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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목포 당일치기

 

이렇게 또 한해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 해가 지나간다는 생각이 잘 안들긴 합니다만 .. 아무튼 한 해의 마무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정신없었던 12월을 잘 정리하고 싶었고요 .. 그러면 떠너야지요. 전라남도 나주와 목포를 다녀오기로 결정했습니다.

 

 

저의 서식지와 SRT 고속열차 지제역이 가깝습니다. 지제에서 나주를 거쳐 목포로 갑니다. 올라올 때는 목포에서 지제로 바로 올라오고요. 나주, 목포 한 도시만 돌아보기에도 하루가 벅찹니다. 나주, 목포가 초행길이 아닙니다. 두 도시에서 가보지 않은 곳을 골라서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출근길에 표를 알아보는데 목포에서 지제 올라오는 표 한 장이 남은 것이었습니다. 이건 운명이다. 그렇게 기차표를 샀고 설레는 마음으로 길을 나섭니다.

 

 

 

 

 

이른아침 집에서 나오느라 피곤했나봅니다. 기차에서 어느새 잠이 들었습니다. 푹 자고 일어난 뒤 창 밖을 보니, 세상이 변했습니다. 눈이 엄청나게 오는 것이었습니다. 고속열차가 빠르게 지나가니, 눈바람은 더 거세게 보입니다. 일기예보에 눈이 온다고는 했으나, 뭐 조금 오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이었는데, 장난이 아니네요 .. 오늘 험난한 일정이 다가오는 듯 합니다.

 

 

 

 

 

그렇게 나주역에 도착했습니다. 나주에 도착했는데, 눈이 멈출 줄을 모릅니다. 어른이 되니 눈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6살짜리 조카는 눈이 안오니 슬퍼했다고도 하는데, 저는 눈이 오면 불편한 것만 떠오릅니다. 나주에서 버스를 타고 국립나주박물관으로 가기로 합니다. 나주역에서 10분 정도 걸어 나주교육지원청 앞으로 가면 박물관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그렇게 30여 분 달린 버스는 박물관 앞에 도착합니다. 국립나주박물관은 2013년에 개관했습니다. 비교적 최신의 박물관입니다. 보통 이런 국립박물관은 광역시, 도청소재지 등 큰 도시에 있습니다. 그런데 나주에 국립박물관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나주 일대가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영산강과 함께 성장해 온 나주와 호남지역의 역사를 살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박물관 주변으로는 반남고분군이 있습니다. 삼국시대 만들어진 고분군 안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만큼 나주 일대에 오래전부터 사람이 살았고, 역사를 만들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얀 눈에 덮인 고분이 인상적입니다.

 

 

 

 

 

박물관에서 버스를 타고 나주 시내로 들어옵니다. 나주에 왔으면 곰탕 한 그릇 먹어야지요. 나주에는 곰탕거리가 있습니다. 곰탕거리에는 곰탕을 전문으로 하는 집이 여럿 있습니다. 그중에서 보통 3집을 많이 찾습니다. 하얀집, 노안집, 할매집 .. 이중에서 오늘의 선택은 하얀집입니다. 노안집은 전에 갔었습니다. 할매집은 다음에 ..

 

 

 

 

 

역시나 식당 안에는 손님이 많습니다. 곰탕이 나왔습니다. 맑은 국물 안에 양지, 사태 등 고기가 듬뿍 담겨 있습니다. 이날 기운 좀 내보려고 특(수육국밥)으로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역시 나주곰탕은 맛있습니다. 맛깔난 김치와 함께하면 곰탕 맛이 더 살아납니다. 막걸리 한 잔 했다는 것은 안비밀 ..

 

 

 

 

 

나주에서 기차를 타고 목포로 왔습니다. 나주와 목포 사이에 버스보다는 기차가 자주 있었습니다. 이동 시간도 빠르고요. 목포역에 도착하는 '호남선종착역'이라고 쓴 표석에 눈길이 갑니다. 목포에 도착했더니 눈이 멈췄습니다. 하지만 날씨가 변덕이네요. 이내 눈바람이 아우 ..

