵. 저녁 먹기 시작하는 시간이지만 일찍부터 손님이 이렇게 많으면 한창때는 웨이팅 꽤 해야겠습니다. 다행히 저는 기다리지 않고 바로 앉을 수 있었습니다. 북적북적한 매장 분위기에서부터 벌써 맛집의 포스가 제대로 풍깁니다.

일하시는 직원분들도 워낙 베테랑이시라 숙련된 솜씨가 돋보였습니다. 손님이 들어와 주문받고, 상을 차리고, 계산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막힘없이 착착 진행됩니다. 오픈형 주방 내부도 슬쩍 보입니다. 더운 날씨에 뜨거운 국밥을 만드시느라 참 고생이 많으십니다. 덕분에 귀한 음식을 편하게 잘 먹습니다.
식당 들어가기 전에는 기본 국밥을 먹으려고 했습니다. 메뉴판에 수육백반이 보입니다. 기분이다. 오늘은 수백이다.

주문하고 잠시 후 바로 메뉴가 착 깔립니다. 김치, 정구지(부추), 새우젓 등은 국밥 주문해도 나오는 기본 반찬입니다. 수백이니까 쌈이 더 나왔고요. 일인용 생와사비도 수백이라 나온 것 같습니다. 생와사비를 먹진 않았습니다. 수육은 새우젓 하나면 충분합니다.

셀프 코너에 깍두기가 있습니다. 깍두기는 먹지 않았습니다. 왜냐?

김치가 제 입맛에 정말 딱 맞았기 때문입니다. 겉절이입니다. 완전히 생김치는 아니고 아주 살짝 시간이 흘러 양념이 부드럽게 밴 상태였습니다. 일부러 맛을 내기 위해 그렇게 시간을 두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김치 양념의 감칠맛과 배추의 아삭한 식감이 이루는 조화가 예술입니다. 제가 다음에 합천일류돼지국밥을 또 찾게 된다면 그건 온전히 이 김치 맛이 그리워서일 것입니다.

드디어 마주한 수육백반. 혹시라도 수육백반이 생소한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수육이 따로 나오는 정식 메뉴입니다. 고기가 국밥에 넣어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별도의 접시에 수육이 정갈하게 따로 나옵니다. 국밥의 프리미엄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돼지국밥에는 좋은 고기도 있지만 소위 말하는 잡고기도 들어갑니다. 수육백반에 수육은 예쁜 놈으로 모양 내서 나옵니다. 수육백반 줄여서 수백이라고 합니다.

딱 봐도 고기 자태가 다릅니다. 부위는 접시 아래 하얀 고기는 삼겹살이고 위에 짙은 색은 앞다리살(전지)로 보입니다. 반박시 님 의견이 맞고요. 양은 10여 점 되는데 혼자 먹기에는 딱 적당합니다. 부족하면 아예 처음부터 수육만 따로 주문했어야 하는 것이고요. 그리고 삼겹살 기름 떼고 먹을 거면 주문하지 마시고요. 기름에서 오는 맛이 있습니다.

수육백반 맛있게 먹는 법. 쌈에 고기 한 점 새우젓 몇 개 그리고 정구지 올립니다. 소주를 마셔서 입안을 깨끗하게 합니다. 쌈을 고이 접어 입안에 가득 넣고 우걱우걱 씹습니다. 고기와 쌈의 어우러짐이 아주 환상입니다. 잡내라고 해서 돼지고기 냄새가 저는 맡아보지 못했습니다.

쌈을 어느 정도 먹고 국밥을 먹습니다. 국물이 깔끔합니다. 텁텁한 것이 없습니다. 양념이 들어간 국물에 마늘 향도 있고요. 합천일류돼지국밥의 특징이 마늘을 듬뿍 넣어 주는 것입니다. 취향에 따라 국밥에 마늘 빼고 주문하는 것을 몇 번 들렸습니다. 뜨끈한 국물에 밥까지 말아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습니다.

맛있게 잘 먹고 낙동강변으로 꽃 구경하러 갑니다.
전국에 수많은 국밥집이 존재하지만, 이상하게도 부산에서 먹는 국밥은 유독 더 맛있게 느껴집니다. 꼭 돼지국밥이 아니더라도 말이죠. 아마 부산이 가진 특유의 정취와 공기가 국밥의 맛을 한층 더 살려주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게다가 혼자 온 여행객의 혼밥도 넉넉하고 친절하게 받아주니 더욱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감칠맛 넘치는 김치와 부드러운 수육이 더해진 수육백반을 선택한 것은 참 탁월한 결정이었습니다. 왜 이곳이 부산 3대 국밥으로 손꼽히며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지 온몸으로 이해하게 된 하루였습니다. 여행의 끝자락에서 이렇게 멋진 국밥집을 알게 되어 무척이나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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