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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공세리성당

 

경기도 평택시에서 아산만 방조제를 지나면 충청남도 아산시로 접어듭니다. 아산으로 들어가서 조금만 더 가면 작고 예쁜 성당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공세리 성당입니다. 요즘은 워낙 유명해져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그런 곳이기도 하지만 나름 저 만의 비밀 사이트이기도 합니다그렇게 크지도 않은 성당이 보면 볼수록 참 예쁩니다. 이말인 즉슨 데이트 하기에도 참 좋은 곳이라는 사실. 지난 주말에 슬쩍 다녀와봤습니다.

 

 

오랜만에 아무 스케줄 없는 토요일이었습니다. 요즘 몸이 고단해서 푹 쉬려고 했는데, 아침에 눈을 뜨니 봄햇살이 정말 좋은거였습니다. 이런날 집에만 있다는 것은 범죄다. 어딘가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파파팍 듭니다. 솔로부대원이기에 혼자 갈까 하다가 식구들과 함께 길을 나섭니다. 목적지는 굳이 고민 할 필요없이 늘 제 머리속에 있으니 떠나기만 합니다. 그리하여 도착한 곳이 바로 여기 공세리성당입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가장 예쁜 성당으로 꼽히기도 했던 명소이지요. 그만큼 유명해진 곳. 하지만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곳입니다. 주말이 되면 천주교 신자에, 관광객에 사람이 제법 많습니다. 주차장이 작은 것도 아닌데, 차들도 많고요. 특히 이날은 커다란 관광버스까지 겹쳐서 더욱 혼잡했습니다.

 

 

 

 

 

공세리성당은 사계절 언제가도 좋지만 요즘 같은 봄날에 가면 더 보기 좋습니다. 벚꽃을 비롯해서 성당 곳곳이 꽃으로 가득입니다. 벚꽃이 절정에서 지나니 꽃비가 되어서 흩날립니다. 제가 꽃비가 내린다 그러니까  초4학년 조카는 꽃눈이라고 하네요. 그래 꽃눈이 더 맞겠다. 

 

성당 들어가기 전 잔디밭이 있고요. 여기서는 돗자리 펴 놓고 편안하게 쉴 수 있습니다. 아장아장 뛰어다니는 아기들이 많았습니다. 커플도 좀 있고.

 

 

 

 

 

이제 성당으로 올라가보겠습니다. 거대한 고목이 한 그루 서 있습니다. 죽은 듯 한 느티나무이지만 아직 생명의 힘이 남아 있습니다. 나무에 물이 오르는 것이 보이는군요. 높이가 21m에 둘레가 3m가 될 정도이니 아주 큰 나무입니다. 옆에 아이들과 비교하면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공세리성당 곳곳에는 거대한 나무들이 있어서 분위기가 더 고풍스럽게 느껴집니다. 잔디밭 위로 핑크빛 꽃잔디도 참 예쁩니다. 역시 남자는 핑크 보라

 

 

 

 

 

자그만 언덕길을 올라가면 공세리성당이 살며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성당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팔을 크게 뻗으면 폭 하고 안길 정도의 느낌.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마음에 쏙 하고 들어오는 것이 참 좋습니다.

 

공세리성당의 출발은 1895년 6월입니다. 당시 양촌성당(현재 합덕성당, 충청남도 최초의 성당)에서 분리되면서 만들어집니다. 초대 주임 신부로 부임한 드비즈 신부가 한옥을 개조해서 성당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신도수가 늘어나면서 새롭게 본당을 만들게 됩니다. 드비즈 신부가 직접 설계, 감독해서 1922년 현재의 고딕풍 성당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성당 앞에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가만 보니 결혼식을 하는가 봅니다. 본당 구경도 할 겸 해서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성당은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느낌이 듭니다. 결혼식은 차분하면서도 성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이렇게 성당에서 결혼식 하면 참 예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큰 곳 말고 이렇게 자그마한 곳. 언약시 그런것도 괜찮겠네요. 연애를 영화로 배워서 이런 상상을 많이 합니다. 

 

 

 

 

 

성당 뒷쪽으로 가면 산책로가 있습니다. 이쪽으로는 사람들이 별로 오질 않던데, 살며시 걸을 수 있어서 좋은 곳입니다. 이렇게만 보면 평범한 산책로 같지만, 사실 여기는 예수님의 아픔이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묘사한 십자가의길입니다. 예수님 모습을 보면 슬픕니다. 그 고통의 모습. 저는 쉽게 볼 수가 없겠더군요.

 

 

 

 

 

하늘위를 보면 벚꽃이 예쁘게 피어 있습니다.

 

 

 

 

 

성당 뒷편 십자가의길을 돌아보고 다시 성당 앞으로 돌아왔습니다. 공세리 성당이 있던 곳은 충청도 서남부에서 거두어 들인 조세를 보관하던 공세창(貢稅倉)이 있던 곳입니다. 영조 38년(1762년) 폐창되었습니다. 그 터에 성당을 지은 것입니다. 공세창이 있을 때 심은 나무들이 자라서 오늘날에 큰 나무가 되었습니다. 그 나무들이 성당을 지켜주고 있고요.

 

 

 

 

 

충청남도 특히 내포지역이라고 해서 아산, 서산, 당진 이쪽은 우리나라 천주교 역사에서 중요한 지역입니다. 작년에 교황이 내한하셨을 때 서산의 해미성지, 당진의 솔뫼성지를 괜히 가신것이 아닙니다. 천주교의 복음과 박해가 많이 이루어진 지역입니다. 본당 아래로 내려오면 32분의 천주교 순교자를 기리는 곳이 있습니다.

 

오른쪽에 보면 촛불을 켜 둔 곳이 있습니다. 초에 불을 켜고 기도를 하는 것입니다. 제가 성당가면 종종 초를 켜고 기도를 올리곤 하지요. 초는 사무실에 올라가면 판매합니다. 초를 사와서 조카들에게 하나씩 켜주고 , 소원 빌어보라고 했습니다. 뭐라뭐라 열심히 소원을 비는군요소원을 자꾸 말하려고 합니다. 저는 소원은 말하지 않는 것이라 했습니다. 소원이 뭘 사달라고 하는 거였거든요.

 

 

 

 

성당박물관도 있습니다. 1층은 성당의 역사에 대해서, 2층은 천주교 전파 박해 등에 관해서 알 수 있습니다. 2층은 약간 섬뜩하기도 했습니다. 공세리 성당에서 의외의 역사를 알게 되기도 합니다. 바로 '이명래 고약' 나이 좀 있으신 분들은 이명래 고약 들어보셨거나 사용해보셨을 것입니다. 성당 공사할 때 신자 중 이명래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신부님에게 고약 만드는 법을 배운것이 이명래 고약의 시작이라는 사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사진촬영 금지.

 

 

 

 

 

런닝맨, 태극기를 휘날리며, 아이리스2, 에덴의동쪽 등 수 많은 방송, 영화의 무대로도 등장했습니다.

 

 

 

 

충청남도 아산시에 있는 공세리성당이었습니다. 공세리성당은 예쁩니다. 가족끼리 가도 좋고요. 종교를 떠나서 연이이 데이트 하기에 참 좋습니다. 성당 분위기가 마음을 땡기는 뭐가 있어요.

 

저는 공세리성당 찍고 삽교호가서 조개찜 먹고 세계꽃식물원으로 갔습니다. 세계꽃식물원은 지난번에 포스팅을 했고요. 서울기준으로보면 아산은 당일치기 여행지로 참 좋은 곳입니다. 거리도 적당하면서, 여행 분위기도 낼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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