 

 

 

 

 

목포역에서 버스 타고 연희네슈퍼로 왔습니다. 무슨 목포까지와서 구멍가게 구경을 왔냐? 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 연희네슈퍼는 영화 '1987' 촬영지입니다. 영화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극중 연희(김태리)가 살던집이 바로 연희네슈퍼입니다. 가게 안에 들어가서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습니다. 물건은 팔지 않습니다.

 

 

 

 

 

연희네슈퍼 뒤로는 시화골목이 이어집니다. 벽면에 시와 그림이 함께하는 골목입니다. 꼬불꼬불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 봅니다. 골목 맨 위에서는 목포 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눈바람이 거세어서 잘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내려와서 갓바위를 보러 갑니다. 바다와 가깝게 다가가고 싶기도 했고, 지형, 지질적으로도 궁금해서 찾아갔습니다. 이런 .. 갓바위까지 가는 길이 공사중이라 통행금지입니다. 못 들어갑니다. 오마이갓. 내가 여기 오려고 없는 시간 쪼개서 긴 시간 달려왔는데, 엄청 허탈했습니다.

 

 

 

 

 

실망했다고 뒤돌아 갈 수는 없습니다. 갓바위 옆에는 여러 박물관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유물전시관'을 찾아갔습니다. 신안앞바다, 태안앞바다에 보물선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그런 바다속에서 인양한 유물, 해양유물을 통해 당시 해양교류사를 알 수 있는 박물관입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재밌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목포역으로 왔습니다. 목포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유달산 등산을 하기로 합니다. 유달산은 해발 228m로 그렇게 높지 않지만 목포를 지키는 산으로서 듬직하게 서 있습니다. 유달산 앞에 노적봉까지는 여러번 왔는데, 오늘은 작정하고 정상까지 올라보기로 합니다.

 

 

 

 

 

노적봉에서 유달산 정상까지는 30분 정도 걸립니다. 목포역에서는 40분 정도 .. 눈이 많이 와서 올라가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유달산 정상을 가고 싶었던 것은 일몰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한해의 마무리 여행으로서 일몰을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날씨가 흐리기에 제대로 된 일몰을 볼 수 없었습니다. 산 정상에서 바라본 시원스러운 풍경은 상쾌하였습니다.

 

 

 

 

 

유달산에서 내려와서 쑥꿀레를 먹기로 합니다. 쑥꿀레라는 것을 처음 들어보신 분이 많으실 것입니다. 쑥떡을 조청에 찍어먹는다고나 할까요?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별미기에 먹어봤습니다. 달달한 단팥죽도 함께 .. 그런데 등산이 힘들었나봅니다. 쑥꿀레 집에서 찍은 사진이 죄다 흔들렸습니다 ..

 

 

 

 

 

쑥꿀레와 단팥죽은 간식이었습니다. 맛있긴한데 뭔가 부족합니다. 그렇다고 밥 먹기는 좀 그렇고, 그렇다면 갈 곳이 있습니다. 목포의 자랑 코롬방제과입니다. 쑥꿀레, 코롬방제과나 목포역 앞 시내에 있으니 찾아가기 쉽습니다. 코롬방제과의 시그니처인 크림치즈바게트를 사들고 나옵니다. 빵집에서도 먹을 수 있는데, 기차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목포역으로 바로 왔습니다. 맛있습니다.

 

목포 먹을게 많은 도시인데, 2인분부터 주문되는 곳이 많아서 먹기 힘든 것은 아쉽습니다.

 

아침부터 궂은 날씨로 힘든 나들이길이었습니다. 덕분에 나주와 목포에서의 하루가 찐하게 기억에 남았습니다. 12월은 힘드네요 .. ㅎㅎ .. 이렇게 한 번 나들이 갔다오면 기분이 좋습니다.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이 있습니다. 올해 마무리 잘하고, 내년 새로운 여행길에 힘차게 걸어가보기로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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