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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문탠로드

부산은 예쁜 도시입니다.. 특히 부산의 바다는 예쁩니다.. 부산을 대표하는 바다로 해운대가 첫손에 꼽힙니다.. 서울에서 심야버스를 타고 새벽녘에 해운대에 도착을 합니다.. 간밤에 내린 비로 .. 해운대는 촉촉하게 젖어있습니다.. 촉촉함을 벗삼아 모래밭을 거닐어 봅니다. 사르르 안개낀 바다의 모습이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합니다..

발걸음은 해운대 백사장을 지나 고갯길로 향합니다.. 낮에 가도 좋지만 .. 밤에 달빛과 함께하면 더욱 빛이 나는 길 .. 문탠로드입니다.. 문탠로드라고 해서 문이 10개 있는 것은 아니고.. MoonTan Road입니다.. 달빛과 함께하는 길입니다.. 하지만 저는 햇님과 함께 걸어보았습니다.. 달님, 햇님 모두가 반가운 길 .. 문탠로드로 발걸음을 이어갑니다. 참고로 지금은 새벽 5시 40분입니다.. 새벽부터 뭐하는 짓인지.. ㅎㅎ



부산으로 떠나기 전 .. 해운대를 검색하다가 .. 문탠로드를 발견했습니다.. 해운대 북쪽으로 달맞이고개가 있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 달과 관련된 테마를 잡은 것 같습니다.. 10여년 전 부산에 처음 왔을 때 .. 달맞이 고개에서 일출보겠다고 낯선길을 주구장창 걸었던 기억도 납니다.. 그 때 일출은 보지 못했지만 .. 훗날 다른 인연을 만나긴 했었지요 .. ㅋㅋ ... 각설하고 .. 문탠로드를 가기 위해서 달맞이길로 진입을 합니다..





달맞이길입니다.. 이 길을 따라 쭈욱 올라가면 달맞이 동산과 해월정이라는 정자가 나옵니다.. 길 옆으로는 적당한 높이의 예쁜 집들이 쭈욱 이어져 있습니다.. 그 집들 사이사이에는 카페도 있고, 미술관도 있습니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차태현씨가 전지현씨에 대해서 이런저런 설명을 하던 장면을 이 부근 카페에서 찍었다는데 ..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군요 .. ㅎㅎ ..

동네가 제법 분위기 있습니다.. 실제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 부티도 좀 나고요 .. 살아보고 싶은 동네이기도 합니다.. 도로에 차도 많이 안다니는 것이 조용합니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 .. 벤치가 있어서 쉬어갈 수도 있습니다.. 벤치가 바다쪽을 향해 있어서 달밤에 분위기 잡기에도 좋겠더군요 .. 바다 앞으로는 밭들도 보이네요.. 해운대 해수욕장 쪽으로는 고급 호텔, 아파트 들이 즐비한대 .. 멀리 떨어지지 않은 이 곳은 시골 분위기가 나는군요 .. 묘한 대비를 이룹니다.. 비가 막 개인 뒤라서 조망이 흐릿합니다..





포스팅 첫 번째 사진의 달맞이 길 입구부터 10분 정도 걸으면 문탠로드 입구에 도착을 합니다.. 횡단보도에 달과 별이 그려져 있습니다.. 달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구요 .. 다른 지역에 있는 횡단보도도 이런식으로 그리면 좋겠습니다.. 네모 반듯한게 좋은 것만은 아니잖아요 .. 횡단보도에 꽃도 그려넣고 .. 나무도 좋고 .. 얼마나 예쁘겠어요? ㅎㅎ





문탠로드는 그렇게 길지가 않았습니다.. 다 합쳐서 3킬로 정도 됩니다.. 단순계산으로는 1시간 정도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으리라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 ㅎㅎ .. 문탠로드는 5가지 길로 나누어집니다.. 달빛 꽃잠길, 달빛 가온길, 달빛 바투길, 달빛 함께길, 달빛 만남길 .. 길 이름 짓는데 고민을 좀 한 것 같습니다..  





 

멀리 해운대 해수욕장이 보입니다..




나무 기둥으로 문탠로드임을 알려주고 있는 입구로 들어오면 .. 문탠로드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길은 숲길입니다.. 흙길입니다. 비가 와서 길이 촉촉히 젖어 있습니다.. 문탠로드를 만든 취지를 살펴보니 .. 달빛을 받으며 자신을 뒤돌아보고 정서적 안정을 취하게 하기 위해서라는군요 .. 취지가 거창합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 발 가는대로 걷는 것만으로 힐링이 됩니다..  





 

달빛에만 의존에서 걷기에는 위험한 측면이 있습니다.. 보름달은 그렇다해도.. 초승달, 그믐달이면 길도 잘 안 보일거구요 .. 그래서 문탠로드에는 조명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조명을 따라 걸으면 됩니다.. 조명은 일몰부터 밤 11시까지 .. 새벽 5시부터 일출때까지만 켜집니다.. 

조명 위에도 달을 그려넣었는대요 .. 위 사진은 꽉 찬 보름달이구요 .. 이게 그믐달로 변하다가 .. 다시 보름달로 만들어집니다... 길 사이사이에 이야기를 적은 안내판을 부착하여 의미를 담아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여러가지로 세심함이 느껴지는 문탠로드입니다..




바다 ..





 

별자리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물고기 자리 .. ㅎㅎ





새벽 안개로 가득한 하늘에 붉은 빛이 잠깐 고개를 들고 나옵니다.. 문탠로드에서 달님 생각만 한다고 .. 햇빛이 삐쳤나 봅니다.. ㅋㅋ .. 나 여깄어요~ 하면서 .. 자신의 존재를 살며시 드러냅니다.. 그러고서는 다시 안개 속으로 쏙 들어가네요 ..





