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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도

가을이 되면서 낙지, 전어, 새우, 꽃게 등 맛있는 해산물이 속속 등장합니다. 생각만 해도 괜히 기분 좋아지는 해산물들이지죠. 물에 사는 생물들을 잡기 위해서는 낚시, 그물, 통발 등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도구 다 제쳐두고 기본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바다로 나가서 맨손으로 고기를 잡는 것입니다. 아니 어떻게? 오늘은 잡을 수 있습니다. 인천 앞바다로 갑니다. 여기는 무의도.

 

 


인천 앞바다에 '무의도'라는 섬이 있습니다. '옷이 춤을 추고 있는 듯이 아름다운 섬, 무희의 의상처럼 아름다운 섬'이라는 부연설명이 붙은 자그마한 섬입니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옆에 있습니다. 무의도 옆에는 영화 제목으로도 유명한 실미도가 있습니다. 지난 10월 3일 '무의도 하나개 맨손 고기잡기 대회'가 열렸습니다. 대회 참가비는 공짜. 대회 슬로건을 보니 고기는 잡는 게 아니고 줍는 것이라던데. 도대체 얼마나 많기에 그러는지 기대합니다.

 


 


무의도에 가기 위해서는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잠진도까지 와야 합니다. 잠진도는 섬이긴 하지만 육지로 연결이 되어 있고요. 잠진도 선착장에서 무의도까지는 배를 이용해야 합니다. 뱃삯은 왕복요금으로 어른은 3천 원입니다. 차를 갖고 들어갈 수도 있는대요. 일반 승용차 기준으로 왕복 2만 원입니다.

이날 사람 엄청 많더군요. 차들도 가득이고요. 어떻게들 알고 이렇게 오시는지. 그러는 너는? 




 


배를 따라 갈매기들이 따라옵니다. 먹을거리를 찾아오는 것이겠지요. 새우과자를 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손으로 들고 있으면 낚아채가기도 하고 던지면 받아먹기도 하고요. 그런데 갈매기한테 과연 좋은 것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한 5분 정도 흘렀을까요? 담배 한 대 피울 정도의 시간 (저는 담배를 안 피지만) 이면 무의도에 도착을 합니다.

 


 


무의도 선착장에서 대회가 열리는 '하나개해수욕장'까지 이동을 합니다. 사진 속에는 귀여운 아기만 있지만 실제로는 텐트, 방갈로에 사람이 바글바글 했습니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 미리부터 진을 치고 있는 분위기였어요. 그 모습은 아래에서 보여드리기로 하고요. 하나개해수욕장은 우리나라 우수해수욕장 20선에도 꼽혔을 정도로 작지만 비싼 보석처럼 반짝거림이 느껴지는 이쁜 곳이랍니다. '하나개'는 '큰 개펄'이라는 뜻입니다.



 

많은 사람이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기를 잡을 수 있을 만큼 물이 빠지지 않아서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어떤 성미 급한 아저씨 혼자 후다닥 뛰어나가네요. 뭐 그렇게 먼저 가서 어쩌자는 것인지. 가만 보면 철없는 아저씨들이 더 사고를 칩니다.  


 


막대기가 보이시는지요? 대회 주최 측에서 바닷가 쪽으로 미리 그물을 쳐 놓았습니다. 그러다 물이 빠지면 물고기들이 나가지 못하고 갯벌 위에 있는 것이고 사람들은 그것을 잡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한쪽에서 갈매기들이 미리 진을 치고 있네요. 저 녀석들이 먼저 다 잡는 거 아니냐고 아우성입니다. 워워.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출발 전. 고기 잡기 위한 사람들의 모습을 봅니다. 맨손으로 잡기라지만 목장갑 정도는 껴 주어야겠지요. 고무장갑은 미끄러울텐데. 고기 잡으려고 그물도 갖고 왔고요. 잡은 고기 담으려고 준비한 도구들도 가지각색입니다. 포대를 어깨에 맨 아저씨들이 인상적입니다. 대회 참가비는 따로 없지만 장갑, 그물 등은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드디어 출발 신호가 울립니다. 출바알



 

 

뭐 이리 급하신지 후다닥 뛰어 나가는군요. 사람들이 빨리도 가네요. 하지만 저는 천천히 걸어갑니다. 맨발로 발바닥으로부터 느껴지는 갯벌의 감촉이 좋습니다. 부드러운 그 느낌. 갯벌은 맨발로 가는 게 제일 좋아요.. 슬리퍼는 진짜 아니고. 아쿠아 슈즈도 불편해요. 고기 잡으러 작정하고 오신 분들은 양말 바짝 당겨서 달리시더만요.


 


그물 앞에 진을 치고 고기잡이가 시작됩니다. 역시나 아저씨들 파워가 남다릅니다. 어린아이들보다 더 신나 하는 것 같아요.


물고기를 몰아서 잡으려는 듯하고요.

