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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하가리 연화지 & 더럭 분교

 

인생 살다 보면 정도로만 가는 경우는 없습니다. 가끔 옆길로 갔다 예기치 못한 새로움을 접합니다. 제주 올레길 15코스 후반부에 고내봉이라는 오름이 있습니다. 고내봉을 지나면 아스팔트 도로가 나옵니다. '연꽃과 돌담이 아름다운 하가리'라는 안내문을 봅니다. 올레길 진행방향과 반대입니다. 갈까? 말까? 고민 끝에 방향을 틀어 하가리로 향합니다. 

 

 

 

돌담과 연꽃이 예쁘다고 했지만 저는 연꽃만 보고 왔습니다. 돌담 보기 위해 마을 안까지 들어가기는 힘들었습니다. 돌담 대신 더럭 분교를 만납니다. '연화지'라는 연못에 연꽃이 피었습니다. 연화지는 마소들 물 먹이는 못으로 사용합니다. 공사를 해서 식수로 사용하는 연못이 되었습니다. 연꽃을 언제부터 심었는지 기록은 없습니다. 19세기 중엽 제주목사가 마을 순시 중 연꽃을 봤다는 기록이 있어 그 이전이었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이때가 7월 말입니다. 연꽃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절정 지난 것 같습니다. 절정이 지났다 하더라도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연을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널따란 한 연잎 덕분에 연못은 푸르름 가득합니다. 연잎 하나 꺾어 양산으로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연화지 옆으로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버드나무 사이사이로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산책로 맘에 들더군요. 이게 딱 봐도 묘한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으신지요? 버드나무와 연의 조화가 보기 좋습니다. 좀 돌아와서 왔다 갔다 1㎞ 이상을 더 걸어야 했지만 그래 잘 왔어! 하는 마음이 듭니다.

 

 

 

 

 

산책로는 돌고 돌아 연못 중간의 정자까지 연결됩니다. 정자를 만들기 위해 기초공사 할 때 뻘 속에서 고려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목재와 기와를 발견합니다. 뻘 속에서 보존이 더 잘 되었나 봅니다. 정자 뒤로 보이는 야자나무가 제주도만의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연화지에는 잉어, 붕어, 뱀장어 등도 살고 있습니다. 연화지에 연꽃이 사라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1976년 혹한 이후 2년 동안 연꽃이 피지 않았다는 것이죠. 2년이 연꽃이 시집갔던 때였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연꽃은 100년에 한 번씩 시집을 간다네요.   

 

 

 

 

 

 

정자 사이로 노란색 건물이 보이시는지요? 저 노란 건물 주변으로 차가 엄청 많았습니다. 통유리 되어 실내가 보이는데 사람도 꽤 많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카페입니다. 카페이름이 '프롬 더럭' 저는 처음에 더럭을 더덕으로 봤습니다. 영어로 쓰면 'from 더럭' 더럭은 하가리, 상가리의 옛 지명입니다. 하가리는 알더럭, 상가리는 울더럭. 농사용 창고가 카페로 변신했습니다. 

 

 

 

 

연화지.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 1359-1번지. 입장료는 없습니다.

 

 

 

 

 

 

 

연화지에서 고개를 살짝 돌리니 색다른 건물이 보입니다. 더럭? 더럭 분교? 평소에 가고 싶었던 더럭 분교입니다. 애월초등학교 더럭 분교. 제주도 숨은 명소로 알려진 곳입니다. 이 조그만 분교가 뭐 그리 유명한지는 학교 건물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빨주노초파남보 알록달록 예쁩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광고에 나오면서 유명세를 치르고 있습니다. 광고가 기억이 안 나서 유튜브를 찾아봅니다. 광고를 봐도 본 기억이 안 납니다. 

 

 

 

 

더럭 분교는 세계적인 시각 디자이너이자 색채 디자이너인 프랑스의 '장 필립 랑클로'의 작품입니다. 돈은 삼성전자가 내었고요. 학교에서 광고 찍으면서 삼성이 기부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제주 더럭 분교 HD 슈퍼아몰레드 프로젝트'라고도 했습니다. 꼭 광고에 쓰기 위해서 아니더라도 다른 낡은 학교에도 돈 좀 쓰면 좋겠습니다. 

 

 

 

 

 

더럭 분교에서는 오랜 시간을 보내지 못했습니다. 학교 주변을 둘러보는데 선생님 한 분이 나오시네요. 어떻게 오셨습니까? 지나가는 길에 구경 왔습니다. 아이들 수업 중이니 나가주시지요. 그냥 둘러보는 것도 안되는지요? 안됩니다. 여기서 더 우길 수는 없고 네하고 밖으로 나옵니다. 

 

 

 

 

 

 

이때는 학교 선생님이 좀 야속했지만 학생들 수업하는데 조금이라도 방해를 주면 안 되기에 자리를 피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했겠어요.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난감한 경우가 많았을 것입니다. 더럭 분교 구경하고 싶다면 학교 수업이 끝난 시간이나 방학기간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뭔가 아쉬워 학교 밖으로 멀리 떨어져 사진 한 장 찍어봅니다. 

 

 

 

 

 

버스 타고 가실 분은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노형중산간버스(900번)를 타면 됩니다. 버스가 많이 다니지는 않습니다. 고내봉에서 나오고 나서 몸이 좀 지쳤습니다. 그래서 갈까 말까 고민했는데 잘 선택했습니다. 연화지와 더럭 분교는 나중에 때를 잘 맞춰서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 분위기 있게 화기애애하게 산책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제주도의 숨은 명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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