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서산 해미 읍성뚝배기

 

충청남도 서산시 해미면에 있는 해미읍성을 둘러봤습니다. 해미읍성은 수 백 년을 굳건히 지켜 온 단단하고 아름다운 성곽입니다. 특히 작년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하신 이후 세간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각설하고 점심때이기에 밥을 먹도록 하겠습니다. 어쩌면 밥 먹으러 해미에 온 것일 수도. 해미에는 맛집으로 이름난 곳이 몇 곳 있습니다. 그중에서 제가 찾은 곳은 곰탕집입니다. 식당 이름은 읍성뚝배기. 이름부터 구수함이 풍깁니다.

 

 

 

교황이 방문하셔서 그런지 해미읍성 곳곳이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입니다. 해미읍성 주변으로 벽화도 있고 간판도 예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읍성 뚝배기는 해미읍성의 정문인 진남문에서 길 건너에 있습니다. 이 간판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유명한 집이긴 한 것이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으리으리한 건물이 아니고 일반 가정집입니다. 안에 들어가면 마당이 있고 방 안에 들어가서 밥 먹게 됩니다. 

 

 

 

 

 

열린 대문을 지나 들어갑니다. 그렇게 크지 않은 마당에는 커다란 가마솥이 있습니다. 가마솥에서는 뜨끈한 국물이 보글보글 끓고 있겠지요. 후끈 달아오르는 화력에 가마솥으로 낸 국물맛을 집에서 따라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일단 화력부터 딸리고 가마솥에 재료 왕창 넣고 끓일 때 나오는 진한 맛도 집에서는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설렁탕, 곰탕은 식당에서 이렇게 푹푹 끓이는 집이 좋습니다. 

 

 

 

 

 

방 안에는 사람들로 북적북적거립니다. 식당이라고 해서 방안이 특별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옛날 할아버지, 할머니집에 와서 밥 먹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북적북적한 가운데서도 친절함이 느껴졌습니다. 아르바이트생들도 열심히 일 잘하고요. 그런데 이번에 찍은 사진이 왜 다 흔들렸는지. 

 

 

 

 

 

 

메뉴는 간단합니다. 곰탕, 설렁탕, 수육 이게 다예요. 일반 시내에서 파는 것보다는 가격이 1~2천 원 비쌉니다. 하지만 일단 맛을 보니 저 가격 받을만합니다. 더 받아도 할 말 없고요. 설렁탕과 곰탕은 뭘 넣고 국물을 내었느냐에 따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설렁탕은 주로 뼈를 고아낸 것입니다. 국물이 하얀 빛깔이 나옵니다. 곰탕은 고기를 주로 넣고 끓인 것입니다. 국물이 맑은 편입니다. 우리는 곰탕으로 통일합니다. 통일은 대박입니다.

 

 

 

 

 

방송에도 나왔다는군요. 나올만합니다.

 

 

 

 

 

 

먼저 기본 반찬이 나옵니다. 마을장아찌와 무김치. 이 집 마늘장아찌 맛이 좋다고 하지만 저는 마늘장아찌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패스. 마늘장아찌 좋아하는 다른 식구들을 맛있다고 잘 드시더군요. 저는 이 무김치 많이 먹었습니다. 적당히 익어서 아삭한 것이 곰탕하고 잘 어울리더군요.

 

 

 

 

 

김치는 살짝 익은 겉절이 타입입니다. 묵은지는 아니고요. 전라남도 나주에서 먹었던 곰탕집 묵은 김치가 나왔던 것과는 대조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요런 겉절이 스타일을 좀 더 좋아하는지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뒤에 조그만 종지에는 수육 찍어먹는 양념장이 들어 있습니다.

 

 

 

 

 

곰탕만 먹기에는 재미없기에 수육 大를 주문합니다. 그러면 이게 다냐? 그건 아니고요. 1/3 정도 덜어서 갖고 왔습니다. 소의 여러 부위가 골고루 들어있습니다. 잘 삶아진 수육이 야들야들하니 맛있습니다.

 

 

 

 

 

드디어 나온 곰탕. 뚝배기에 담긴 곰탕이 보글보글 끓어오르고 있습니다. 주문이 많아서 그런지 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맑은 국물을 떠먹어 봅니다. 처음에는 밍밍한 듯 하지만 뒤로 갈수록 묵직한 국물맛이 나오는 게 좋습니다. 다른 인터넷 평을 보면 아무 맛도 안 난다고도 하던데 그건 곰탕맛을 모르는 것이고요.

 

절대미각의 울 어무이께서는 제대로 끓여낸 곰탕이라며 극찬을 하시더군요. 어머니께서는 나주곰탕보다 이 집이 더 입에 맞다고 하시네요. 탕 안에 고기도 듬뿍 들어있어서 여러 가지로 푸짐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커다란 가마솥에서 푹푹 끓여서 나온 곰탕이 맛있습니다. 양도 푸짐하고 함께 나온 밑반찬도 입에 잘 맞는 것이 오며 가며 들를만한 곳입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맛있게 잘 먹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고요. 해미읍성 구경도 잘했고 밥도 잘 먹고 여러 가지로 든든한 여행입니다. 

 

밥 먹고 나와서 커피 마시려고 근처 카페로 가고 있었습니다. 어디선가 저를 부르는 사람이 있었으니 예전에 여행 동호회에서 알고 지냈던 동생입니다. 그 친구 모임이 있어서 해미에 왔는데 저를 알아보고 달려왔다는군요. 반가웠지만 솔직히 좀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세상 착하게 살아야겠습니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날 수 있겠어요.

 

 

300x250
반응형
그리드형
,
250x250
BLOG main image
랄랄라 라오니스
명랑순진한 라오니스의 대한민국 방랑기
by 라오니스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2097)
이야기꽃 (100)
서울특별시 (67)
인천광역시 (68)
경기도 (161)
강원도 (184)
경상북도 (175)
대구광역시 (28)
경상남도 (138)
부산광역시 (52)
울산광역시 (9)
전라북도 (93)
전라남도 (186)
광주광역시 (15)
충청북도 (100)
충청남도 (184)
대전광역시 (24)
제주특별자치도 (373)
평택,안성 (139)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03-19 10:02
세로형
반응형
라오니스'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