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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리성당(http://gongseri.yesumam.org/)

저는 종교가 없습니다. 농담으로 봄에는 불교이고 겨울에는 기독교, 천주교 라고 말을 하지요. 여기저기 싸돌아 다니다보면 우연히 절이나 성당 같은 종교시설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냥 들어가 그분들에게 기도하고 소원을 빌고 오지요. 충청남도 아산에는 공세리성당이 있습니다. 성당이 유명하더라구요. 뭐가 유명하지? 라는 의문만 품고 있었습니다. 어느 봄날 그 궁금증을 알고 싶어 아산으로 향합니다. 역시나 유명한 이유가 분명 있더군요.  



바다를 사이에 두고 경기도와 충청도의 행정경계를 너머어가긴 했지만 성당이 저희집과 그리 멀지는 않았습니다. 봄 햇살의 화창함이 가득한 날의 드라이브가 좋습니다. 평택에서 아산만을 너머서자 마자 공세리성당 이정표가 보입니다. 공세리 마을로 들어갑니다. 마을이 아담하더군요. 이렇게 작은 마을에 성당이 있나? 하는 생각을 갖고 들어갑니다. 주차하고 고개를 돌리는데 분홍빛 꽃잔디 너머로 성당이 보입니다.



 

 

 

봄날 물이 오르기 시작한 느티나무가 저를 반겨주네요. 가지를 그냥 밀어버려서 그런지 어색한 면은 있지만 나무의 밑동부터 해서 당당하게 서 있는 나무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성당 안에는 여러 가지 꽃과 나무들이 가득했습니다. 수령이 350년이 넘는 국가보호수도 3그루 이상이나 있다더군요. 이 느티나무도 보호수입니다. 높이 21m 둘레 3m 

 

 


 

때마침 가득 피어난 봄꽃들이 성당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2005년 한국관광공사에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선정되었다더군요. 선정될만합니다. 수많은 사진사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가 있었어요. 주차장에서 성당에 이르는 얕은 언덕을 오르면서 성당이 모습이 점점 크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성당의 모습이 두 눈에 폭 들어옵니다. 이때 나오는 한마디 와우~ 정말 이쁜 성당의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건물은 아담합니다. 그리고 고요합니다. 어느 건물에서도 느끼지 못한 공세리성당만의 아름다움에 빠져듭니다.

 




첨탑 부분만 찍어봤습니다. 그렇게 높지도 낮지도 화려하지도 단순하지도 않은 것이 참 이쁩니다.


 


 

성당 뒤쪽으로는 자그마한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봄날의 신록이 주는 느낌이 환합니다. 산책로에는 저의 발자국 소리만 들릴 뿐입니다. 성당을 거닐 때에는 어딘지 모를 싸한 기운을 느낍니다. 이곳을 걸을 때도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느님이 저를 바라보고만 있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산책로는 단정하게 쌓아 올린 담장과 함께 이어집니다. 중간중간에는 십자가와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고통스러운 예수님의 모습 속에서 저는 유유자적 걷고 있으니 예수님에게 급 죄송해집니다.





 

성지성당박물관의 모습도 보입니다. 박물관의 뒷모습이에요. 공세리성당에 관한 여러 가지 자료들을 볼 수 있습니다. 내부에서 사진 찍는 것을 엄격히 금지해서 그 안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지는 못했습니다. 박물관 입장료는 없구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방합니다. 월요일은 휴관.

당연히 종교 관련 내용이 많았지만 그 속에서 재밌는 것을 발견합니다. '고약' 아십니까? 젊은 분들은 모를 것 같구요. 고약이라는 것은 종기가 났을 때 붙이는 약이지요. 이명래 고약이 유명합니다. 이 고약의 원조가 공세리 성당이라고 합니다. 1895년 공세리성당에 처음으로 부임한 에밀 드밀즈(성일론) 신부가 프랑스에서 익힌 방법으로 고약을 만들어서 사용하였고  당시 신부님을 도왔던 이명래가 전수를 받아 이명래 고약이 된 것이라고 합니다.

 




 

박물관에서 나와서 본당의 모습을 봅니다. 옆에서 보니 더욱 아담해 보입니다. 특히나 옆에 거대한 느티나무가 있어서 그런 기분을 더욱 느끼게 됩니다. 건물의 모습은 작아 보이지만 작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마음속으로 폭 들어오는 포근함을 느낀다고나 할까요? 이 느티나무는 1680년 경에 심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성당이 만들어진 것이 120년 정도라는데 나무가 심어진 것은 더 오래되었습니다. 나무를 심은 시기도 알고 있고 뭔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진으로는 보이질 않지만 멀리 서해안 바닷가가 보입니다.