 

 

 

 

 


 


이 분은 고기 안 잡히니 부러워서 바라보시는지 아니면 작전을 짜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작은 그물을 끌고 정처 없이 왔다 갔다 하기도 합니다.


그물로 잡으려 하는데 이번엔 허탕 친 거 같죠? 



 

 

이 처자들이 대박이던데요. 자기들 팔뚝 만한 것을 잡아서 함지박에 넣으려 하는데 물고기가 너무 힘이 좋으니 어떻게 할 줄을 모릅니다. 복장부터가 오늘 한몫 단단히 잡으려는 모양이에요.


 


고기를 한쪽으로 말아가기 위해서 물속으로 뛰어다닙니다. 그물 주변으로 왔다 갔다 하다 보면 발가락 사이로 물고기가 지나다니는 것이 느껴집니다. 물고기가 지나다니가 놀랬는지 흠칫 피하면서 가기도 하고요.




 


이분들은 쌍끌이로 잡는군요. 앞에 그물 갖고 있는 분이 일행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물 안에 물고기가 가득합니다. 사람들이 이렇게 열과 성을 다해서 열심히 물고기를 잡는 이유가 있습니다. 잡은 물고기는 다 자기 것이 됩니다. 그냥 갖고 가면 됩니다. 돈 받는 거 없고요. 대회 참가비 없고. 잡은 물고기 다 갖고 가고. 사람들이 모여들만합니다.


 


물이 많이 빠졌고. 물고기 잡이도 끝을 향해 갑니다. 물고기 한 두 마리씩 잡고 기분 좋게 다니는 사람들도 있고 허탕 쳐서 씁쓸해하는 사람도 있고요. 어떤 남자아이가 물고기 못 잡았다고 우는데 애틋하네요.



물고기 잡는 모습은 동영상으로도 준비해봤습니다. 동영상으로 다시 보니 더 재미나 보이네요.



 

물고기 없다고 그물 밖으로 나가는 이런 행동은 하지 맙시다. 밖에 나간다고 뭐 있겠습니까? 지킬 것은 지키면서 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물고기 월척입니다. 이번에 잡을 수 있는 물고기는 숭어, 농어, 광어 등입니다. 물고기 월척 대회도 있어요. 이 물고기는 등수 안에 들겠는데요. 그리고 잡은 물고기를 회 뜨고 싶다면 바닷가에 있는 횟집 가서 떠 달라고 합니다. 회 뜨는 비용은 별도로 5천 원 정도 하고요.



그물에 걸린 물고기들



이 아저씨들은 작정하고 온 것 같은데 대야가 썰렁하네요.



 

 

물고기 좀 못 잡으면 어떻습니까? 물론 많이 잡으면 좋지만. 갯벌에서 뒹굴어도 되고요. 깔끔 떤다고 살살 걷지 마시고 이 친구들처럼 맘껏 뒹굴어 보세요..



 


갯벌은 살아있습니다. 갯벌 안에 뭐가 있는지 파 보기도 하고요. 우리나라에서 갯벌이 흔해서 그렇지 갯벌은 세계적으로도 소중한 자연유산입니다. 특히나 서해안의 갯벌은 세계 5대 갯벌 안에 들어갈 정도 대단한 것입니다. 갯벌이 필요 없는 땅이라며 간척을 하는 것은 미래를 위해 지양해야 할 일입니다. 다양한 생명이 숨 쉬고 우리의 자연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갯벌을 지키는데 더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누가 서해안은 갯벌이 있는데 동해안은 갯벌이 왜 없지?라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왜 그런고 하니 우리나라와 중국의 큰 하천이 서해안으로 흘러 들어갑니다. 그만큼 많은 양의 토사가 서해안으로 흘러 들어가겠지요. 그리고 서해안은 북쪽으로 막혀 있어서 해수가 외부로 나가기보다는 안에 갇혀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동해안은 반대죠. 큰 강도 없고 사방으로 트여 있고. 


 


하나개해수욕장에는 드라마 '천국의 계단', '칼잡이 오수정' 등의 촬영지가 있습니다. 입장료를 내라고도 되어 있던데 4천 원씩이나 주고 볼 만큼 관리가 잘 되어 있다는 생각은 안 드네요. 입장료 받는 곳도 안 보이고. 밖에서만 바라봅니다. 


 


 


'맨손 고기잡기 대회'가 열린 하나개 해수욕장의 모습입니다. 텐트와 방갈로가 많습니다.



직접 바다로 뛰어 들어가 펄떡이는 물고기처럼 사람들이 신나게 움직이는 모습이 재미난 축제였습니다. 무의도에서는 등산도 가능합니다. 무의도 뒤쪽으로 가면 실미도로 갈 수 있습니다. 실미도는 별도로 배 타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썰물 때 물이 빠지면 걸어 들어갈 수 있습니다.

가을이면 해수욕장에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데 이렇게 색다른 아이디어로 사람들이 바다로 어촌으로 모여드는 것이 새로운 활력이 느껴져서 보기 좋습니다. 펄떡이는 물고기처럼 힘찬 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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