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 6천원짜리 백반에 반찬이 21가지.. 역시 전주로구나..

전주 한밭식당

요즘 계속되는 야근으로 심신이 아주 피곤합니다... ㅋㅋ .. 이럴 때 일수록 잘먹고 잘 버텨야 하는대.. 체력이 예전같지 않네요.. ㅎㅎ .. 잘먹어야 합니다.. 제 생활신조가 잘먹고 잘살자 입니다.. 

지난 달 친구들과 함께 한 전주 .. 전주하면 멋과 맛의 고장입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백반도 전주에서 먹으면 다르더군요.. 가격은 싸게 .. 양은 푸짐하게.. 오늘 아주 제대로 먹어보렵니다... 전주 한밭식당입니다..

 

전주 한옥마을 일대를 둘러보았습니다. 때가 점심 때인지라 밥을 먹어야 했구요 .. 전주에 사는 친구는 우리들을 백반집으로 안내합니다.. 전주까지 왔는대.. 무슨 백반이냐 하는 생각을 잠깐 했었습니다.. 비빔밥이나 콩나물국밥 등등 특색있는 먹거리가 많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입맛이 은근 까다로운 녀석이기에 .. 묵묵히 따라갑니다.. ㅋㅋ

한옥마을에서 예전 전라북도 도청 앞을 지나 오래 된 골목길로 걸어갑니다.. 백반집들이 몇 곳 있더군요 .. 그 중에서 우리들이 찾은 곳은 한밭식당이었습니다.. 식당 간판의 전화번호 국번이 2자리네요.. 진짜 오래 된 곳인듯 합니다.. 듣기로는 50년이 넘었다네요.. 최초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식당 내부의 모습입니다.. 도시의 화려함보다는 시골의 정겨움이 느껴지는 모습입니다.. 전주하면 도청소재지의 큰 도시인대.. 시골스럽다니 좀 그렇네요.. ^^ 식탁과 의자 등이 낡기는 했지만 .. 깔끔하게 정돈 된 모습이었습니다....

점심 때가 지났는대도 몇몇 팀이 식사를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여행객 느낌의 여자 분들이 많았다는 .. 그러고보면 남자들 보다 여자들이 맛집 더 잘 찾아 다니는 것 같아요.. ^^ 자리에 앉아서 다른 테이블에서 먹는 것을 살펴봤습니다.. 푸짐한 것이 똑같습니다..

 

메뉴가 간단합니다.. 백반 6천원 ..  제육볶음과 홍어탕은 별도네요 ... 따뜻한 난로위에 있는 주전자 .. 주전자에서 따뜻한 물을 담아 손님에게 내옵니다.. 문득 학교 다닐 때 도시락을 난로 위에 올려 놨던 때가 생각나네요.. 이런 말 하니까.. 제가 굉장히 나이들어 보이는군요.. ㅋㅋ .. 90년대까지만 해도 교실에 난로 놓고 조개탄 피고 그랬어요.. 히터에 스팀 들어온지 얼마 안되었다는..

각설하고 저희들은 백반을 주문합니다..  '여기 백반 주세요'  그리고 소주도 2병 .. 오랜만에 친구들 만났으니 반주 한잔.. ^^

 

음식 주문을 하자 마자 테이블 위에 찌개 받침 3개가 먼저 올라옵니다.. 뭔가 뜨거운 음식 3개가 올라온다는 것을 가볍게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잠시 후 .. 여러가지 반찬이 우루루 올라옵니다... 김치, 파김치, 버섯, 콩나물, 어묵, 시금치 등등 해서 .. 1차적으로 올라 온 것만 12개 입니다.. 보통 일반적인 백반집 .. 특히나 제가 사는 경기권에서 백반집 반찬 나오면 .. 많아야 5개 정도 됩니다..

 

가운데 비어 있는 받침대에는 3개의 뚝배기가 올라옵니다.. 계란찜, 김치찌개, 된장찌개  .. 뚝배기 속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비주얼.. 거기에 구수한 향기가 좋습니다.. 그런데 반찬이 여기서 끝이냐 .. 에이 그러면 재미없지요..  또 올라옵니다..

