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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토굴새우젓시장

충청남도 홍성군 광천읍에 있는 광천토굴새우젓시장을 다녀왔습니다. 광천은 젓갈과 김이 유명합니다. 젓갈은 토굴에서 숙성 시켜 광천토굴새우젓이라 불립니다. 

광천에는 장항선 광천역이 있습니다. 광천역 바로 앞이 광천토굴새우젓시장입니다. 광천역까지 한 번에 가지 않았습니다. 홍성역에서 내린 후 남당항을 먼저 찾았습니다. 남당항에서 새조개를 먹고, 광천으로 버스 타고 갑니다. 홍성역에서 남당항거쳐 광천까지 버스가 갑니다.  

한낮의 시골 버스에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차창 밖은 차가운 바람이 불지만, 버스 안은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합니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은 옆자리 친구는 편안하게 잘 자고 있습니다. 편안하게 자는 친구가 깰까 봐 저는 움직이지 않고 버팀목이 되어 주었습니다. 저는 착하고 듬직합니다. 

자가용으로 하는 여행도 재미있지만, 이렇게 기차 타고 버스 타고 가는 여행길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대중교통을 타면, 그 지역만의 분위기를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습니다. 편하게 술 먹을 수 있는 것은 안비밀입니다. 

 



남당항에서 버스를 타고 30여 분 달리면 광천버스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중간에 결성면에서 장시간 정차했습니다. 홍주와 결성이 합쳐져서 홍성이 되었습니다. 터미널은 한적합니다.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광천터미널이라고 검색하면 광주광역시 버스터미널도 함께 나옵니다. 광주광역시 터미널은 유스퀘어, 여기는 홍성 광천터미널입니다. 

 



터미널 바로 옆이 시장입니다. 시장으로 들어서니 생선 좌판이 이어집니다. 바닷가와 가까운 곳이어서 그런지 생선가게가 많이 보입니다. 생선가게에서 눈에 띄는 것이 물메기입니다. 아래 중간에 나무상자에 들어 있는 것이 물메기입니다. 동해에서는 곰치라고 부르고요. 겨울에 먹는 물메기탕이 맛있답니다. 곰치국은 여러 번 먹었는데, 물메기탕은 아직입니다. 

 



광천은 반농반어의 성격을 가진 지역입니다. 바다의 산물과 내륙의 산물이 모입니다. 기차역도 있으니 시장이 들어서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겨울 한낮의 시장은 썰렁했습니다. 바이러스가 지금처럼 퍼지기 전이기에, 바이러스 영향 때문만은 아닌 듯합니다. 광천 오일장인 4, 9일에 열린다 하니, 오일장이 열리면 사람이 더 많이 있겠지? 라는 상상해 보았습니다. 

 



시장을 다니다 보면 김과 감태가 자주 보입니다. 감태가 궁금해서 사장님에게 물어보니, 그렇게 맛나지 않다며 김 사가라고 합니다. 감태 맛이 궁금하긴 합니다. 광천김은 유명합니다. 마트에서 보셨을 것입니다. 광천김은 임금님도 드셨다고 하는데, 명확한 기록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본격적으로 김 재배를 했다고도 합니다. 광천김은 맛있습니다. 

 



광천전통시장은 자연스럽게 광천토굴새우젓시장과 연결됩니다. 두 시장이 하나의 시장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시장 안 이정표에 만해 한용운 선생과 백야 김좌진 선생의 모습이 귀엽게(?) 있습니다. 두 분 다 우리나라의 전설적인 독립운동가입니다. 두 분의 고향이 바로 홍성입니다. 홍성에는 두 분의 생가를 복원하여, 두 분의 애국, 독립 의지를 고취하고자 하였습니다. 

 



새우젓 가게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계절적으로 새우젓 수요가 많을 때가 아니기에, 새우젓 시장에는 손님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 많은 새우젓 가게들이 일정 규모 이상으로 유지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8월에서 12월 사이, 김장철이 되면 많은 사람이 찾는다고 합니다. 짭조름한 젓갈 향기를 맡으며 시장 구경을 이어갑니다. 





 



광천토굴새우젓시장 입구. 광천역 바로 앞에 있습니다. 

광천의 옹암포구에서는 수산물이 대규모로 거래되었습니다. 1950년대부터 토굴을 이용해서 숙성한 새우젓 맛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1970년대는 전국 새우젓 거래량의 70%가 광천시장을 통해서 유통되었다고도 합니다. 포구의 기능이 사라지면서, 새우젓 명성이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1990년대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으로 접근성이 좋아지고, 토굴새우젓에 대한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면서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새우젓은 양념도 되지만, 새우젓 자체로도 훌륭한 반찬이 됩니다. 저는 맛있는 새우젓 하나만 있으면 밥 한 공기 뚝딱 해치울 수 있습니다. 

 




광천토굴새우젓시장 앞에는 토굴 모형이 있습니다. 광천토굴새우젓시장은 광천역 앞에 있지만, 토굴은 역에서 2㎞ 정도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숙성하는 곳과 판매하는 곳이 다릅니다. 

 


제가 3년 전쯤에 토굴을 들어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3년 전에 봤던 토굴 안의 모습을 전합니다. 토굴은 사람이 만든 일부러 만든것입니다. 

광천의 오서산 일대에는 금광이 많았답니다. 금광 때문에 광천에 사람이 모이고, 돈이 모이기도 했었고요. 금광이 폐광되면서 버려진 금광이 있었답니다. 1950년대 광천에서 새우젓 장사하시는 분이 새우젓을 폐광에 넣어 봤답니다. 숙성도 잘되고, 맛도 좋아졌답니다. 마을주민들이 토굴을 파고 새우젓 숙성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젓갈이라는 것은 숙성을 잘해야 맛있습니다. 새우젓은 항아리에 넣어 숙성하는데, 여름이면 숙성이 아니라 부패됩니다. 토굴 안은 연중 온도가 14~16℃, 습도 80%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토굴 안에서 새우젓이 맛있게 익어가는 가는 것입니다. 새우젓용 새우는 다른 곳에서 사 오고, 숙성만 광천에서 하는 것입니다. 

 


광천토굴새우젓시장에서 남쪽으로 2㎞ 정도 가면 광천토굴새우젓홍보전시관이 있습니다. 전시관 부근으로 새우젓 가게들이 모여 있습니다. 토굴도 부근에 있고요. 3년 전에는 단체로 가서 토굴 구경을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이 가면 토굴 구경까지는 못할 수 있습니다. 광천토굴새우젓시장에서 젓갈백반으로 식사하시는 것도 별미입니다. 저도 이번에 먹었습니다. 짭조름한 새우젓으로 빛나는 광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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