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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궁과 월지

경주하면 긴 말이 필요 없는 도시입니다.. '신라 천년의 수도' 경주입니다.. 봐야 할 것도 많고, 봐도 봐도 끝이 없는 곳이 경주입니다.  제가 경주에 처음 간 것은 중학교 수학여행으로 기억합니다.. 수학여행 가서 뭘 봤는지는 기억이 안납니다.. 석굴암도 가고, 불국사도 가긴 갔었는데 말이죠 ..

그러다가 어른이 되고, 전국 곳곳에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서 경주로 나들이 가는 일이 많아집니다.. 단체로 우루루 몰려 다니기도 했고, 친구와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이건 비밀이지만 .. 애인과도 여행 한 적이 있고요 ... (비밀은 무신 비밀 .. ㅋㅋ)

하지만 이번에는 홀로 경주를 다녀봤습니다. 그렇게 긴 시간도 아니었고, 많은 곳을 다닌 것도 아니지만 .. 그 수많은 세월의 힘을 느끼기에 더없이 뜻깊은 시간이었지요 .. 그래서 경주에 처음 도착해서 찾은 곳이 동궁과 월지(안압지)였습니다.. 동궁과 월지(안압지) 앞으로 여러번 지나다니긴 했는데, 그 안으로 들어간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KTX가 정차하는 신경주역 말고 .. 경주시내에 있는 경주역에 내렸습니다.. 예전에는 서울쪽에서 무궁화호 타고도 왔었는데, 지금은 서울역에서 경주역까지 무궁화호는 없네요 .. 오로지 KTX ..

역 광장으로 나오니 관광안내소가 있었습니다.. 안내소에 들어가 동궁과 월지(안압지) 가는 길을 물어봅니다.. 거리가 별로 멀지 않으니 .. 그냥 걸어가는게 낫겠다고 하더군요 .. 그래서 걷기 시작 .. 하지만 생각보다 짧은 거리는 아니었습니다.. 대략 20~30분 정도 걸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걷는 길이 지루하진 않았습니다.. 촉촉하게 비내리는 길을 살며시 걷는 기분 .. 좋습니다.. 상쾌해요 ..

그런데 무슨 경주빵집이 그렇게도 많은지 .. ㅎㅎ





 

그래서 도착한 동궁과 월지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번 포스팅에서 동궁과 월지라고 하고서 괄호에 안압지라고 표시를 하고 있는데요.. 안압지는 익숙해도, 동궁과 월지는 낯선분이 많으실 것입니다.. 예전에는 '안압지'로 불렸었는제 .. 2011년부터 '동궁과 월지'로 이름이 변경되었습니다..

안압지라는 이름은 조선 시대 때부터 불린 것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이곳이 폐허인 상태여서, 기러기와 오리들이 날아들어서 안압지라고 했다합니다.. 현대에 와서 이곳을 발굴조사하는데, '월지'라고 쓰인 토기가 발견되었다 합니다.. 동궁이라고 부르는 것은 통일신라시대 때 태자가 거처했던 궁궐이 있던 자리였다는군요 .. 임해전이라는 전각 주변에 있던 연못이라고 해서 '임해전지'라고도 합니다.. 임해전과 동궁의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다는군요 ..

안압지보다는 동궁과월지가 갖고 있는 의미가 더 낫네요 ..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





이제 찬찬히 동궁과 월지를 둘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입장료(어른 1,500원)을 내고 들어갑니다.. 양 옆으로 푸른 풀밭이 보이고요 .. 앞쪽으로는 몇 채의 건물이 서 있습니다.





풀밭에는 무엇인가가 일정한 간격으로 놓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동궁과 월지를 조사한 결과 건물터 26동, 담장터 8곳, 배수로 시설 2곳, 입수부 시설 1곳 등이 밝혀졌답니다.. 연못 서쪽에 세워졌던 건물터를 복원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중에 있습니다.. 건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는 사진처럼 초석을 복원해 둔 것이고요 ..





 

복원 된 건물 3동 중에 한 곳입니다.. 기단부가 완전히 파괴되어 있던것을 복원한 것입니다. 다른 건축부재는 출토 된 유물을 보고서 재현한 것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건물 위로 올라가 볼 수 있었습니다.. 건물 중간에 있는 건물모형은 월정교 모형입니다.. 월정교는 신라 경덕왕 때 만든 다리입니다.. 월성에서 동쪽으로 향하는 다리였습니다.. 지금 1차로 복원공사가 완료되어 개방되고 있지요 .. 2014년에 완공 목표입니다.. 





