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제주도 '국'

 

아침저녁으로 차가운 기운이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꼭 추운 날씨가 아니어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국물을 참 좋아합니다. 우리네 밥상에서 국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국에는 그 지역의 특징이 담겨 있습니다. 제주도는 싱싱한 해산물이 많습니다. 제주도에서는 해산물을 재료로 한 국 음식이 많습니다. 탕이 아니고 국입니다. 

 

첫 번째로 만날 국은 '각재기국'입니다. 각재기라는 생선이름이 낯설게 느껴지실 것입니다. 각재기는 제주도에서 전갱이를 말합니다. 전갱이는 고등어와 비슷하게 생긴 생선입니다. 등 푸른 생선입니다. 등 푸른 생선으로 만든 국이라 하니 쉽게 상상이 안 가실 듯합니다. 비릿함을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뚝배기에 된장을 베이스로 하고 거기에 각재기를 넣고 끓입니다. 은은하고 구수한 국 한 그릇이 맛있습니다. 화려함보다는 단순함의 미학이 느껴집니다. 별도로 쌈배추가 나옵니다. 쌈배추를 손으로 찢어서 국에 넣습니다. 달큰한 맛이 한층 배가 됩니다. 각재기는 조림으로 먹어도 맛있습니다.

 

 

두 번째로 찾은 국은 갈칫국입니다. 제주도의 수많은 생선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생선이 갈치일 것입니다. 시장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은갈치를 보면 눈이 부십니다. 갈치는 잡히면 금방 죽는답니다. 싱싱함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갈치로 회보다는 구이, 조림을 많이 먹습니다. 제주도의 싱싱한 갈치는 국으로 함께합니다. 예상외로 갈칫국은 현대에 와서 만들어진 음식이라 합니다.

 

 

갈칫국은 인지도가 많이 높아져서 아시는 분이 많습니다. 은빛 비늘이 떠있는 것을 보고 쉽게 다가가지 못하시기도 합니다. 일단 드셔보면 갈칫국이야말로 갈치를 맛있게 먹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배춧잎과 호박의 어우러짐도 갈칫국을 더욱 매력 있게 합니다. 깔끔하고 시원한 느낌의 갈칫국이 좋습니다.

 

 

 

세 번째로 만날 국은 멜국입니다. 제주도에서는 큰 멸치를 멜이라 부릅니다. 제주도 해안가에서 멜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바다에 원담을 만들고 멜을 잡았습니다. 멜은 신선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생선입니다. 제주도이기에 싱싱한 멜로 국을 끓일 수 있습니다. 뚝배기에 된장 베이스로 국물을 내고, 배춧잎이 들어가 있습니다.

 

 

싱싱한 멸치와 배춧잎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룹니다. 멜은 바닥에 숨어 있습니다. 어른 손가락만 한 멜이 듬뿍 담겨 있습니다. 멸치를 뼈 체로 먹습니다. 멸치가 고소합니다. 멸치뼈가 억세지는 않습니다. 멸치만 따로 건져서 쌈배추에 쌈 싸 먹어도 맛있습니다.

 

 

 

 

 

 

네 번째로 만날 국은 몸국입니다. 몸국도 인지도가 많이 올라가서 찾는 분이 많아졌습니다. 몸은 모자반이라는 해초를 뜻합니다. 몸국은 제주도 잔칫날 많이 먹습니다. 잔칫날 돼지를 잡습니다. 돼지고기를 다 발라내고 남은 것들을 푹 삶아서 육수를 냅니다. 거기다 모자반을 넣어서 바글바글 끓이면 몸국이 탄생합니다.

 

 

몸국은 해장국으로도 좋습니다. 제주도에서 술 한잔 마시고 다음 날은 여지없이 몸국을 찾습니다. 육지 사람에게 몸국은 좀 낯설기도 합니다. 돼지육향과 해초향의 어우러짐을 어색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또 한 번 두 번 먹기 시작하면 없어서 못 먹는 귀한 제주도의 맛이 됩니다.

 

 

다섯 번째로 만날 국은 옥돔국입니다. 옥돔은 귀하고 맛있는 생선이라는 것은 익히 아실 것입니다. 제사상에도 오를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는 옥돔입니다. 제주도에서 생선이라 하면 '옥돔'입니다. 제주도에서는 옥돔이라는 고유명사가 아닌 '생선=옥돔' 인 것입니다. 생선국이라 하면 옥돔국을 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옥돔을 통으로 넣고 끓인 옥돔국은 든든한 음식입니다. 옥돔국에는 무를 채로 썰어서 함께 합니다. 무의 시원함이 옥돔국을 더욱 맛있게 합니다. 무가 퍼지지 않고 아삭한 식감이 남아 있습니다. 무 대신 미역을 넣기도 합니다. 옥돔을 말려서 국을 끓이기도 합니다. 뜨끈한 국물이 시원하고 개운합니다. 옥돔의 뽀얗고 부드러운 속살이 좋습니다.

 

 

 

여섯 번째로 만날 국은 장대국입니다. 장대라는 생선은 제주도에서 처음 봤습니다. 장대의 표준어는 양태입니다. 장대는 장태라고도 부릅니다. 옥돔과 비슷한 맛이지만 가격이 저렴해서 많이 먹는 생선입니다. 그래서 옥돔국과 장대국 스타일이 비슷합니다. 

 

 

 

장대국 소개하는 신문 기사를 봤는데, 레시피가 있습니다. 물에 무를 넣고 끓입니다. 손질한 장대를 넣습니다. 굵은소금으로 간을 하고요. 간단해 보입니다. 싱싱한 생선이 있다면 특별하고 복잡하게 조리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군더더기 없이 맑고 깔끔한 장대국이 좋습니다.

 

 

일곱 번째로 만날 국은 성게국입니다. 성게는 육지 여행자에게 낯선 식재료입니다. 어떤 맛을 가졌는지 궁금했습니다. 성게국은 어떤 느낌일지 감이 안 오더군요. 그렇게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성게국을 받아 들고 한 숟가락 뜨는데 그래 이 맛이야! 라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의외로 고소합니다.

 

 

성게가 식당에 따라서는 성게국에 전복도 함께 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게는 죽, 국수, 비빔밥 등으로 먹습니다. 성게에 있는 효소 성분이 숙취 해소에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성게국도 예상외로 최근에 먹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전에는 성게를 잡아서 미역에 싸서 먹는 일이 더 많았다는군요.

 

제주도 여행길에 함께하면 좋을 국 음식을 소개했습니다. 각재기국, 갈칫국, 멜국, 몸국, 옥돔국, 장대국, 성게미역국입니다. 제주도에서 만난 국은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합니다. 한두 번 먹을 때 낯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뒤돌아서면 계속 생각나는 그런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싱싱한 제주도의 해산물로 만든 국음식은 여행자들의 입맛을 더욱 풍성하게 해 줄 것입니다. 맛있는 음식은 여행을 더 즐겁게 해 줍니다.

 

 

300x250
반응형
그리드형
,
250x250
BLOG main image
랄랄라 라오니스
명랑순진한 라오니스의 대한민국 방랑기
by 라오니스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2109)
이야기꽃 (100)
서울특별시 (67)
인천광역시 (68)
경기도 (162)
강원도 (184)
경상북도 (175)
대구광역시 (28)
경상남도 (141)
부산광역시 (53)
울산광역시 (9)
전라북도 (93)
전라남도 (188)
광주광역시 (15)
충청북도 (100)
충청남도 (184)
대전광역시 (24)
제주특별자치도 (376)
평택,안성 (14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04-24 22:34
세로형
반응형
라오니스'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