성당이 위치한 이곳은 조선시대 충청도 서남부인 아산, 서산, 한산, 청주, 옥천, 회인 등 40개 마을에서 거두어들인 조세를 보관하던 공세창(貢稅倉)이 있던 곳입니다. 공세창에서 조세를 모아두었다가 서해안 뱃길을 통새 서울로 보내는 것이지요. 그래서 동네 이름도 공세리이고요.

조선 성종 9년(1478)에 세곡 해운창을 설치 운영을 시작하였고 영조 38년(1762년)에 폐창이 될 때까지 300년 가까이 운영되었던 것입니다. 위에서 성당 뒷길에 있는 성곽도 이때에 만들어진 것이라 제 나름의 추측을 해봅니다. 공세창이 있을 당시 그곳에서 일하던 사람들의 휴식을 위해 나무를 심었고 그 나무들이 오늘날에까지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성당의 뒤태를 담아봤습니다. 뒤태도 멋지네요.

이렇게 아름다운 공세리 성당을 영화와 드라마에서 놓칠 수가 없겠죠. 엄청난 작품들 속에서 공세리성당을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제가 쭉 적어볼 테니 성당의 모습과 영화, 드라마에서 찾아보시지요. 드라마 미남이시네요, 에덴의 동쪽, 아내가 돌아왔다, 강적들, 글로리아, 그저 바라보다가, 천국보다 낯선, 미워도 다시 한번, 사랑과 야망,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등등



 

 


 

성당 내부로 들어와 봤습니다. 일요일이었지만 미사가 끝난 이후여서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중고등학교를 천주교 재단이 운영하는 학교를 나와서 그런지 성당이 낯설지는 않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잠시나마 성당을 다니기도 했었지요. 세례까지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기도는 하고 나왔습니다. 저와 함께했던 함께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요.



 

마리아상도 보입니다. 어디 가서 성당이 있으면 마리아상 앞에서 기도하는 척이라도 해봅니다. 소원을 이루어줄 것만 같아요. 기도하는~으로 시작하는 조용필의 '비련' 이 생각나네요. 요즘 조용필의 노래가 참 좋습니다. 요즘 꽂힌 노래는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공세리성당은 천주교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곳입니다. 충청도에서 두 번째로 오랜 역사를 가진 성당입니다. 이 지역에서 천주교 신앙을 위해서 목숨을 바친 32분의 순교자들을 모시고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은 그분들을 기리기 위한 것입니다. 충청도 삽교천 서쪽의 아산만 일대를 내포지역이라고 하는데 내포지방은 천주교 신앙의 요충지 역할을 한 곳입니다.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받았는데 공세리 성당이 있는 곳은 해상과 육로를 연결하는 내포지방의 입구로서 많은 천주교인들이 있었습니다.



 

겨울에 공세리 성당을 다녀와서 사진 찍은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하얀 눈 속에 들어가 있는 성당의 모습도 참 이쁘더군요. 계절이 변할 때마다 공세리성당만의 매력을 한껏 뽐내는 것 같습니다. 제가 갔을 때가 주일이어서 그런지는 가족단위로도 많이 오셨더라구요. 가족들이 산책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공세리성당 주변으로 가볼 만한 곳들이 있습니다. 여름이니까 평택호, 삽교호 등에서 보트 타도되고요. 조개구이, 횟집도 많습니다. 공세리성당 바로 옆으로 피나클랜드라는 이쁜 정원도 있습니다. 영인산휴양림도 가깝습니다. 아산 쪽으로 가서 현충사, 온양온천, 도고온천으로 이어지는 코스도 좋습니다.

 

주변에 고속도로가 많이 있고 도로가 잘 되있어 이동하기에 큰 어려움은 없어 보입니다. 4월에서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에 KTX 천안아산역(수도권 전철은 아산역)에서 출발하는 시티투어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장마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상당히 길게 느껴집니다. 휴일 어디 좀 가볼라 했는데 비가 오니 선뜻 나서지가 않네요. 아무튼 날이 좋아지면 다시금 여기저기 싸돌아 다닐 날들을 기약해 봅니다. 장마철 깨끗하게, 맑게, 자신있게 그리고 건강하게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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