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가을 백양사

 

이번에는 남쪽으로 가을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전라남도 장성군에 있는 백양사가 목적지입니다. 몇 년 전 내장산을 다녀오면서 다음에는 백양사를 와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백양사도 내장산의 한 줄기입니다. 특히 SNS에서 본 백양사 쌍계루의 가을 모습이 제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백양사까지 기차와 버스를 이용했습니다.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호남선 백양사역에서 내렸습니다. 백양사역에서 나오면 장성사거리터미널이 있습니다. 터미널에서 백양사까지 시내버스를 타고 왔습니다. 백양사 버스 정류장에서 백양사 경내까지는 30분 정도 걸어가야 했습니다. 위 사진을 보시다시피 단풍의 절정은 지났고, 잎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백양사 버스 정류장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식당가가 이어집니다. 식당이 꽤 많습니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백양사를 찾는다는 것이겠지요. 차를 갖고 온 것이 아니니 식당에서 막걸리 한잔하고 올라갈 심산이었습니다. 그런데 백양사 뒤에 일정이 있어서 이번에는 그냥 지나칩니다.

 

 

 

 

 

단풍 구경하면서 무심히 지나가는데 길 양쪽으로 기둥이 서 있습니다. 한자가 쓰여 있는 것이 예사 기둥은 아닌 듯합니다. 아래 안내문을 보니 '백양사 법계'라고 쓰여 있습니다. 법계는 사찰의 경계를 나타내는 것이랍니다. 원래는 장승이 있었는데 1924년에 마을주민과 스님들이 장승 대신 법계를 세웠다고 합니다.

 

 

 

 

 

 

단풍터널을 지나갑니다. 절정은 지났다고는 하지만 단풍터널을 지나가는 여행자는 설렘 가득합니다. 앞으로 어떤 모습이 이어질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백양사까지는 완만하고 평평한 길이어서, 걷기 힘들지 않았습니다. 길이가 길어서 그렇지 어르신들도 걸을 수 있고 유모차도 무난히 올라갈 수 있습니다.

 

 

 

 

 

백양사 매표소에 왔습니다. 입장료가 있습니다. 내장산은 국립공원이라 입장료가 없고 백양사에 대한 입장료입니다. 어른은 3천 원입니다. 주차비도 함께 받습니다. 주차비는 5천 원입니다.

 

 

 

 

 

사진 촬영하기 좋은 곳이라는 안내판이 보입니다. 백양사에서부터 내려오는 약수천 물이 연못을 만들었습니다. 연못 뒤로 백학봉(白鶴峰)이 보입니다. 백학봉이 하얀 날개를 펼치고 있습니다.  

 

 

 

 

 

백양사의 단풍잎은 아기단풍이라고 불립니다. 다른 지역 단풍보다 크기가 작은 것이 아기 손바닥 모양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가을이 되면 붉게 물든 단풍잎이 아기의 발그레한 볼을 연상시키기 때문입니다. 

 

 

 

 

 

 

 

 

 

물가에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사람들 있는 곳으로 다가가 보니 백양사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쌍계루가 보입니다. 푸른 하늘에 하얀 바위와 더해진 쌍계루의 풍경은 절경입니다. 누군가는 우리나라 사찰에 있는 누각 중 백양사 쌍계루를 제일로 꼽기도 하였습니다. 

 

 

 

 

 

사진도 열심히 찍었지만 그냥 멍하니 이 풍경을 바라보았습니다. 쌍계루 뒤로 울긋불긋 단풍이 이어졌으면 더 예뻤겠지, 이렇게 깔끔하고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습니다.

 

 

쌍계루(雙溪樓)는 고려시대인 1350년에 처음 지어졌습니다. 당시에는 교루라고 불렸답니다. 다리 위에 지어진 누각이라는 뜻입니다. 이후에 교루가 부서지고 다시 세우고 했답니다. 현재의 쌍계루는 1980년에 지어진 것입니다. 쌍계루라는 두 개의 물줄기 위에 있는 누각이라는 뜻입니다.

 

 

 

 

 

쌍계루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쌍계루에 올라서 바라보는 풍경도 좋습니다.

 

 

 

 

 

백양사에는 비자나무숲이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제153호입니다. 비자나무는 제주도에서만 있는 줄 알았는데 백양사에 있다는 것은 몰랐습니다. 비자나무가 따뜻한 곳에서 자라는 나무인데 백양사가 온화한 곳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고려시대 각진국사가 비자 열매를 주민들에게 나눠주기 위해서 심은 것이 지금까지 이어온 것이라 합니다. 비자 열매가 구충제로 쓰였습니다.

 

춘백양추내장(春白羊秋內藏)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봄에는 백양사, 가을은 내장사 경치가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봄에 백양산이 좋은 것은 비자나무와도 관련 있습니다. 비자나무에 꽃이 피는 모습이 그렇게 절경이라고 합니다. 봄날에 다시 와봐야겠습니다.

 

 

 

 

 

물 위에 떨어진 단풍잎이 예뻐서 사진 찍어봤습니다.

