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계사(http://www.ssanggyesa.net/)
요즘 벚꽃이 만발입니다.. 남도는 벚꽃이 꽃비가 되어 내리겠지만.. 제가 있는 수도권은 이제 막 피어나고 있습니다.. 원래 청순하고 순수한 남자이지만 .. 벚꽃을 보니.. 마음까지 더욱 환해지고 깨끗해집니다..
전국에 벚꽃 명소들이 많습니다.. 셀 수가 없지요.. 아파트 단지, 작은 골목길부터 해서 대로변에 근사하게 심어 놓기도 하였구요.. 그래도 벚꽃의 지존이라 하면 쌍계사 십리 벚꽃길입니다.. 경상남도 하동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이어지는 벚꽃길은 그야말로 환상입니다..
오늘은 쌍계사 십리 벚꽃길의 시작점이자 종착점 .. 쌍계사를 둘러 보려합니다.. 쌍계사 .. 이름부터 포스가 느껴집니다.. 어스름한 저녁빛이 감도는 쌍계사입니다..
'삼신산쌍계사'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10리길입니다.. 요즘 단위로 10리를 환산하면 약 4㎞ 정도 됩니다.. 다음 지도로 검색을 해보니 6.4㎞가 나오는군요 .. 화개장터 구경을 하고 쌍계사로 이동을 해야 되는데 교통편이 좋지가 않습니다.. 버스 시간이 안 맞더라구요.. 그래서 걸었습니다.. 6.4㎞를 .. ^^
짧은 거리는 아니지만 걷는 마음은 즐거웠습니다.. 아름다운 꽃길과 녹차밭이 이어지는 길은 발걸음을 가볍게 합니다.. 다만 시간이 점점 늦어진다는 거.. 해가 점점 기우는것이 보였습니다.. 마음이 급해집니다... ^^
1시간여를 걸었을 까요? 쌍계사에 도착을 합니다.. 쌍계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3교구의 본사입니다.. 43개의 말사가 있구요.. 쉽게 말해 큰 절입니다.. 신라 성덕왕 21년(722)에 창건하였다고 합니다...
바쁜 걸음을 멈추고 경내로 들어갑니다.. 나무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봄 날 따뜻한 햇살과 물을 머금은 초목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일주문을 지나 금강문을 지나갑니다.. 일반적인 절은 일주문을 지나 천왕문이 나오지만.. 쌍계사는 금강문이 나옵니다. 금강문은 불법을 수호하고, 속세의 더러움을 씻어 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악을 물리치는 금강역사가 모셔져 있습니다..
커다란 석탑이 보입니다.. 일반적인 절에서 보는 석탑이 아닙니다.. 옛스런 맛은 좀 없어 보이는 9층석탑입니다.. 불기 2534년(1990년)에 완공 된 탑입니다.. 고산 스님이 인도 성지순례를 마치고 돌아올 때 스리랑카에서 석가여래 진신사리 삼과, 산내 국사암 후불탱화에서 출현한 부처님 진신사리 이과, 전단나무 부처님 일위를 모셔오고 탑을 만든 것이라네요.. 불교 용어가 어렵네요.. ^^ .. 아무튼 멋있습니다..
탑 보다는 탑 뒤의 이 건물이 더 매력적이죠.. 건물이름은 '팔영루' 부처님에게는 죄송하지만.. 어느 중국집 이름 같기도 합니다. 버릇없이 농담 했지만.. 팔영루는 840년에 만들어진 건물입니다.. 그 뒤 몇 번의 중수가 있었구요.. 우리나라 불교음악의 발상지인 곳입니다.
우리나라 불교음악의 창시자인 진감선사가 중국에서 불교음악을 공부하고 돌아왔습니다... 진감선사는 쌍계사에서 우리 민족에게 맞는 불교음악을 만들고, 명인들을 교육하였다고 전해집니다... 팔영루라는 이름은 진감선사가 섬진강에서 뛰어노는 물고기를 보고, 팔음률로서 '어산'을 작곡했다고 해서 지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물고기가 어떻게 뛰어놀았는지 상상을 해 봅니다...
범종루
이 비석의 이름은 '쌍계사 진감선사대공탑비'입니다.. 국보입니다.. 국보 제47호 .. 뭔가 포스가 느껴집니다.. 위에 우리나라 불교음악 창시자라고 했던 진감선사와 관련 있는 비석입니다..
그러면 이 비석이 무엇 때문에 국보로까지 지정되었느냐? 진감선사보다도.. 비석에 글을 쓴 사람 때문입니다.. 글을 쓴 사람은 최치원.. 국사 공부를 잘 안하셨다고 하더라도.. 최치원 이름 석자는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신라 최고의 천재라 불리는 분입니다..
