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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월송정

동해안 옆으로 이어진 7번 국도 따라가는 여행길입니다. 경상북도 울진으로 들어와서 남쪽으로 이동합니다. 울진 바다에 이름난 정자들이 있습니다. 정철 관동별곡에 나올 정도로 오랫동안 사랑받는 명소입니다. 지난번에 망양정을 소개했습니다. 오늘은 월송정입니다. 

울진 여행길 둘째 날이 밝았습니다. 둘째 날 첫 코스는 성류굴이었습니다. 성류굴은 그렇게 크진 않았는데, 동굴 속 다이나믹한 풍경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성류굴에서 차를 타고 남쪽으로 30분 정도 내려가면 월송정이 있습니다. 그렇게 차를 타고 내려가다가 '대풍헌' 이정표를 봅니다. 궁금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보수공사 중인가 봅니다. 주변이 파헤쳐 있습니다. 

대풍헌(待風軒)은 바람을 기다리는 곳이란 뜻입니다. 조선시대 구산포에서 울릉도와 독도로 가던 수토사들이 머물렀던 장소입니다. 수토사(搜討使)는 울릉도, 독도에 들어가 섬을 수색하고, 순찰하던 조선시대 군대입니다. 섬으로 침입하는 일본인을 토벌하기도 했고요. 대풍헌, 수토사가 있었다는 것은 우리 영토인 울릉도, 독도를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풍헌 앞에 독도조형물이 있습니다. 울진은 한반도에서 울릉도, 독도와 가장 가까운 고장입니다. 울진 곳곳에 울릉도와 관련된 이정표, 조형물을 볼 수 있습니다. 울진 여행길에 대풍헌도 함께 찾아보시지요. 7번 국도에서 바다 쪽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됩니다. 



대풍헌에서 월송정까지는 자동차로 10분 정도 걸립니다. 월송정으로 내려가는데, 내비게이션은 커다란 소나무 숲으로 안내합니다. 큰길에서 대략 500m 정도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소나무 사이를 운전해서 들어가는 기분이 좋습니다. 이 길 끝에 주차장이 있습니다. 주차장 옆으로 카페도 하나 있습니다. 



주차하고 주변을 둘러봅니다. 늘씬한 소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곳은 '월송리 소나무숲'이라 불립니다. 2007년 제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네티즌이 선정한 '아름다운 누리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이날 비가 와서 그런지 촉촉하게 젖은 소나무에서 은은한 솔향이 느껴집니다. 



주차장에서 월송정까지 200여m 정도 걸어갑니다. 약간의 오르막길. 



월송정이 보입니다. 현판을 보니 越松亭입니다. 월자가 넘을월자입니다. 월송정 가기 전에는 月松亭인줄 알았습니다. 네 명의 화랑이 소나무 숲에 있는 월송정을 들리지 않고 지나갔기에 지어진 이름이랍니다. 중국 월나라에서 갖고 온 소나무를 심어서 월송정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월송정 현판은 최규하 대통령이 쓴 것입니다.



월송정 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월송정 안에는 월송정을 칭송하는 여러 글이 적혀 있습니다. 한자로 적혀 있어서 그 뜻을 쉽게 알 수 없었습니다. 검색해보았습니다. 그중에서 이행의 시가 짧으면서도 월송정의 느낌을 전할 수 있기에 옮겨봅니다. 

滄溟白月半浮松 (창명백월 반부송) 동해의 밝은 달이 소나무에 걸려있다 

叩角歸來興轉濃 (고각귀래 흥전농) 소를 타고 돌아오니 흥이 더욱 깊구나 

吟罷亭中仍醉倒 (음파정중 잉취도) 詩 읊다가 취하여 정자에 누웠더니 

丹丘仙侶蒙相逢 (단구선려 몽상봉) 丹丘의 신선들이 꿈속에서 반기네 



월송정에서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반깁니다. 예로부터 소나무가 울창했음을 짐작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 소나무들이 일제강점기 때 싹 베어졌었답니다. 일본군이 주둔하였다는군요. 1950년대 들어와서 월송리에 사는 손치후라는 분이 다시 심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월송정 바로 앞이 바다입니다. 망양정은 언덕 위에 있어서, 바다가 좀 멀게 느껴졌는데, 월송정은 몇 걸음만 걸으면 바로 바다로 갈 수 있습니다. 손을 뻗으면 바다가 잡히고, 조용히 있으면 파도소리도 들리는 듯합니다. 월송정에서 내려 바다로 향합니다. 



바다에는 사람이 없습니다. 놀러 온 아저씨, 아줌마 몇 분만이 바닷가로 향합니다. 해변이 꽤 길었습니다. 해변이 숨어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소나무숲 뒤로 이런 바다가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해변 주위로 월송정 말고 다른 건물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잔잔한 분위기가 반갑습니다. 

해수욕장으로 운영되지도 않는가 봅니다. 월송정 해수욕장으로 검색하면 나오는게 별로 없습니다. 구산해수욕장으로 검색하니 뭐가 좀 나옵니다. 구산해수욕장의 연장선인가봅니다. 구산해수욕장은 얼마전 핑클의 캠핑클럽에 나오면서 더욱 알려졌습니다. 대풍헌, 구산항, 구산해수욕장, 월송정이 연결되는 것입니다. 



거칠게 밀고 올라오는 파도를 한없이 바라보았습니다. 촉촉하게 내리는 빗소리와 어우러지는 묵직한 파도 소리는 싸나이의 마음을 진하게 적셔주었습니다. 그렇게 한없이 파도치는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뭘 특별히 생각하거나 다짐했다기보다, 그냥 이 공기와 이 시간이 주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바다에서 바라본 월송정입니다. 역사에 나오는 것에 비하면 건물이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처음의 월송정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졌습니다. 조선 중기 때 중건합니다. 낡고 허물어서 1933년 다시 중건합니다. 일제가 군사기지를 만들면서 허물었습니다. 1964년 다시 만들긴 했는데, 제대로 만들지 못했답니다. 1980년에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만들었습니다. 보기보다 사연이 많은 월송정입니다. 



울진에 있는 월송정에 올랐습니다. 울울창창 소나무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바로 앞에 바다가 보이고요. 비록 월송정 자체는 처음의 그 모습이 아니라 하더라도, 정철이 본 그 모습이 아니라 하더라도, 월송정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월송정에서 나와 후포항으로 갑니다. 근래에 방송에 나와 너무나도 유명해진 후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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