 

복원된 건물 3동 중에서 제3건물입니다.. 이제 연못의 모습이 슬슬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 연못을 따라서 한 바퀴 돌아볼 수 있습니다.. 복원 된 건물과 함께 연못의 고상한 자태가 예쁩니다.. 제3건물 안에는 동궁과 월지 발굴하면서 나온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동궁과 월지에서 발굴 된 유물 중에 재미난 것이 있었지요 .. 그것은 바로 주사위(주령구) .. 참나무로 만든 14면체의 주사위입니다.. 연못 바닥의 뻘에서 나왔다는군요 .. 1,200년의 세월을 잠자고 있던 것도 대단합니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것은 주사위에 적힌 내용입니다..

각 면에는 벌칙이 적혀 있습니다.. '한 번에 술 석잔 마시기', '얼굴 간지려도 꼼짝 않고 있기' 등등 .. 아마도 신라 사람들이 놀이를 하다가 벌칙을 적어 놓은 것 같습니다.. 벌칙 내용이 귀엽기까지 합니다.. 드라마 선덕여왕에도 이 주사위가 나왔었지요 .. 다만 아쉬운 것은 이 주사위가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주사위를 발견하고, 건조시키려고 기계에 넣었는데 .. 기계 고장으로 다 타버렸다네요 .. 이렇게 허탈할 수가 ..




 




연못의 동서길이는 약 200m .. 남북길이는 약 180m입니다..

월지는 신라시대에는 외국에서 온 사신들을 맞이하는 접견장과 연회장으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이후에는 석축과 전각들이 사라지고 한적한 연못만 남았다는군요 .. 그러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들이 사교장으로 사용했다 하고요 ..

위에서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월지에서 많은 유물이 나왔습니다. 1975년 연못에 있는 물을 정화하려고 물을 다 빼내었는데, 연못 바닥에서 3만점 가까운 유물이 쏟아져 나왔답니다.. 엄청나네요 .. 박물관 하나 차려도 될 양입니다.. 하나 갖고도 안되겠다... ^^

이 유물들은 당시 왕과 군신들이 연희를 벌일 때 빠진 것, 신라가 멸망하여 동궁이 폐허가 되고, 홍수 같은 자연재해로 연못 안으로 들어간 것, 신라가 망하자 고려군이 동궁을 파괴하고 연못안으로 물건을 넣었던 것 등으로 추정됩니다.





 

연못을 따라 살며시 거닐 수도 있습니다.. 숲길이 참 예쁩니다..






 

여름이 되면 월지에도 연꽃이 피어나지만, 월지 옆으로 거대한 연꽃단지가 조성됩니다..





다람쥐도 있고요 ..



 



 

연못의 독특한 점은 입수부와 배수부입니다.. 입수부는 물이 들어가는 것을 말하는데요 .. 잔잔히 연못으로 흘러들어가는 물길은 연못을 돌고돌아 동북쪽으로 나있는 배수부로 나갑니다.. 입수부도 그냥 예쁘게만 만든 것은 아니었습니다.. 물이 떨어지는 지점에 판판한 돌을 깔아놓아 연못 바닥의 침식을 예방하려 했습니다.. 출수부에서는 나무로 된 마개로 수위를 조절했다는군요 .





동궁과월지 포스팅하면서 여러가지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동궁과 월지는 단순한 연못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안압지'라고 치면 .. 야경 사진이 가득나옵니다.. 구도도 비슷합니다.. 그래서 저도 .. 그게 다 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알면 알수록 신비스럽고 재밌는 것이 많은 매력덩어리였습니다.. 신라의 생활상을 상상하게 만들어주는 매력덩어리 ..

그래서 역사가 재밌고, 알아야 하는 것인가 봅니다.. 이번에 포스팅하면서 공부했던 것을 바탕으로 다시금 찾아가봐야겠다 생각해 봤습니다.. 이래저래 경주를 가야 하는 이유가 많아집니다.. 하기야 경주는 언제가도 새롭고 재밌는 곳이지요 ...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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