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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가을여행

가을이 점점 깊어가고 있습니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입니다. 추남인 제가 이 좋은 시간을 그냥 흘려보낼 수는 없습니다. 가을 하면 생각나는 그곳. 동해의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강원도 속초로 향합니다. 


2000년 가을 전 국민의 시선을 집중시킨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이름 하여 '가을동화'. 송승헌, 송혜교, 원빈 등 당시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이 면면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중 송혜교의 이름이 은서였습니다. 은서네 집이 있는 곳이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입니다. 아바이마을로 더 유명한 곳입니다.

아바이마을은 한국전쟁 때 피난민들이 내려와 정착하면서 마을이 형성되었습니다. 피난민들이 고향과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 살고 싶은 마음에 모여든 것이지요. 

지금도 아바이마을에는 가을동화의 추억이 남아있습니다. ‘가을동화’, ‘은서’라는 이름이 곳곳에 보입니다. 중국어와 일본어로 되어 있는 것을 보니 외국인관광객들도 많이 오는 것 같습니다. 마을을 둘러보다 갯배를 만납니다. 아바이 마을에서 꼭 만나야 할 명물입니다. 




갯배는 사람의 힘으로만 가는 무동력 배입니다. 배가 이동하고자 하는 양쪽 끝에 쇠줄을 연결합니다. 길이는 약 50m. 배에서 갈고리로 줄을 당기면 배가 움직입니다. 뱃길로는 짧지만, 육로로는 멀리 돌아가야 하는 지형상의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만든 배입니다. 배 안에는 관광객들이 더 많습니다. 관광객들이 배를 직접 끌어볼 수도 있어요.   




아바이마을에는 함흥냉면과 아바이순대가 유명합니다. KBS ‘1박 2일’을 비롯한 여러 방송에 소개되면서 더욱 유명해졌지요. 냉면과 순대는 북한 스타일입니다. 아바이마을에 북한 피난민들이 많기에, 자연스럽게 북한스타일의 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아바이순대는 일반 당면순대과 비교할 수 없는 포스입니다. 돼지 대창 안으로 채소, 선지, 찹쌀 등등 알차게 들어가 있습니다. 큼직하니 먹음직스럽습니다. 아바이마을의 함흥냉면은 명태회냉면입니다. 적당히 매콤한 명태회무침과 탱탱한 면발을 함께 입안으로 넣었을 때의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지요.




아바이마을을 둘러보고 밥도 먹었다면, 속초의 곳곳을 다니면서 가을의 정취를 느껴봐야 할 것입니다. 가을에 속초에 왔다면 설악산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금쯤 설악산은 단풍이 절정입니다. 설악산 깊은 곳으로 들어가서 단풍에 빠져들면 좋겠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다면 흔들바위까지라도 올라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권금성까지 케이블카를 타보는 것도 좋고요. 케이블카 이용하는 승객이 많은지라 미리미리 표를 구매하셔야 합니다.

아니면 속초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속초등대전망대에 올라보는 것도 좋고요. 신라 화랑의 기세가 남아있는 영랑호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분위기 있습니다.




푸른 바다를 자랑하는 속초까지 왔으면 싱싱한 횟감에 소주 한잔 해야겠지요. 속초를 대표하는 그곳 대포항으로 향합니다. 대포는 큰 포구라는 뜻입니다. 일제강점기 때까지 어항으로 제법 큰 규모를 자랑했었습니다. 1937년 속초항이 생기면서 한적한 포구로 바뀌었지요. 그러다 설악산 오는 관광객들이 많아지면서 다시금 활기를 찾게 됩니다. 이제는 연인원 100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큰 포구가 되었습니다.




대포항 곳곳에 좌판이 벌어져 있습니다. 포구 특유의 비릿한 향이 좋습니다. 싱싱한 해산물은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집니다. 생선회를 먹기 전에 만나야 할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새우튀김입니다.   
 
튀김 가게 안쪽에서는 쉴 새 없이 새우를 튀기고 또 튀기고 정신이 없습니다. 그렇게 튀겨진 새우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쌓여 있습니다. 아주머니께서는 새우를 정리하기에 바쁘고요. 아사삭 소리를 내는 새우튀김은 가을이 되면 더더욱 생각나는 별미입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생선회를 먹어야겠지요. 바다와 접해있는 조그마한 횟집으로 들어갑니다. 싱싱한 오징어, 멍게부터 보드라운 생선회까지. 한 점 한 점 맛있게 먹습니다. 역시 생선회는 탁 트인 바다를 보면서 먹어야 제맛입니다.




속초에서의 즐거운 시간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올 시간입니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돌아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미시령을 넘어가면서 단풍구경을 해보기로 합니다. 미시령 터널이 있어서 빠르게 지나갈 수 있지만, 가을을 느끼려면 미시령 옛길로 가보는 것이 좋습니다.

꼬불꼬불 올라가는 길에서 마주하는 설악산의 가을은 환타스틱 그 자체입니다. 여행길에서 빠른 것만이 능사는 아니지요. 천천히 돌아보는 여유가 있어야겠지요. 미시령휴게소에서 설악산 품에 안겨 차 한 잔 마시는 여유도 느껴봅니다. 시간이 있다면 백담사를 지나 십이선녀탕을 찾는 것도 즐겁고요. 





속초로의 여행길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동해안, 설악산의 경치도 좋고 싱싱한 먹을거리도 많고요. 속초는 왠지 모르게 사랑이 느껴지는 공간입니다. 동해의 푸른 바다와 설악의 단풍이 사랑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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