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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조계산 굴목재

선암사에서 송광사까지


전라남도 순천에는 조계산이 있습니다. 조계산은 우리나라를 대표한다고도 할 수 있는 대찰(大刹) 2곳이 있습니다. 선암사와 송광사입니다. 선암사와 송광사는 굴목재라는 고갯길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선암사 구경을 하고 굴목를 넘어 송광사로 가고 있습니다. 2번의 포스팅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포스팅입니다. 

 

첫 번째 포스팅이 궁금하시면 https://raonyss.tistory.com/2200

 

 

순천역 앞 숙소에서 잠을 자고, 아침 일찍 선암사로 향했습니다. 선암사 구경을 하고, 굴목재를 넘어 송광사로 향합니다. 선암사에서 1시간 정도 걸었더니 큰굴목재라는 안내문이 있습니다. 이정표 상으로는 2.3㎞를 온 것입니다. 그렇게 긴 거리는 아니었지만, 완만한 오르막과 낯선 길이 몸과 마음을 힘들게 했습니다. 큰굴목재부터 송광사까지는 내리막길이라 그렇게 힘들진 않습니다. 

 

2018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 7개 절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선암사는 7개 절 중 하나입니다. 선암사는 태고종을 대표하는 절입니다. 우리나라 불교에는 불보ㆍ 법보ㆍ 승보라 해서 보물을 품고 있는 절이 있습니다. 이중 송광사는 승보사찰입니다. 큰 스님을 많이 배출했기 때문입니다. 선암사와 송광사는 국가대표급 절입니다. 이 두 절을 잇는 길이 굴목재입니다.


 



 

조계산을 간다고 하니, 순천 사는 친구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보리밥을 꼭 먹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보리밥집이 유명하긴 한가봅니다. 조계산 안내도에도 보리밥집이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습니다. 시간 계산을 해보니, 점심 때쯤 보리밥집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큰굴목재에서 5분 정도 걸어갔을까요? 조계산 보리밥집 아랫집 가는길이라며 화살표가 있습니다. 이거 뭐지? 보리밥집이 등산로에 바로 붙어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닌가 봅니다. 아랫집 화살표를 따라 10분 정도 내려가니 보리밥집이 나옵니다. 


 

 



아랫집에 가니 산장처럼 보이는 집이 있고, 마당에는 여러 개의 평상이 있습니다. 저도 보리밥 한 상 주문해서 받아왔습니다. 셀프서비스였습니다. 밥만 먹기 뭐해서 동동주도 함께 하기로 합니다. 다양한 반찬과 보리밥을 비벼 먹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백종원의 삼대천왕 프로그램에 나왔다고 광고를 크게 하고 있습니다. 카드 안됩니다. 보리밥집은 나중에 별도로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보리밥집에서 1시간 가까이 있었습니다. 누가 따라오는 것도 아니고, 오롯이 저만 있는 시간인지라, 천천히 먹고 마시며 시간 보냈습니다. 친구들이 보리밥집을 꼭 가보라 했는지 알겠습니다. 조계산을 가신다면 보리밥 꼭 드셔보세요. 든든하게 밥을 먹으니 다리에 힘이 붙습니다. 계곡의 맑은 물소리가 듣기 좋습니다. 





 

길을 이어가다 보니 원조집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습니다. 이 산골에 보리밥집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면서 궁금했습니다. 검색을 좀 더 해봤습니다. 최석두라는 분이 1977년도에 조계산에 들어와 살았답니다. 1980년부터 가족과 함께 보리밥집을 내었다고 합니다. 이후에 다른 보리밥집이 생긴 것이고요. 다음에는 원조집에서 먹어봐야겠습니다. 보리밥 이야기가 깁니다. 








 



 

초여름의 산세는 푸르름이 가득합니다. 푸른 숲을 거닐 때는 마음도 가볍습니다. 제가 걸은 이 날은 사람도 많지 않았습니다. 이 아름다운 숲을 제가 독차지하고 있다는 욕심도 부려봤습니다. 사이사이 들려오는 새소리, 물소리가 정겹습니다. 






배도사 대피소를 지납니다. 


대피소는 1983년에 지어졌습니다. 대피소가 만들어지고, 긴 수염을 한 기인이 대피소에서 생활하기 시작했더랍니다. 그야말로 기인인 것이 이 사람이 무엇을 하고 다니는지 알 수가 없었답니다. 영어도 잘했다 하고, 풍수, 사주팔자도 볼 줄 알았답니다. 이 기인이 배씨라는 것이 알려지고, 이 대피소는 배도사 대피소가 되었답니다. 배도사는 언젠가부터 흔적 없이 사라졌다는군요. 


 


 

 

조계산 굴목재 천년불심길






선암사에서 출발한지 3시간, 보리밥집에서 나온지 30분이 지나 송광굴목재에 도착했습니다. 굴목재에 대한 안내문이 있습니다. 굴목재는 오래전부터 선암사와 송광사를 왕래하는 지름길이었습니다. 1600년대 이후 선암사와 송광사의 스님들이 교류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스님들이 지나가셨다 하니, 이런저런 상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옛날에 스님들은 가볍게 이 고개를 넘어갔을 것 같습니다. 수양을 많이 한 스님들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샤샤삭 가셨을 것만 같습니다. 스님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 길을 지나셨을지도 생각해 보았고요. 수양하는 의미도 있으셨겠지만, 막내 스님들이 심부름으로 힘들게 가기도 했겠지? 라는 짧은 생각도 해봤습니다.  




 

 

누군가가 아슬아슬하게 탑을 쌓았습니다.  


 

 

 

 

송광사에 가까울수록 바위 사이사이를 흐르는 물의 흐름을 많이 보게 됩니다. 물소리가 시원한 청량감을 줍니다. 기운이 좀 있다면 송광굴목재에서 천자암을 갔어야 했습니다. 천자암은 송광사에 속한 암자입니다. 천자암에는 나이가 800년이 된 쌍향수(곱향나무)가 유명합니다. 

 


 

 

 

선암사에서 출발한지 4시간이 지나 송광사에 도착했습니다. 중간에 밥 먹은 시간 1시간 빼면 3시간 정도 걸렸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보리밥은 꼭 먹어야 한다는거. 순천시에서 남도삼백리라는 도보여행길을 만들었습니다. 그중에 9번째 길은 천년불심길입니다. 굴목재길이 바로 천년불심길이 되는 것입니다. 대찰인 송광사와 선암사를 잇는 길을 걸으며, 수행자의 마음을 느껴볼 수도 있었습니다. 


 



 

안내도에서 아래 빨간 줄이 이번에 제가 걸은 길입니다. 조계산의 원래 이름은 송광산입니다. 조계종(曹溪宗)의 중흥 도량산이 되면서 조계산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고려 희종이 이름을 바꾼 것이라고도 합니다.



산의 정상을 가는 것이 아니고, 산허리를 따라가는 것이라 그렇게 힘들지 않겠거니 생각했습니다. 예상보다 쉽지 않은 발걸음이었습니다. 어쩌면 쉽지 않았기에 더 오래 기억할 수 있고, 더욱더 뿌듯하게 다가오는 듯합니다. 스님들이 지나가셨다 하니 수행자의 마음이 이러했을까라는 생각도 해보았고요. 이제는 수많은 보물과 이야기,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송광사를 구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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