 

 

 

 

 

대웅전 뒤로 백학봉이 보입니다. 백학봉이 백양사를 포근하게 감싸고 있습니다. 단풍으로 물든 모습이 아니어도 백학봉과 백양사의 어우러지는 풍경은 가히 절경입니다. 백양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8교구 본사입니다. 상당히 큰 절입니다. 632년(백제 무왕 33년)에 여환선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집니다. 처음에는 백암사라 했고 정토사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백양사(白羊寺)로 이름을 바꾸게 된 스토리가 있습니다.

 

조선 선조 때 환양선사가 법회를 열었습니다. 법회를 연 지 3일째 되던 날 하얀 양이 스님의 설법을 들었답니다. 법회가 끝난 밤에는 스님의 꿈에 하얀 양이 나타났답니다. '나는 천상에서 죄를 짓고 양으로 변했는데 이제 스님의 설법을 듣고 다시 환생하여 천국으로 가게 되었다'라고 말을 하였답니다. 다음날 흰 양이 죽어 있었답니다. 그 이후 절 이름을 백양사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대웅전입니다. 백학봉의 드센 기운을 막기 위해 팔작지붕 형태로 높게 지었답니다. 백양사 내 다른 건물에 비하여 대웅전 규모가 큽니다. 대웅전 앞에 석탑과 석등이 없는 것도 달라 보였습니다. 대웅전 안에 들어가서 부처님에게 절을 올립니다.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무사히 여행 마치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아봅니다.

 

 

 

 

 

백양사는 다른 절과 가람 배치가 다릅니다. 가운데 마당이 있고 마당을 전각들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진각과 칠성전이 하나의 지붕에 같이 있는 것이 독특합니다.

 

 

 

 

 

서방정토에 머물면서 중생을 극락으로 이끈다는 아미타불을 모신 전각이 극락보전입니다. 백양사에서 가장 오래된 전각입니다. 백양사 극락보전의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이 보물 제2066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창문 너머로 아미타불을 보았습니다. 일단 커다란 크기(205㎝)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목조 기법과 소조 기법을 함께 적용하였다 합니다.

 

 

 

 

 

 

커다란 건물은 우화루입니다. 우화루 오른쪽에 있는 나무는 매화나무입니다. 백양사 매화나무는 고불매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 4대 매화나무 중 하나로 꼽힌답니다. 지금은 잎이 다 떨어져 매화나무의 느낌이 나진 않습니다. 초봄에 매화꽃이 활짝 핀 모습을 상상합니다.

 

백양사는 고불총림이었습니다. 백양사 매화나무가 고불매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입니다. 총림을 쉽게 비유하자면 불교의 종합대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백양사 고불총림은 2019년 지정해제 되었습니다.

 

 

 

 

 

 

 

대웅전 뒤로 돌아가니 팔 층 석탑이 보입니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습니다. 깨달음과 열반으로 이끄는 수행의 여덟 가지 길인 팔정도를 상징하고 있다고 합니다. 늘씬하게 뻗어 오른 석탑이 보기 좋습니다. 석탑 주변으로 감나무와 모과나무에 열매가 달렸습니다. 가을의 결실과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쌍계루 앞 단풍 앞에서 사진 찍는 사람이 많습니다.

 

 

 

 

 

내려가면서 만난 풍경

 

 

 

 

 

전라북도 남원에 있는 친구를 보려고 합니다. 백양사에서 시내버스 타고 장성역으로 향합니다. 장성역에서 광주송정역을 거쳐 광주 유스퀘어 터미널까지 갑니다. 버스 타고 남원까지 가는 여정입니다.

 

 

 

 


다행히 늦지 않게 백양사 버스정류장까지 왔습니다. 버스 타고 장성역으로 향합니다. 버스 맨 앞자리에 앉습니다. 백양사 입구에 단풍나무가 멋들어지게 남아 있는 것이 보입니다. 휴대폰 카메라를 서둘러 꺼내서 사진 찍습니다. 가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11월 중순 백양사는 단풍 구경하기에는 다소 늦은 때입니다. 11월 초에 다녀왔으면 딱 좋았겠더군요. 11월에는 회사일이 많아서 움직이질 못할 때였으니 올해는 어쩔 수 없습니다. 백양사는 가을만 아름다운 것이 아닙니다. 봄에 새잎이 돋아날 때의 모습도 푸릇한 모습이 예쁩니다. 단풍 절정의 시기가 지나긴 했지만 저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가을 나들이였습니다. 백양사는 언제고 다시 찾고픈 아름다운 절입니다.

 

 

300x250
반응형
그리드형
,
250x250
BLOG main image
랄랄라 라오니스
명랑순진한 라오니스의 대한민국 방랑기
by 라오니스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2101)
이야기꽃 (100)
서울특별시 (67)
인천광역시 (68)
경기도 (161)
강원도 (184)
경상북도 (175)
대구광역시 (28)
경상남도 (140)
부산광역시 (52)
울산광역시 (9)
전라북도 (93)
전라남도 (187)
광주광역시 (15)
충청북도 (100)
충청남도 (184)
대전광역시 (24)
제주특별자치도 (374)
평택,안성 (139)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03-29 16:53
세로형
반응형
라오니스'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