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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하멜전시관

아시다시피 조선은 대외교류가 그렇게 활발한 나라는 아니었습니다. 가까운 중국, 일본과는 교류를 하였다 하더라도 서구세력과의 만남은 더더욱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노랑머리에 처음 듣는 이상한 말을 하는 이들이 나타났습니다. 바닷길을 잃어 표류를 하여 들어오긴 했지만 그 당시 조선사회에서는 놀랄 일이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네덜란드 국적을 갖고 있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일본으로 가던 중 제주도 앞바다로 떠내려 온 것입니다. 그 상선에 있던 사람들은 훗날 고국으로 돌아가 동방에 조선이라는 나라를 서구에 알렸습니다. 그 사람들 중 한 명이 조선에서 생활한 시간을 글로 나타낸 것이 하멜 표류기입니다. 

제주도 서남쪽 산방산 앞에는 하멜전시관이 있습니다. 표류해 왔던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였습니다. 하멜 일행이 제주도에 처음 상륙했던 165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제주도 서남해안에는 산방산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산방산은 용암원정구라는 독특한 화산 지형입니다. 그 아래에는 하멜 기념비가 서 있습니다. 하멜 기념비는 한국국제문화협회와 네덜란드 대사관에 의하여 1980년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하멜 일행이 조선으로 왔을 때를 그려봅니다. 때는 조선 효종 4년(1653) 일본 나가사키로 가던 네덜란드 국적의 스페르웨르호는 폭풍을 만나서 제주도로 떠내려왔습니다. 그들은 서울로 압송이 되고 14년 동안 조선에서 이방인으로 생활합니다. 1666년 하멜은 7명의 동료와 탈출을 하여 고국으로 돌아갔고 하멜표류기를 씁니다. 




 

 

 

하멜 기념비에서 용머리해안으로 내려오면 당시 상선을 재연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유채꽃도 피어나고, 말도 한 마리 있는 것이 제주도 다운 모습입니다. 용머리해안을 거닐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단 물때와 날씨를 미리 확인하고 들어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선 안으로 들어갑니다. 입장료는 2,500원. 하멜상선 전시관은 크게 3층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1층에서 2002 월드컵 축구의 영웅 히딩크 감독을 만날 수 있습니다. 2층부터가 상선의 본모습입니다. 하멜 일행이 배 안에서 생활하던 모습과 표류해서 조선에 머물던 여정을 알 수 있습니다. 3층에는 갑판 위로 올라가서 17세기 유럽의 상선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멜(Hendrick Hamel)입니다. 1630년에 태어나서 1692년에 죽은 것으로 나옵니다. 62세에 명을 달리 한 것이 되겠군요. 이 중에서 1653년부터 1666년까지 14년을 조선에서 보냈습니다. 인생의 절정기인 20~30대 대부분을 낯선 이국땅에서 보냈습니다. 당시 조선에서는 이방인을 외부로 보내지 않는다는 법(?)이 있었답니다. 영낙없이 조선에 갇히게 됩니다. 이들은 몇 차례의 탈출을 시도한 끝에 결국 일본으로 탈출에 성공합니다. 그렇게 해서 네덜란드로 돌아간 것이 1668년입니다. 길고 긴 시간입니다.




 

하멜 표류기 

네덜란드에 도착한 하멜은 보고서를 씁니다. 자신이 조선에서 생활한 기간 동안 받지 못한 임금을 받기 위해서 근거자료가 필요했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선원들이 문맹이었던 것에 비하여 하멜은 서기로서 장부를 작성하는 일을 하였기에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하멜표류기, 조선왕국기 등 2권의 책을 출판합니다. 이 책을 통하여 당시 서구인의 시각에서 본 조선의 모습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시 선원 모습을 재연해 두었습니다. 좁은 배 안에서 생활한다는 거 이거 정말 보통 일이 아닐 것 같습니다. 그것도 출렁이는 바다 위에서 말이죠. 이들은 네덜란드에서 1월에 출발해서 인도네시아, 대만을 거쳐 일본으로 가던 도중 8월 중순에 제주도에 도착합닏.ㅏ 8개월 가까이 바다 위에서 생활한 것이고 육지에 도착한 곳이 목적지가 아닌 낯선 미지의 땅이었고요. 이들의 입장도 상당히 당황스러웠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제주도에 도착한 스페르베르(Sperwer) 호


 

 



 

뭐가 보이는가?

제주도 하멜상선 전시관 자체도 볼거리지만 전시관 주변은 제주도의 자연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명소들이 많습니다. 옆으로는 용머리해안이 있습니다. 물이 빠졌을 때 해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켜켜이 쌓여있는 응회암의 모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아름다움입니다. 뒤편으로는 산방산이 있고요. 산방산에는 산방굴사라는 절이 있고요. 올레길 10코스 초반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히딩크입니다. 하멜상선 전시관 옆으로는 네덜란드의 풍물을 볼 수 있는 자그마한 건물이 있습니다. 그 앞에 히딩크가 어퍼컷을 날리면서 서 있습니다. 제 평생 2002년의 감동을 다시금 느낄 수 있을까요? 




하멜상선 앞에는 네덜란드와 관련되어 여러 가지 전시해놓은 공간이 있습니다. '네덜란드를 움직이는 힘'이라고 해서 4가지를 적어 놓은 것이 인상적입니다. 주어진 자원과 여건을 최대한 활용할 줄 아는 지혜, 실리적인 사고, 모험 개척정신, 외국어 능력. 네덜란드는 가보고 싶은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살아보고 싶은 나라입니다. 

 




하멜이 제주도에 도착을 하고, 한양으로 올라갔을 때 낯선 모습, 낯선 언어를 갖고 쓰는 외국인의 모습을 보고 우리 조상님들은 어떤 생각을 했었을까요? 그리고 하멜 일행이 네덜란드에 복귀했을 때 그 주변 사람들의 모습 하멜표류기를 봤던 네덜란드 사람들은 우리나라를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전시관을 나오면서 올레길을 계속 걸으면서 상상을 이어갑니다.

 

17세기부터 이어져 온 우리나라와 네덜란드의 인연은 21세기가 되어서도 이어지는군요. 당시의 시대상황과 함께 네덜란드를 이해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재밌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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