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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사려니숲길 가는 길

제주도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숲이 울창한 곳입니다. 제주도 곳곳에 숲길이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사려니숲길입니다. 사려니숲길을 걸어보고자 했습니다. 과연 성공했을까요?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해서 제주시청으로 향합니다. 시청 앞 한라식당에서 옥돔무국으로 밥을 먹었습니다. 시청에서 버스를 타고 사려니숲길로 향합니다. 평상시 출퇴근길에 버스를 타면, 뒤에 넓은 자리로 가지만, 여행 와서 버스를 타면 맨 앞자리에 앉습니다. 넓은 자동차에서 운전기사에게 핸들을 맡기고, 여유롭게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버스 여행의 묘미입니다. 

봄 햇살이 좋습니다. 

 



사려니숲길은 출입구가 여러 곳이지만, 보통의 여행자들이 출입하는 곳은 교래입구 비자림로 부근 또는 남조로 붉은오름 부근입니다. 저는 비자림로로 들어가 붉은오름 쪽으로 나오려 했습니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 제주시청에서 사려니숲길 비자림로 출입구 앞까지 가는 버스가 있습니다. 출입구 앞까지 가는 버스 시간이 맞지 않아, 교래입구에서 내려 출입구까지 걸어 들어가려 합니다.  제주시청에서 성판악을 거쳐 서귀포시로 가는 버스(281번)를 탑니다. 1131번 도로(516도로)를 따라가는 버스입니다.

 



교래입구 전에 제주마방목지가 있습니다. 제주마들이 초원에서 자유롭게 풀을 뜯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제주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동물은 아마도 말일 것입니다. 제주도는 말을 기르기에 조건이 좋습니다. 오래전부터 제주도에서 말을 많이 길렀습니다. 방목지 앞에 주차장도 있으니, 1131번 도로를 지나신다면, 잠시 멈춰 제주마를 만나는 것도 좋습니다. 

 



도시 사람에게는 너른 초원은 보기만 해도 좋습니다. 제주마방목지가 보인다는 것은 제가 내려야 할 교래입구가 다 왔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버스 안내방송에 귀 기울입니다. 다음 정거장이 교래입구라는 것이 들립니다. 벨을 누릅니다. 

 



버스 정류장에 다 오니 기사님이 내릴 거냐고 묻습니다. 평소에 교래입구에서 내리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 맞는지 확인하시는 것인가 봅니다. 저처럼 교래입구에서 내리실 거면, 미리 말씀 드리는게 낫겠습니다. 

 



제주 시내 방면입니다. 도로 주변으로는 나무만 있습니다. 그 흔한 카페는커녕 사람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차들이 지나가는 소리, 바람결에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만이 들립니다. 오랜만에 느끼는 이 고요함이 좋습니다. 한편으로는 긴장도 되는군요. 

 



비자림로 1112번 도로 교래리 방면으로 향합니다. 엄청난 풍경이 펼쳐집니다. 

 



엄청난 풍경은 바로 이 삼나무길을 말합니다. 2차선 도로 양옆으로 삼나무가 계속 이어집니다. 이 길을 자동차로는 여러 번 왔었는데, 직접 나무와 가까이서 걸으니 느낌이 새롭습니다. 원래 삼나무가 제주도에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심었습니다. 삼나무가 자라는 속도가 빠르고, 크게 자라니 방풍림으로 좋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이 삼나무를 밀어내고, 길을 넓히려 한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교래리 입구 이쪽은 아닌가 봅니다. 사려니숲길까지 걸어가는데, 나무가 베어진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햇살에 반짝이는 나뭇잎










교래입구에서 15분 정도 걸으니 사려니숲길 입구에 도착합니다. 흥분과 긴장감이 다가옵니다. 사려니오름 입구 주변으로는 주차금지입니다. 주차장은 따로 있습니다. 주차와 관련해서는 아래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사려니는 신성한 곳이라는 뜻입니다. 

