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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선암사 가는 길. 승선교와 강선루

 

속 깊은 곳에 있는 산사를 찾아가는 길은 의미 있습니다. 조용히 산사로 향하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나라에 많은 산사 중에서도 많은 사람이 애정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그중의 한 곳이 전라남도 순천 선암사입니다. 선암사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습니다. 순천역에서 버스 타고 선암사로 향합니다. 선암사 앞 승선교와 강선루까지 가는 길을 정리합니다.

 

 

 

이른 아침 선암사로 갈 준비를 합니다. 선암사 구경도 식후경입니다. 전날 밤 순천 사는 친구가 추천해 준 식당을 향합니다. 순천역 건너편에 있는 심가네 김밥이라는 분식집입니다. 24시간 영업합니다. 

 

분식집답게 메뉴가 다양합니다. 어지간한 음식은 다 있습니다. 저는 참치찌개를 주문했습니다. 전날 먹은 술 때문인지 칼칼한 게 땡깁니다. 반찬이 무려 9가지가 나옵니다. 이렇게 해서 밥값은 5천 원. 서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스케일입니다. 맛도 괜찮습니다. 맛있게 배불리 먹고 힘을 비축한 덕분에, 굴목재를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순천역을 나오면 시내버스 정류장이 바로 보입니다. 여기서 선암사, 송광사, 순천만습지, 낙안읍성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순천만습지는 67번, 송광사는 111번, 낙안읍성은 16, 61, 63, 68번 버스가 갑니다. 오늘의 목적지 선암사 가는 버스는 1번입니다.

 

버스 시간표에서 '대안발' 시간에 맞춰 순천역에서 기다리면 됩니다. 대안에서 출발한 버스가 약 10분 정도 지나서 순천역에 도착합니다. 선암사로 가는 첫차는 순천역에 7시 30분쯤에 도착합니다. 첫차를 탑니다. 9시 15분, 13시 30분, 17시 30분에 낙안읍성 가는 16번 버스도 선암사를 경유하여 낙안읍성을 갑니다. 

 

 

 

 

버스에서 차 창밖 풍경도 보고 꾸벅꾸벅 졸기도 합니다. 순천역에서 출발한 지 50분 정도 지나니 선암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현재 시간은 아침 8시 20분. 선암사 주차장은 조용합니다. 주차장에서 선암사까지는 1.3㎞ 걸어 올라가야 합니다.

 

 

 

 

 

 

 

 

 

주차장에서 1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매표소가 있습니다. 선암사 입장료 2천 원입니다. 매표소 위로는 차량 출입을 막는 바리케이드가 있습니다. 바리케이드 너머로 심심치 않게 차가 올라갑니다. 선암사까지 숲길이 이어집니다. 예전에는 호젓하게 걸을 수 있는 말 그대로 작은 숲길이었답니다. 지금은 차 두 대는 충분히 올라갈 수 있는 넓은 도로가 되었습니다. 작은 숲길이었을 때가 더 좋았겠습니다.

 

 

 

 

 

선암사는 조계산에 있습니다. 조계산에는 선암사와 함께 송광사라는 큰 절이 있습니다. 선암사와 송광사는 굴목재라는 산길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굴목재라는 고갯길은 천년불심길로도 불립니다. 순천시에서 남도삼백리라는 도보 여행길을 만들었습니다. 남도삼백리길은 11개의 코스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9번째 코스를 천년불심길이라 명명하였습니다. 선암사와 송광사를 잇는 12㎞의 길입니다. 저는 천년불심길을 따라 송광사까지 넘어갔습니다. 쉽지 않은 길이었습니다.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이 있어서 올라가 봤습니다. 체험관에 들어서니 아저씨 한 분이 반겨주십니다. 지금은 시간이 일러서 체험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체험관 구경은 편하게 가능하답니다.

 

 

 

 

 

 

 

 

 

 

고택의 분위기가 좋습니다. 야생차를 마시지는 못했어도, 고택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습니다. 고택 곳곳에 꽃도 피고 조경도 예쁩니다. 다례체험(차 마시기 체험)은 1인 3천 원, 다식 체험(2인 이상)은 1인 5천 원, 숙박체험은 5만 원입니다. 좀 기다렸다 차 한잔 마시고 올 걸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숙박 체험을 해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디어 승선교가 보입니다. 계곡 위 아치 형태로 만든 다리가 승선교입니다. 이렇게 아치 형태로 된 다리를 홍예교 또는 무지개다리라고 합니다. 홍예는 무지개를 뜻합니다. 선암사 승선교는 우리나라에 있는 무지개다리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우아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1713년(숙종 39년) 선암사 호암화상이 6년 동안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보물 제400호입니다.

 

 

 

 

 

승선교 아래에서 강선루를 바라봅니다. 사진 좋아하는 분들이 찾는 포인트입니다. 선녀들이 강선루로 내려와 계곡에서 목욕하고 승선교에서 올라갔습니다.

 

승선교 검색하면서 알게 된 내용인데 다리 아래를 보면 용머리가 있습니다. 사진을 보니 진짜 있네요. 용머리에 엽전이 걸려 있답니다. 승선교를 짓기 위해 시주를 받았습니다. 남은 돈을 용머리에 매단 것입니다. 시주한 돈을 허투루 쓰면 안 된다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승선교 보수할 때 쓰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승선교 가시면 잘 찾아보세요 

 

 

 

 

 

예전에는 오솔길을 따라 걸어 올라와 승선교를 지나 선암사로 들어가게 되었답니다. 지금의 승선교는 널찍한 도로 한쪽으로 밀려나 있습니다. 2004년쯤에 복원공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다리라는 것이 사람이 밟고 다녀야 더 튼튼하게 유지될 수 있는 것인데 차도에 밀리면서 다리에 힘이 없어질 수도 있겠습니다. 승선교를 지나기만 해도 세속의 묵은 때가 떨어져 나간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선암사의 문루 역할을 하는 강선루입니다. 강선루부터 선암사로 들어서는 것입니다. 선암사 터의 기운이 강해서 사천왕상이 없습니다.

 

 

 

 

 

 

선암사 경내로 들어가기 전에 삼인당이라는 연못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862년(신라 경문왕 2년)에 만들었다 하니 엄청난 역사가 담긴 연못입니다. 연못은 타원형인데 긴 쪽은 11m, 짧은 쪽은 7m입니다. 연못 안에 작은 섬이 있습니다. 이런 형태의 연못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답니다. 삼인당 검색해 보니 가을에 섬에 꽃무릇 필 때가 완전 예쁘더군요.

 

삼인당에 불교 사상이 담겨 있습니다. 연못 안에 있는 섬은 ‘자이이타’, 밖의 장타원형은 ‘자각각타’를 의미합니다. 이는 불교의 대의를 표현한 것이랍니다. 삼인당이라는 연못 이름에서 삼인은 제행무상인(諸行無常印), 제법무아인(諸法無我印), 열반적정인(涅槃寂精印)을 뜻합니다. 철학적이어서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여행자는 잔잔한 연못이 주는 느낌이 그저 좋을 뿐입니다.

 

 

 

 

 

 

 

 

이제 진짜 선암사로 들어갑니다.

 

 

 

 

주차장에서 선암사 들어가기 전까지 40분 정도 걸었습니다. 중간에 야생차 전시관을 거쳐서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체험까지 했으면 시간이 더 걸렸을 것입니다. 선암사까지 오는 짧은 시간 동안 보고 느낀 것이 많습니다. 선암사가 가진 아름다움과 역사를 만난다는 것이 긴장되면서 설렘으로 다가옵니다. 봄 햇살 가득 담은 선암사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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