최치원이 왕명에 따라 비문을 짓고, 전서의 제액과 비문의 글씨를 썼다고 합니다.. 최남선은 이 비석의 글씨를 구양순의 골격에 안진경의 살을 붙인 특색 것으로 평가했다고 합니다.. 솔직히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뛰어나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한마디로 최치원의 예술적 경지를 엿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최치원의 사상적 경향을 알 수 있는 사료로서 의의도 크다는군요..
절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대웅전입니다.. 쌍계사는 722년에 '옥천사'라는 이름으로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이후 두 계곡이 만나는 절의 지형을 보고 쌍계사(雙磎寺)라고 이름을 바꾸게 됩니다. '계(磎)'는 시냇물이라는 뜻이구요..
원래 있던 건물은 임진왜란 때 불타서 없어졌다는군요.. 1632년 벽암대사가 다시 지었다 합니다.. 조선시대 불교건축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기에 보물 제500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500호라고 하니 쉽게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대웅전 앞의 자그마한 석탑과 석등의 모습도 놓치지 말고 봐주시구요..
외국인들도 쌍계사를 둘러보러 왔군요.. 저들도 벚꽃길부터 해서 쌍계사까지 보면.. 원더풀, 뷰티풀을 외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쌍계사의 나한전은 17세기 중엽에 만들어졌습니다. 나한전이라는 건물은 쌍계사뿐만이 아니라 다른 절에도 많이 있습니다.. 석가모니의 제자 가운데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은 성자들을 봉안한 건물을 '나한전'이라 합니다.
자그마한 마애불도 보입니다.. 부처님보다는 승려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고려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는군요.. 무엇보다도.. 머리가 커다란 것이 맘에 듭니다.. ㅋㅋ .. 자비로우면서도 소박한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산속에서는 해가 일찌 저뭅니다.. 해가 기우는 모습이 보입니다.. 오늘만 날이 아닌 것을 .. 아쉬운 마음 뒤로 하고 .. 다시 아래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나무줄기 사이로 9층 석탑이 다시 보입니다...
쌍계사까지 오는 길에 벚꽃은 물론이고.. 경내에도 여러가지 나무와 꽃이 있었습니다.. 봄을 맞이하여 시냇물도 졸졸졸 흐르구요.. 봄 기운이 완연했던 .. 그래서 더욱 좋았던 쌍계사였습니다..
시냇물도 졸졸졸 ..
쌍계사를 뒤로 하고 ..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합니다... 정류장까지 이동하는 사이에 풀빵으로 허기도 달랩니다.. 하루종일 정신없이 돌아다니다가.. 집에 갈 때 되니.. 배가 고프네요.. ㅋㅋ .. 돌아오는 기차에서는 맥주에 오징어로 배채우고... ㅋㅋ ..
해가 저물면서 쌍계사에는 어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얀 벚꽃은 어둠이 오는 것과 상관없이 시냇물을 따라 .. 산줄기를 따라 .. 산사를 환하게 비추고 있습니다..
환한 꽃들 속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에도 환한 웃음꽃이 핍니다.. 여행길은 사람구경하는 재미도 있지요.. 다정해 보이는 부부도 있고.. 애인도 있고.. 가족도 있구요.. 부부 맞나?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ㅋㅋ
버스가 도착을 합니다.. 시골버스는 화개천을 따라 가득 피어난 벚꽃길을 지나갑니다.. 시골 버스 안에서 바라보는 꽃구경도 아름답습니다.. 창가를 통해 꽃향기와 바람향기가 전해옵니다. 사람을 가득 실은 버스는 화개에서 또 한무리의 사람들을 싣고 구례로 갑니다..
저는 구례 버스 정류장에 내리자마자 택시를 타고 구례구역으로 달려갑니다.. 구례구역이 구례가 아니고 순천이네요.. ^^ .. 아무튼 미리 예매해 둔 기차표를 받고 .. 무사히 집으로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하동과 쌍계사 .. 여유롭게 둘러 보지 못한 것이 아쉬운 곳입니다... 자고로 여행이란 마음 편히 다녀야 하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언젠가 또 가봐야 할 곳으로 점 찍어 두고 있는 곳이 하동입니다.. 봄날로 대표되는 벚꽃이 아니더라도 .. 그곳은 마음의 평화로움을 주는 곳이니까요... ㅎㅎ
쌍계사 뒤쪽으로 산이 있습니다... 산속에는 불일폭포도 있구요... 1박2일에서 엄태웅씨가 찾아갔던 폭포기도 하구요.. 다음에는 녹차도 마시고.. 등산도 하고.. 폭포도 보고... 더욱 재밌는 여행을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그날이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화창한 봄날 .. 아름다운 봄날 .. 마음껏 즐기시구요..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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