동해 남부선 기찻길도 함께 이어집니다.. 동해 남부선은 부산의 부산의 부산진역에서 포항까지 이어지는 기찻길입니다.. 동해 남부선의 하이라이트는 해운대에서 송정까지의 구간입니다.. 바다를 끼고 달리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국내에서 가장 낭만적인 기찻길로 불리기도 합니다.. 저도 그 낭만을 느껴보고자 .. 해운대에서 경주까지 기차를 타고 가봤습니다.. 기차 이야기는 다음 편에 ... ㅎㅎ





간밤에 비가 많이 오긴 왔나 봅니다.. 콸콸콸 물이 쏟아집니다..





청사포 등대가 보입니다.. 올해 3월에 우연찮게 청사포를 갔었는대 .. 이번에는 멀리서 바라보게 되는군요 .. 올해는 부산과 인연이 많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길을 걷는 도중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이상한 길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지요 .. 처음에 걸었던 문탠로드와 달랐습니다.. 달 모양의 등도 안 보입니다.. 그리고 처음에 설명드렸던 것 처럼 .. 문탠로드 길이 그렇게 길지가 않은대.. 나와주어야 할 해월정은 안보이고 .. 삼포해안길을 따라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차 .. 잘못 왔다 .. 빽 ..

그러고보면 저는 길을 잘 잃어버립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문탠로드 만든 탓을 좀 해볼랍니다.. 길 안내를 똑바로 했어야지 .. 이정표를 제대로 안해놓으니 .. 길을 잃어버린거 아니냐고 말이죠... ㅋㅋ .. 그리고 문제점을 하나 더 집어 보자면 .. 해운대 부근으로 해서 걷기 길이 뭐 그리 많은지요 .. 문탠로드가 있고 .. 갈맷길, 삼포해안길 등등 .. 길을 만들어 놓긴 했는데 .. 안내가 부족했습니다..

길 만든 분들 .. 다시 정리 부탁드리고 .. 문탠로드 걷는 분들은 저처럼 길 잃지 마시고요 .. ㅎㅎ






 

그렇게 길을 잃고 해매다.. 어느 마을로 들어왔습니다.. 해운대로 어떻게 다시 가야 되는거야? 하고 투덜투덜 대면서 말이죠 .. 그러던 차에 추리문학관이 보이는군요 .. 추리문학만 전문적으로 있는 도서관입니다.. 입장료(5천원)을 내면 책도 보고 차도 마실 수 있습니다.. 책 대출도 가능합니다.. 해수욕장도 좋지만 .. 이곳에서 추리문학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추리문학관 http://www.007spyhouse.com/ 홈페이지 주소가 재밌네요 .. ㅎㅎ




 

해운대까지 어떻게 가지? 에이 .. 구시렁 거리면서 주택가를 지나옵니다.. 그런데 말이죠.. 도로 옆으로 공원 비스무리한 것이 보입니다.. 앗! 저것은? .. 좀 더 가까이 가니 .. '달맞이동산'이라 써 있었습니다.. 그래 .. 여기가 해월정이로구나 .. 문탠로드 .. 중간에 길을 잃었지만 .. 어찌어찌하여 .. 본선으로 복귀를 하게 되었습니다.. 정자가 보이니 마음은 안정이 되네요 .. ㅎㅎ





 

걷느냐고 힘들었고.. 길 못찾아서 답답했고 .. 해월정에서 잠시 쉬었다 가기로 합니다.. 이왕 쉬는거 시원하게 쉬어야지요 .. 해월정 앞에 있는 편의점에서 맥주 하나 사들고 올라왔습니다.. 10여년에 해월정 왔을 때는 주위에 아무것도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커피집, 편의점 등이 있군요 ..

어찌되었든 커다란 호가든 한 모금 입안에 털어 넣으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 아~ 이 단순함 .. 해월정에 앉아 숨 고르기를 합니다.. 어디서 잘 못 빠진거지? 에이.. 제대로 왔으니 다행이지 뭐.. ㅋㅋ ..

현재시간 아침 6시 50분 .. 아침부터 먹는 맥주맛이 좋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 달맞이 고개에서 마라톤 하는 사람들 ..





 

해월정에서 해운대 해수욕장까지는 숲으로 가지 않고 .. 도로를 따라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금방 내려오네요 .. 문탠로드 입구에서 해월정까지 숲길을 따라서 1시간 가까이 걸었는데.. 도로를 따라 내려오니 10분 걸렸습니다.. 아~ 이 허탈함이란... ㅎㅎ .. 10년전에는 해운대에서 해월정까지 꾀 멀었는데.. 지금은 또 가깝게 느껴지네요.. ㅎㅎ





 

다시 바다가 보입니다..






이번 문탠로드길 여정은 뒤죽박죽입니다.. 출발지는 있으나 도착지는 없고 .. 중간에 길을 잃고 헤매기도 했고.. 어떻게 하다가 목적지를 찾기도 하고 .. 날씨도 비가 왔다 개었다 하고 말이죠 .. 이렇게 얘기치 못한 변수가 있기에 .. 여행길이 재밌는 것이겠지요 ..

문탠로드 .. 밤에 달빛의 정기를 받으며 걸으라 만든 길이지만 .. 낮에 걸어도 충분히 재밌고 예쁜 길이었습니다.. 문탠로드 덕분에 부산에서의 추억이 늘어나게 되는군요 .. 이렇게 부산이 더 좋아집니다.. 어제 밤 퇴근길에 본 달빛이 환하더군요.. 해운대 위에도 달이 환하게 떠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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