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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파정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가을 단풍을 찾아 전국 곳곳의 명소를 찾는 이들이 많습니다. 서울에도 멋진 가을 단풍명소가 있습니다. 인왕산 자락에 살며시 자리하고 있는 석파정이 오늘 찾아갈 명소입니다.  

 

 

광화문에서 버스 타고 20분 정도 올라갑니다. 경복궁과 자하문터널을 지나서 내립니다. 길 건너에 서울미술관이라고 쓰인 것이 보입니다. 이렇게만 보면 무슨 단풍명소인가? 의문이 듭니다. 서울미술관 안으로 들어가면 석파정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입장료가 있습니다. 석파정만 보면 5,000원. 서울미술관까지 같이 보면 11,000원입니다. 석파정은 11시부터 17시까지. 미술관은 10시부터 18시까지 관람 가능합니다. 마감 1시간 전에 발권 마감입니다.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관입니다. 

 

 

 

 

 

오늘은 가을을 즐기는 것이 목적이기에, 석파정만 보기로 합니다. 입장권을 내고 3층으로 올라갑니다. 3층으로 올라가니 서울미술관 설립자의 홍보 영상이 계속 돌고 있습니다. 그 사이로 낯익은 그림이 보입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이중섭 화가의 '황소'입니다. 작품 옆 설명을 보면 진품 같습니다. 인터넷 사진으로만 보던 작품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것이 특별했습니다.

 

 

 

 

 

3층 밖으로 나가면 단풍 진 가을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감나무에는 단감이 탐스럽게 열렸습니다. 마치 숨겨둔 보물섬을 찾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꼭꼭 숨겨 두었다가 너만 몰래 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잔디가 깔린 곳으로 가보니 억새가 바람에 흩날리고 있습니다. 조형 작품도 볼 수 있습니다. 저 뒤로 보이는 북악산에도 울긋불긋 단풍이 보입니다. 최근에 북악산 북측 길을 개방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올해는 넘어가고, 내년 봄에는 북악산을 찾아봐야겠습니다.

 

 

 

 

 

특별히 어느 순서로 보아야 한다는 것은 없습니다. 삼층석탑부터 걸어도 되고, 직진해도 되고요. 위 사진에 보이는 한옥부터 가도 됩니다. 저는 삼층석탑 쪽으로 오릅니다. 그리고 한옥이 보이는 곳에 앉았습니다. 서울 시내에 큰 한옥이 있다는 것은 뭔가 특별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맨 위에 있는 곳은 별채이고, 아래는 사랑채입니다. 별채는 관람객이 갈 수 있는데, 사랑채로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한옥은 조선시대 철종 때 영의정을 지낸 김흥근의 별서입니다. 별서는 별장처럼 만들었으나, 별장보다는 좀 더 자주 드나드는 집입니다. 김흥근은 이곳을 삼계동 정사라 이름을 지었습니다. 부암동 일대는 권력가들이 집을 짓고 많이 살았었다고 합니다. 인왕산과 북악산으로 이어지는 주변 풍경이 좋았던 것입니다.

 

고종 즉위 후 흥선대원군이 김흥근에게 별서를 팔라고 했답니다. 집과 주변 풍경이 맘에 들었던 것입니다. 김흥근이 안 팔았습니다. 김흥근과 흥선대원군은 정치적으로 대립 관계였습니다. 흥선대원군은 아들 고종을 이 집에 데리고 와서 하룻밤 자게 합니다. 성리학 예법에 왕이 머문 곳에 신하가 살 수 없다는게 있답니다. 어쩔 수 없이 김흥근은 흥선대원군에게 이 집을 넘기게 됩니다. 

 

 

 

 

 

6ㆍ25 전쟁 이후에는 보육원, 병원 등으로 사용하기도 했답니다. 여기가 군사보호구역, 문화재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 등으로 묶이면서, 쉽게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경매에 나와도 유찰되었고요. 그러다 어느 기업가가 구입하고, 미술관을 짓게 되었습니다. 석파정도 공개하게 된 것입니다.

 

 

 

 

 

본격적으로 가을 풍경을 느끼며 걸어봅니다. 울창한 나무 사이에 완만하게 오르막길이 있습니다. 길을 따라 걸으며 아름다운 가을을 만납니다. 밝고 환한 길을 걸으니 제 마음도 가볍습니다. 어쩌면 길이 이렇게 예쁠까요? 조용히 발걸음을 옮기며, 이 가을과 단풍과 조우합니다.