 



출처 : 산림청 홈페이지

사려니숲길은 여러 갈래가 있는데, 보통 여행자들은 비자림로와 남조로(붉은오름)를 연결하는 구간을 걷습니다.  위 지도에서 보면 1, 2, 3, 4, 5, 붉은오름 사이입니다. 중간에 물찻오름이 있습니다. 이 코스는 10㎞가 넘기에 큰맘 먹어야 전 구간을 걸을 수 있습니다. 보통은 출입구 주변만 걷고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이번에 완주하려 했습니다. 

한남시험림쪽(위 지도에서 10번 사려니오름)은 산림청 홈페이지에서 따로 신청해야 갈 수 있습니다. 이것도 정해진 시기가 있습니다. 올해는 5월 16일부터 10월 31일까지 가능합니다. 다른 기간은 산불예방기간으로 출입통제합니다. 사려니숲길 예약은 산림청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지도에서 빨간색으로 된 구간은 평소에 갈 수 없습니다. 특별히 에코힐링체험기간에만 가볼 수 있습니다.  


 


비자림로 출입구에서 2.5㎞ 정도 떨어진 곳에 주차장이 있습니다. 출입구와 주차장이 멉니다. 아무런 정보 없이 왔다가 그냥 되돌아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주차장과 출입구까지 셔틀버스가 다녔는데, 지금은 셔틀버스가 다니지 않습니다. 출입구 주변 주차금지구역이고 주차단속도 합니다. 남조로 붉은오름 출입구는 주차장과 출입구가 비교적 가깝습니다. 차를 갖고 오시는 분은 남조로 붉은오름 쪽으로 많이 가십니다. 

 



물찻오름은 2020년 12월 31일까지 출입통제입니다. 저는 물찻오름을 가봤습니다. 10여 년 전 지금처럼 사려니숲길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물찻오름 근처까지 자동차로 갈 수 있었습니다. 물찻오름은 분화구에 물이 차 있습니다. 그래서 오름 이름이 '물찻'입니다. 이날 물찻오름 갔다가 타이어 펑크났습니다. 다행히 친구가 운전병 출신이라 손쉽게 타이어 교체를 했습니다. 

 


도종환 시인의 '사려니 숲길' 

사려니숲길은 "내 말을 가만히 웃으며 들어주는 이와 오래 걷고 싶은 길" 입니다. 

 



사려니숲길 걷기 전까지 사설이 좀 길었습니다. 왜냐? 결국은 못 갔기 때문입니다. 시도 읽고, 지도도 보고, 이제 출발하자 그러는데, 어디선가 저를 부릅니다. 출입구 초소에서 사려니숲길 관리하시는 분이 나오시더니 못 들어간답니다. 이유는 강풍주의보. 

바람이 강하게 불긴 했으나, 강풍주의보가 내린 줄은 몰랐습니다. 강풍주의보라 해도 산길인데 숲길인데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지요.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할 수밖에요. 진짜 아쉬웠습니다. 

 

 


사려니숲길 걸을 생각만 했는데, 못 가게 되니 난감했습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여행을 멈출 수 없습니다. 버스 앱을 켭니다. 사려니 숲 입구 버스 정류장으로 5분 후면 212번 버스가 도착한답니다. 212번 버스를 탑니다. 노선을 검색하니, 새로운 여행길이 보입니다.  

 


그렇게 가고 싶었던 사려니숲길을 갈 수 없어서 아쉬움이 큽니다. 착한 일을 좀 더 해야 신들이 숲길의 문을 열어 주실 것인가 봅니다. 이렇게 된 이상 내년에 물찻오름 출입이 가능할 때를 노려봐야겠습니다. 그동안 착한 일 많이 하고 있겠습니다. 사려니숲길 입구에서 버스를 타고 거슨세미, 안돌오름 정류장에서 내립니다. 오름의 멋진 풍경이 저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주었습니다. 전화위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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