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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봉수골 봄날의 책방

 

통영은 한반도 남쪽 바다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남쪽의 따뜻한 바람을 먼저 맞이하는 곳입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봄을 먼저 느끼게 됩니다. 다른 계절보다 봄날 통영을 찾으면 가봐야 할 명소가 있습니다. 이름부터 '봄날의 책방'입니다. 

 

통영에 도착해서 멸치로 밥 잘 먹었습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서둘러 '봄날의 책방'으로 향합니다. 버스 타고 가려고, 버스 정류장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빈 택시가 보입니다. 향남동(강구안 옆)에서 택시 타니 4,600원이 나옵니다. 큰길에서 안쪽으로 살짝 들어간 곳에 봄날의 책방이 있습니다. 


 

 

봄날의 책방은 독립적인 건물로 되어있는 서점입니다. 자그마합니다. 얼핏 보면 일반 가정집처럼 보입니다. 통영의 명소로서 인기가 많은 곳인데 어떤 느낌을 만나게 될지 기대합니다. 

 

 

 

책방의 한쪽 벽면에는 통영의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통영은 예향(藝鄕)이라 불렸습니다. 그 어느 도시보다도 예술적 감성이 뛰어난 곳입니다. 수많은 예술인이 통영에서 태어나고, 성장하면서 다양한 예술적 업적을 완성해 나갔습니다. 김춘수, 유치환, 윤이상, 박경리 등 시대의 예술가와 함께한 통영입니다. 


 

 

봄날의 책방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안으로 들어오니 작은 방이 여러 개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더 좁게 느껴집니다. 방마다 여러 종류의 책들이 벽면에 꽂혀 있습니다. 책 읽는 사람, 구경하는 사람들 여러 명이 있습니다. 봄날의 책방 안에서는 책 읽는 사람에게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서 사진 촬영 금지입니다. 책방 안에 사람이 다 빠져나가고 없을 때 책방 직원에게 조용히 찍어도 되겠냐고 묻고 허락 후에 찍었습니다. 무음으로. 

 

 

 

봄날의 책방은 서점이지만 보통의 서점과는 그 모습이 확연히 다릅니다. 책만 가득 꽂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책이 가장 많은 공간을 차지하지만 서점이라기보다는 아늑함이 느껴지는 공간입니다. 뭔가 사연이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봄날의 책방 스토리를 찾아봤습니다. 

 

 

 

서울에서 생활하던 강용상, 정은영 부부가 만든 공간입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에 지쳐서 쉴 수 있는 도시를 찾다가 통영까지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남해의 봄날이라는 출판사를 냅니다. 통영의 이야기를 담은 출판물을 내기 시작합니다. 통영지역예술인들을 알리는 공간으로서 봄날의 집을 만듭니다. 전혁림미술관 아래 폐가를 구입해서 봄날의 책방을 만들게 되었답니다. 

 

남해의 봄날 출판사는 지금도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작지만 소중한 가치를 좇아 일과 삶의 대안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출판사 하면 서울, 수도권에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저도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이 있었군요. 책으로 소통하는 남해의 봄날을 응원합니다.

 

남해의 봄날 http://www.namhaebomnal.com/

 

 

 

처음에는 방 하나만 서점으로 사용하였답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작은 서점이었습니다. 나머지 공간은 게스트하우스로서 손님을 맞이했답니다. 지금은 전체를 서점으로 운영 중입니다. 

 

 

 

봄날의 책방에서는 책을 읽어야만 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렇다고 도서관처럼 강압적 분위기가 아니고 사람 마음이 감성적으로 되는 것입니다. 여러 책 중에서 시집 한 권 샀습니다. 통영에 왔으니 김춘수 시인의 시집 한 권을 기분 좋게 샀습니다. 제가 김춘수 시인의 '꽃'이란 시를 참 좋아합니다. '꽃' 시 좋아하시는 분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책을 사면 책갈피를 넣어주고, 봄날의 책방 스탬프를 찍어줍니다. 다른 서점에서는 느낄 수 없는 봄날의 책방만의 선물을 받은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봄날의 책방 뒤로는 전혁림미술관이 있습니다. 故 전혁림 화백은 한국의 피카소라 불리는 분입니다. 평생을 통영에 살면서 통영의 모습, 감성을 화폭에 담아내었습니다. 통영의 바다향을 코발트블루로 담아낸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전혁림미술관은 전혁림 화백이 살던 곳을 허물고 신축한 건물입니다. 건물 자체가 전혁림 화백의 감성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미술관이 휴관이어서 들어가 보지 못한 것이 많이 안타깝습니다. 

 

 

 

전혁림미술관 주변으로 예쁜 꽃이 많았습니다.

 

 

 

 

 

 

 

봄날의 책방을 봄에 찾아야 하는 이유는 책방 이름 때문만은 아닙니다. 봄이면 봄날의 책방 부근부터 용화사 입구까지 약 500여 m 구간에 벚나무가 꽃을 활짝 피웁니다. 봄날의 책방에서 나와 용화사까지 언덕길을 오르며 벚꽃을 만납니다.  

 

 

 

 

봉평아파트 단지 안에도 벚꽃 세상입니다. 

 

 

봄바람 타면서 향긋한 꽃향기가 전해옵니다. 라일락입니다. 벚꽃은 라일락에게 봄꽃 배턴터치를 합니다. 

 

 

 

봄날의 책방에서 용화사까지는 봉수골(봉숫골)이라 불립니다. 미륵산 봉수대에서 유래한 지명입니다. 용화사를 지나 미륵산까지도 갈 수 있답니다. 미륵산은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는 그 미륵산입니다. 용화사 광장에서 미륵산 정상까지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도전하고픈 마음이 생깁니다.

 

 

 

 

 

버스 타고 강구안 쪽으로 이동합니다. 버스는 충무교 위를 지납니다. 버스 창밖으로 통영대교가 보입니다. 밤에 충무교에서 통영대교 바라보는 야경이 멋집니다. 이번에 야경을 볼 수 있을까 했는데, 야경은 못 보고 술잔만 보고 왔습니다. 충무교를 지나면 해저터널이 있습니다.

 

 

지금은 벚꽃엔딩일 것입니다. 벚꽃이 아니더라도, 봄이 아니더라도 봄날의 책방은 가볼 만한 곳이라 생각합니다. 책방에 앉아서 조용히 책에 빠져들고, 생각에 젖어드는 시간은 기분 좋은 일입니다. 통영에서의 시간이 더욱더 풍요로워지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틈틈이 김춘수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통영을 더욱 생각하고, 감수성을 늘려가야겠습니다.

 

봄날의 책방에서 책을 사니까 봉수골 지도를 넣어주더군요. 지도를 따라서 봉수골에서 오랜 시간 보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찜골목에서 밥도 먹고 케이크집에서 디저트도 먹고 흑백사진관에서 사진도 찍고요. 요즈음 예술인들이 봉수골에 터를 많이 잡았답니다. 동네 분위기도 달라졌다 하고요. 언제가 봄날 다시 봉수골과 봄날의 책방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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