 

 

 

 

 

누가 이 가을을 쓸쓸한 계절이라 했답니까? 가을은 절대 쓸쓸하지 않습니다. 화사하고 행복한 계절입니다. 따스하게 손을 잡고 걸으며, 이 가을을 즐기면 더욱더 아름다운 계절이 됩니다. 가을은 행복한 계절이고 사랑스러운 계절입니다.  

 

 

 

 

 

청설모 한 마리가 반갑게 마중 나왔습니다.

 

 

 

 

 

석파정을 이번에는 가을에 왔지만, 사계절 언제와도 참 좋겠더군요. 계절의 특징이 뚜렷하게 느껴지겠습니다. 봄날 연초록의 잎이 나올 때도 좋을 것이고, 여름날의 화사한 푸르름도 우리를 맞이해 줄 것입니다. 가을의 알록달록 단풍의 아름다움은 당연하고, 겨울에 하얀 눈이 왔을 때는 차분함이 느껴질 것입니다.

 

 

 

 

 

숲길을 따라 걷다가 커다란 바위를 만납니다. 코끼리 바위라고 불립니다. 자세히 보면 코끼리 옆 모습이 보입니다. 자고로 비범하게 생긴 바위에는 전설 한 토막 따라옵니다. 아이가 없던 노부부가 바위 앞에서 소원을 빌었더니 아이를 갖게 되었답니다. 어머니가 아들의 시험 합격을 기원하고, 아들은 시험에 합격하여 출세하였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소원을 들어주는 행운의 바위입니다. 여러분도 소원 하나 빌어보시지요.







 

 

 

 

 

왼쪽 아래 석파정 지붕이 보입니다.

 

 

 

 

 

여기가 석파정입니다. 우리가 정자하면 떠오르는 그런 옛 스런 느낌이 아닙니다. 스타일이 좀 모호합니다. 한국과 중국(청나라)의 건축양식을 결합해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김흥근이 청나라에서 기술자를 데려와 지었다는 썰이 있습니다. 

 

석파정은 유수성중관풍루(流水聲中觀楓樓)라고도 부릅니다. 흐르는 물소리 속에서 단풍을 바라본다는 뜻입니다. 가을 갈수기라 물은 흐르지 않지만, 마음속으로 물을 흘려보내면서 고운 단풍을 바라봅니다.

 

 

 

 

 

푸른 하늘에 단풍나무 별이 반짝입니다.

 

 

 

 

 

석파정 천세송. 천년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천세송이라는 이름이 지었답니다. 수령이 천년은 아니더라도 수백 년은 되었을 것입니다. 오랜 세월 석파정을 묵묵히 바라보고 지켜주고 있는 노송입니다.

 

 

 

 

 

천년송 옆으로 큰 바위가 있습니다. 바위 앞에서 기도 올리는 분도 있습니다. 바위 위에는 삼계동(三溪洞)이란 글자가 뚜렷하게 보입니다. 김흥근이 삼계동 정사라 이름 지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흥선대원군은 김흥근의 별서를 갖게 되면서 이곳을 석파정(石坡亭)이라 이름 짓습니다. 석파정 주변이 바위 언덕으로 이루어졌기에 지어진 이름입니다. 그리고 흥선대원군 자신의 호를 석파라 하였습니다.

 

 

 

 

 

별채로 올라갔습니다. 벤치에 앉자 가을 햇살을 받습니다. 봄 햇살은 며느리에게 내보내고, 가을 햇살에는 딸을 내보낸다는 말이 있습니다. 시어머니의 못된 마음이 보이지만, 친정엄마의 딸 생각하는 마음도 보입니다. 그만큼 가을 햇살이 봄 햇살보다 좋다는 것입니다. 가을 햇살은 그 어떤 영양제보다도 좋은 보약입니다. 가을 햇살 듬뿍 받으며 즐거운 대화를 이어갑니다.

 

 

 

 

 

고종 황제가 석파정에 행차하셨을 때 기거하시던 방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니가 찐이다.

 

 

 

 

 

석파정 별채입니다. 아래 사랑채에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한옥 처마 너머로 이어지는 가을의 단풍을 만납니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있는 석파정을 다녀왔습니다. 석파정 주변으로 펼쳐지는 자연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어느 계절, 어떤 날씨에 가더라도 석파정만의 특별한 분위기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왠지 앞으로도 종종 찾을 듯합니다. 석파정은 물을 포함해서 음식물 반입금지입니다. 애완동물도 들어갈 수 없습니다. 


석파정을 나와 언덕길을 올라 윤동주문학관 쪽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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