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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남단의 아름다운 섬 제주도는 오름으로 만들어진 섬입니다. 지형학적으로는 기생화산 또는 측화산이라고 불리지만, 제주도에서 오름은 오름일 뿐입니다. 제주도를 제주답게 만드는 것이 오름입니다.
 
제주도에서 공식적으로 집계한 오름의 수는 368개입니다만, 기준을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그 숫자는 달라집니다. 오름마다 독특한 모양과 자연을 담고 있습니다. 여러 오름 중에서 특히나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오름 3곳을 소개합니다. 용눈이오름, 다랑쉬오름, 아부오름.


먼저 찾아갈 곳은 용눈이오름입니다. 살랑대는 제주의 바람은 용눈이오름을 감싸고 있습니다. 용눈이오름을 올라가는 길. 저 멀리로는 성산일출봉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일출봉 주변의 푸른 바다도 내 품에 다가와 포근하게 안깁니다. 마음이 차분해지는 이런 경관이 좋습니다. 그냥 좋습니다.




오름은 제주도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오름에서 태어나 오름으로 돌아간다는 말도 있습니다. 용눈이오름 곳곳에도 산담(무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름 앞을 보이는 밭 한 가운에도 산담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공존하는 모습입니다.   





정상까지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정상에 오르면 3개의 분화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분화구라고 해서 그렇게 깊지 않습니다. 아이스크림을 숟가락으로 폭 떠 넣었을 때의 모습이라고 할까요? 부드러운 곡선의 멋을 제대로 느끼게 해줍니다.

끊어질 듯 끊어질 듯 하지만 이어져 있고, 이어진 듯 이어진 듯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부드러운 능선. 이런 모습에 반한 사람이 한둘이 아닙니다. 특히 사진 찍는 분들이 좋아합니다. 故 김영갑님의 경우. 용눈이오름에 반하여 제주도에 머물며 사진 작업에 매진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두 번째로 찾아갈 곳은 제주도 오름을 대표하는 다랑쉬오름입니다. 다랑쉬는 오름의 여왕이라 불릴 만큼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다랑쉬'는 분화구의 모습이 달처럼 둥글게 보인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높은 봉우리라는 뜻의 '달수리' 또는 한자식 표현으로 '월랑봉(月郞峰)'이라고도 부릅니다. 다랑쉬라는 이름이 참 예쁩니다. 제주어의 어감은 언제나 정겹습니다. 





30분 정도 오르막길을 오르면 정상에 다다릅니다. 어디에서 오는지 모를 청정한 바람이 저의 몸을 휘감습니다. 몸과 마음이 깨끗해지는 기분입니다. 정상에서 숨을 고르고. 분화구를 한 바퀴 돌기 위해 출발합니다. 다랑쉬의 굼부리를 따라 30여 분을 거닐었습니다. 새(풀)들이 반겨줍니다.





분화구를 바라봅니다. 분화구의 둘레는 약 1.5㎞입니다. 깊이는 약 115m. 한라산 백록담과 비슷한 크기입니다. 비고가 227m인데. 깊이는 115m입니다. 오름의 절반 이상이 텅 비어있습니다. 

제주 설화에 의하면 오름이란 설문대할망(제주도를 만들었다는 신화 속의 인물)이 치마로 흙을 나르면서 한 줌씩 놓은 것입니다. 다랑쉬오름은 흙이 너무 도드라져서 손으로 탁 쳐서 패이게 한 것이 지금의 분화구가 된 것이라고 합니다.





다랑쉬에서 내려와 바로 옆에 있는 아끈다랑쉬로 향합니다. '아끈'은 제주어로 '버금가는 것', '둘째'라는 뜻입니다. 다랑쉬오름의 동생인 셈이죠. 높이 약 198m, 둘레 약 600m, 분화구 깊이는 약 10m 정도 됩니다. 아끈다랑쉬에서 다랑쉬를 바라봅니다. 여왕님이 드레스를 입은 것처럼 우아함이 느껴집니다.





세 번째로 가볼 오름은 아부오름입니다. 지금은 부부로서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장동건, 고소영 커플이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 제목은 연풍연가. 제주도를 무대로 펼쳐진 멜로영화에서 두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는 곳이 아부오름입니다. 
 
아부오름은 쉽게 찾아갈 수 있으면서 경관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오름의 모습이 믿음직스러운 아버지 같다고 해서 아부오름이라 부릅니다. 또는 마을의 앞에 있어서 앞오름이라고도 합니다. 오름의 표고는 301.4m, 비고는 51m입니다. 성인남자는 5분이면 후다닥 올라갈 수 있습니다.

아부오름을 처음 찾았을 때의 감동은 평생 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때 제 눈 속에 들어온 아부오름의 모습은 환상적이라는 말 밖에는 생각이 안 날 정도였습니다. 




분화구 안에 나무들이 둥그렇게 자라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마치 로마의 콜로세움을 보는 듯한 경관입니다. 분화구 안으로도 들어가 볼 수 있습니다.




오름 굼부리를 따라 걸어봅니다. 오름에는 여러 가지 꽃들이 가득 피어납니다. 찔레꽃도 있고요. 엉겅퀴도 보입니다. 한 바퀴 돌면서 보이는 분화구 속의 둥그런 나무 모양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절반 정도 지나니 키 작은 소나무들을 만납니다. 오름 정상에 오르면 주변 경관에도 놀라지만, 바람의 세기에도 놀라게 됩니다. 강한 바람으로 소나무들이 크게 자라지 못하였습니다.

굼부리 한 바퀴 둘러보는데 30분 정도 소요가 되었습니다. 아부오름 주위로 또 다른 오름 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부오름은 심은하, 이정재 주연의 '이재수의 난' 영화 촬영지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제주도 여행은 해안을 따라갑니다. 제주도 하면 생각나는 옥빛 바다를 보기 위해서이지요. 하지만 제주도 내륙으로 들어가면 상상할 수 없는 색깔과 구도가 펼쳐집니다. 바로 오름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도를 더 잘 이해하고 싶다면, 오름을 올라보아야 합니다. 여러분의 색다른 제주여행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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