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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할머니

요즘 날씨가 덥습니다. 5월인데 푹푹 찌네요. 더운 날씨에 어느 곳을 가더라도 에어컨에서 시원한 바람이 나옵니다. 매일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대중교통도 예외는 아닙니다.

저는 아침마다 전철을 타고 출퇴근을 합니다. 이른 아침 어김없이 전철에 오릅니다. 이른 아침이라 전철 안에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전철이 출발한지 10분 정도 되었을까요? 할머니 한 분이 혼자서 뭐라 뭐라 말을 합니다. 잘 들어보니 전철이 춥다는 거였어요.

우연인지 필연인지 철도공사 직원이 지나갑니다. 기관사는 아니고요. 정비하는 분들 같았습니다. 아무튼 할머니는 직원을 붙잡고 이야기를 합니다.

'아침부터 이렇게 전철이 추워도 됩니까?'


인터폰


직원들은 할머니를 진정시키고, 상황을 설명합니다. 할머니 복장이 춥긴 추운 것 같더라고요. 5월인데 대부분 사람이 반소매 차림으로 다니는 때인데, 할머니는 긴소매 조끼도 입고, 하얀 장갑도 끼고 있으시더군요. 그 직원은 할머니에게 인터폰으로 기관사와 통화를 하라 합니다.

한편 아침 출근길에 벌어진 사건에 일부 사람들은 얼굴이 일그러지기도 합니다. 시끄러워서 그런지 더운 날씨에 에어컨 키는게 뭔 잘못이라는 것이냐는 사람들도 있고요. 물론 무심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상황이 재밌게 돌아가는 것 같아서 계속 지켜봅니다. 

할머니가 인터폰으로 갑니다. 할머니께서 인터폰 조작이 서투르신지 뭘 마구 누르시네요. 이렇게, 저렇게 해보는 사이 전철은 어느 전철역에 들어섭니다. 사람들이 다 탔는데 전철이 출발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기관사가 막 뛰어옵니다. 그리고 할머니와 이야기를 합니다. 할머니의 노여움은 쉽게 가라앉지를 않습니다. 그렇게 전철은 떠날 줄 모르고, 기관사와 할머니의 실랑이는 계속됩니다.

드디어 상황이 정리되고 전철은 출발합니다. 기관사의 안내 방송이 나옵니다. 

'지하철의 온도는 자동 조절이 됩니다, 날씨가 춥다는 분이 있어서 난방을 가동합니다.'



더위

저는 이 상황을 어찌 해석해야 될지 고민되더군요. 단순하게 보면 할머니 자신만 생각해서 춥다고 일을 벌인 것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지하철 안이 그렇게 춥게 에어컨을 튼 것은 아니었거든요. 제가 추위에 약해서 에어컨 바람에 민감합니다. 반면 지하철 에어컨 조절을 못한 기관사 탓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헷갈리는 상황.

한편으로는 우리들이 너무 시원한 것만을 찾으려는 것은 아닌지도 생각을 해봤습니다. 에어컨 바람 차다고 한여름에 옷 껴입는 것도 분명 문제입니다. 저는 겨울은 춥게, 여름은 덥게 살아야 건강에 좋다고 생각합니다. 환경에 몸을 맞게 살아야지요. 그렇다고 너무 더우면 짜증 나긴 하지만요.

여러분은 할머니의 태도에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요?

건강한 여름 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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