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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학동 옥경이네 건생선

 

바닷가에서 생선 말리는 것을 보셨을 것입니다. 오랜 시간 보관하기 위함도 있지만 말리면서 맛이 더 응축되어 맛이 진해집니다. 많은 사람이 펄떡이는 활어를 좋아하지만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입니다. 말리 생선의 매력이 있습니다. 서울 중구 황학동에 말린 생선으로 요리를 잘하는 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건강검진받으러 서울 나들이를 했습니다. 회사 건강검진 지정병원이 서울에 있습니다. 올바른 건강검진을 위해서는 며칠 동안 금주였습니다. 건강검진이 끝나고 친구를 만나 낮술을 즐기기로 했습니다. 미식가 친구는 자신이 애정하는 곳이라면서 옥경이네 건생선에서 만나자고 합니다. 옥경이네는 서울중앙시장 안에 있습니다.

 

 

 

 

 

경기도 사람인 저는 서울중앙시장이 다소 낯설었습니다. 서울중앙시장은 1946년 문을 열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서울 3대 시장 중 하나라고 할 정도로 큰 시장입니다. 벼룩시장으로 유명한 황학동, 떡볶이로 유명한 신당동 근처입니다. 시장이 꽤 크더군요. 오늘은 시장 구경은 미뤄두고 옥경이네로 직진합니다.

 

 

 

 

 

 

옥경이네라는 식당 이름부터 친숙합니다. 유명한 대중가요 제목과 비슷해서 그런가 봅니다. 수요미시회, 6시 내고향 등에도 나왔다 적고 있습니다. 수요미식회 민어 편에서 나왔더군요. 최자로드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가수 다이나믹 듀오 최자 씨가 미식가여서 자신이 다닌 식당을 소개하는데 사람들이 이것을 최자로드라고 합니다.

 

매월 첫째. 셋째 월요일은 휴무입니다.

 

 

 

 

 

 

이때가 점심쯤 찾았습니다. 식당은 단정하고 깔끔하였습니다. 유명한 곳이라는데 손님이 없습니다. 거기다가 사장님도 없습니다. 친구는 당황하는 눈치. 다행히도 사장님은 바로 오셨습니다. 볼일 보러 잠깐 나갔다 오셨다는군요. 밥집이라기보다는 한잔 하는 곳이기에 낮에는 손님이 많지 않답니다. 

 

 

 

 

 

메뉴판을 스캔합니다. 반건조 조림, 구이, 찜, 탕. 그리고 여러 종류의 생선이 줄줄이 있습니다. 민어, 병어, 서대, 장대, 간재미, 우럭, 아귀, 대구, 갑오징어, 박대, 금풍생이(군평선이) 등 종류를 셀 수도 없습니다. 다 맛있겠습니다.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쉽게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우선 친구가 일전에 먹고 감동했던 갑오징어를 먼저 주문했습니다.

 

 

 

 

 

 

기본 반찬이 나왔습니다. 김치, 고사리, 미역 줄기 등이 있습니다. 나물을 잘 볶으셨네요. 콩나물국은 시원하게 나왔습니다. 맛도 좋고요. 기본 반찬만으로도 사장님의 음식 솜씨가 좋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나올 말린 아이들이 기대됩니다.

 

 

 

 

 

옥경이네는 자연산만 취급한답니다. 자연산이기에 가격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도시 사람들은 자연의 변화에 따라 가격 변동된다는 것을 이해 못 할 때가 많더군요. 육지와 바다 날씨가 다르다는 것도 인지를 못 하고요. 주문 후 조리에 들어가니 시간이 걸린다는 것 확인하시고요.  옥경이네 건생선 원산지는 진도, 대마도리, 군산, 목포. 대마도리를 찾아보니 진도입니다.

 

 

 

 

 

 

잠시 후 등장한 갑오징어입니다. 소, 중, 대 중에서 소입니다. 이거 소 맞나요? 살이 두툼하니 아주 실합니다. 시중에 돌아다니는 갑오징어는 작은 크기에 얄상한 것들인데, 옥경이네 갑오징어는 튼실합니다. 이게 말린 것이니까 생물이었을 때는 크기가 더욱 컸겠다 생각했습니다. 

 

 

 

 

 

갑오징어를 더욱더 맛있게 하는 것은 바로 이 소스입니다. 간장, 마요네즈, 청양고추, 깨가 합쳐져서 나오는데요. 이게 마법의 소스입니다. 물론 소스 없이 그냥 먹어도 맛있습니다.

 

 

 

 

 

갑오징어를 신나게 먹다 보니, 바닥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서둘러 다른 메뉴를 주문해야 했습니다. 이번에도 결정장애가 와서 선뜻 고르지 못하다가, 민어구이(소)를 선택했습니다. 민어가 기름지니 구우면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름이니까 보양식으로 민어가 땡기기도 했습니다. 사실 민어가 보양식이라면서 알려진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방송의 힘이 큽니다. 덕분에 민어 값이 너무 올라서 먹기 힘듭니다. 민어는 맛있습니다.

 

 

 

 

 

옥경이네에서 생선구이를 주문하면 채소 무침이 함께 나옵니다. 미나리와 양배추를 적절히 섞어 버무렸습니다. 생선살 그대로 먹어도 좋지만 채소와 함께 먹으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활어를 잡아서 바로 회를 치는 것을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활어를 바로 죽였을 때 생선 살이 사후강직으로 뻣뻣해집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식감이 탱탱하다면서 맛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초장에 푹 찍어서 초장 맛으로 먹습니다. 말린 생선은 활어와 느낌이 다릅니다. 생선을 손질해서 말리면, 비린내와 쓴맛이 날아갑니다. 말리는 과정에서 아미노산이 나와서 흔히 말하는 감칠맛이 높아집니다.

 

민어회는 비싼데 말린 민어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합니다. 말린 민어는 마르는 과정에서 풍미가 더해집니다. 말린 민어는 민어를 더욱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껍데기까지 야무지게 먹었습니다.

 

 

 

 

서울에서 맛집 좀 아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곳이더군요. 저는 미식가 친구 덕분에 좋은 맛집 하나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갈 일이 생길 듯합니다. 선이 이렇게 맛있게 마르면, 술잔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근처 황학동 벼룩시장 가서 구경도 하시고 신당동 떡볶이도 먹고 건생선에 소주 한잔도 하시고 하면 좋은 시간 보내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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