 

 

 

반찬 가짓수를 다시 세어 봅니다.. 17개 되겠습니다.. 반찬은 시기별로 조금씩 변하는 듯 합니다.. 저는 고사리 무침하고 김치가 맛있었구요.. 17번째는 컵에 가려서 안보이는대, 꽁치조림이었습니다.. 꽁치는 주방 앞에서 계속 덥히고 있더군요... 꽁치와 무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반찬은 달라고 하면 더 주세요.. 반찬들의 간이 적절했어요.. 전라도 하면 짠 맛을 생각하는대.. 그렇게 짜지 않았습니다..

 

 

이제 반찬이 다 나왔겠니 하고 밥을 먹기 시작합니다.. 테이블위에 반찬이 꽉 들어찼것든요..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네요.. 따땃하게 구어진 조기가 올라옵니다.. 얘네는 둘 때가 없어서 다른 반찬 위에 올려놨어요... 조기는 인원수대로 나오는 거에요.. 조기하고 찌개를 합치는 총 21가지의 반찬이 되네요.. 반찬 많이 나왔지만.. 남기지 않고.. 싹싹 다 먹었습니다.. ㅎㅎ

반찬이 양 만 많으면 뭐하니? 맛도 있어야지? 하시겠군요.. 반찬맛도 맛있었습니다.. 특별히 문제될만한 것은 없었어요.. 정말 이렇게 해서 남는 장사가 될 것인가? 하는 걱정을 하게 되네요.. 이렇게 반찬을 만들고 준비하기까지..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닐것입니다... 그런 정성스런 시간도 감사하게 됩니다.

 

 

김치찌개입니다.. 두부와 돼지고기가 들어있습니다.. 고기가 샤워만 하고 나간것은 아니구요.. ㅋㅋ .. 사실 이 김치찌개 하나만 갖고도 공기밥 2공기는 먹겠더군요... ㅎㅎ

 

된장찌개입니다.. 두부도 숭덩숭덩 들어가 있구요 .. 어느 식당에 가나 된장찌개 잘 끓이는 집은 다른 음식맛도 좋습니다.. 특히 고깃집.. ㅋㅋ .. 전주 한밭식당의 된장찌개.. 구수하니.. 제대로 잘 끓여 나왔습니다..

 

밥을 어느 정도 먹고나서 식당 안쪽으로 들어와 봤습니다.. 좌식으로 앉을 수 있는 방도 있더군요 ..

 

지도의 오른쪽 .. 경기전과 태조로 일대가 전주 한옥마을 입니다.

오래 전 .. 도보여행을 할 때 였습니다.. 전라남도 보성 지역을 지나 갈 때였지요 .. 보성의 어느 면소재지였습니다.. 참다래 농사를 짓던 곳이었는대.. 아무튼 .. 거기서도 밥을 먹기 위해 어느 식당에 들어갔고.. 5천원짜리 젓갈정식이었습니다..

이 때 3번 놀랬습니다.. 첫 번째는 반찬이 16개가 나온거.. 두 번째는 공기밥이 무한 공짜였던 거 .. 세 번째는 이렇게 먹고도 계산은 5천원만 했다는 거 .. 같이 밥 먹은 친구와 식당 문을 나서면서 .. 서로 놀랬던 적이 생각납니다..

10년 전 도보여행 때, 그리고 올해 전주 한밭식당에서 풍족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고도 남는 장사인지 궁금하기까지 하네요... ㅎㅎ .. 전주 한밭식당은 공기밥 추가는 돈 받아요..  식당을 선택할 때 뭔가 독특한 특색을 원하는 경우도 있고.. 양적으로 푸짐한 것을 찾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후자를 좋아하신다면.. 든든하게 맛있게 드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 포스팅 보신 분들.. 든든한 날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추천 클릭하시면 마음까지 든든해지실거에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