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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공세리성당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명소들이 있습니다. 화려하고 웅장한 볼거리가 있는 곳은 아닙니다. 그냥 마음이 가는 곳. 소소하지만 정감 가는 곳들입니다. 그중의 한곳이 충청남도 아산에 있는 공세리성당입니다. 나무에 잎이 다 떨어진 어는 늦가을에 공세리성당을 찾았습니다.

 

 

공세리성당은 아산에 있지만, 제가 사는 평택과 가깝습니다. 평택에서 아산만 방조제를 지나면 바로 있습니다. 마침 아산만 방조제 부근 평택호 관광단지를 갈 일이 있었고, 시간 여유가 있어서 성당을 찾게 되었습니다. 성당 앞에 주차장이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성당을 바라봅니다. 늦가을이어서 나무에 잎은 거의 다 떨어졌습니다. 화사함과 쓸쓸함이 공존합니다.

 

 

 

 

 

공세리성당을 예전에도 몇 번 왔습니다. 화사하게 벚꽃이 필 때도 오고, 햇살이 반짝이는 계절에도 왔습니다. 이렇게 가을 분위기가 날 때는 처음입니다. 계획에 없는 방문이어서 그런지 묘한 긴장감이 있습니다. 마치 거리에서 오래된 친구를 만났을 때의 느낌이랄까요? 주차장에서 성당까지 오르막길을 오릅니다. 발걸음이 점점 길게 이어질수록 성당이 가까이 다가옵니다.

 

 

 

 

 

성당 앞에 마주 섰습니다. 성당이 예쁩니다. 저만 이런 생각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여러분이 보기에도 예쁘지 않습니까? 2005년에는 한국관광공사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공세리성당을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예쁜 곳은 영화, 드라마에서도 놓치지 않고 촬영지로 선택합니다. 무려 70여 편을 촬영했다고 합니다.

 

저에게 공세리성당이 예쁘다는 이미지가 강렬하게 꽂혀 있는 장면이 있습니다. 어느 햇살 좋은 날 일요일이었습니다. 여기 성당에서 결혼식 하는 장면을 봤습니다. 그때 신랑 신부의 순수한 매력이 수년이 지났음에도 잊히지지 않습니다.

 

 

 

 

 

푸른 하늘 속에 빛나는 붉은 벽돌의 공세리성당

 

 

 

 

 

성당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아담한 모습이지만 기품이 있고 따스함이 있습니다. 마치 유럽의 어느 작은 마을에 있을법한 성당이 이렇지 않을까? 라는 상상을 해봅니다.

 

단정해 보이는 성당이어서 최근에 지은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공세리성당은 역사가 깊습니다. 성당의 시작은 1890년입니다. 처음에는 한옥을 개조해서 성당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신도수가 늘어나면서 새롭게 본당을 만듭니다. 1922년 사진 속의 고딕풍 성당이 만들어집니다. 성당 건물만 보면 100년이 된 것입니다.

 

 

 

 

 

본당 옆에는 박물관도 있습니다. 공세리성당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와 천주교 박해 등에 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박물관에서 의외의 역사를 만납니다. 고약 아십니까? 특히 종기 치료제로 고약의 인기가 많았습니다. 고약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이명래 고약입니다. 이명래 고약이 공세리성당에서 나온 것입니다. 공세리성당 초대 신부님이 프랑스에서 고약 만드는 법을 배워 왔습니다. 신부님을 돕던 이명래라는 분이 고약 만드는 방법을 전수받아서, 이명래 고약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공세리성당은 오랜 역사를 가졌기에 천주교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곳입니다. 성당 한쪽에는 순교자 묘지가 있습니다. 1801년 신유박해 때부터 1873년 병인박해가 끝날 때까지 천주교를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목숨을 읽은 순교자들을 위한 공간이 있습니다. 충청도 서쪽을 내포라 불립니다. 뱃길로 중국과 가깝습니다. 천주교가 일찍부터 들어왔고, 그만큼 많은 순교자가 있었습니다.

 

 

 

 

 

마리아 앞에서 기도를 올립니다. 제가 천주교 신자는 아닙니다. 저는 종교가 없습니다. 성당, 절, 교회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꼭 종교를 믿지 않더라도 기도를 올리고, 제 마음의 소리를 전하곤 합니다. 12월이 가까워지면 성당에 좀 더 가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합니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우니까요.

 

크리스마스라고 해서 특별하게 지낸 적은 없습니다. 그래도 올해 크리스마스는 분위기가 너무 쓸쓸합니다. 산타할아버지도 자가격리해서 1월 9일에나 오신다고 하니, 선물도 제때 못 받을 것 같고요.

 

 

 

 

 

성당에 와서 기도를 올릴 때는 작은 초 하나에 불을 밝힙니다. 공세리성당뿐만 아니라 다른 성당에서도 촛불을 판매합니다. 남자는 핑크.

 

 

 

 

 

공세리성당에는 커다란 나무가 많습니다. 본당 앞에는 수령이 350년 정도 된 거대한 팽나무가 있습니다. 성당 안에는 수령이 350년이 넘은 국가 보호수가 4그루나 있습니다. 국가 보호수로 지정되지 않았어도, 성당 곳곳에는 아름드리나무와 작은 나무들이 어우러지면서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냅니다.

 

 

 

 

 

공세리성당이 있던 곳은 공세창(貢稅倉)이 있던 곳입니다. 충청남도 서부지역에서 거두어들인 조세를 보관했던 곳입니다. 공세리에서 모은 조세는 뱃길로 서울로 옮겨가는 것입니다. 공세리는 바다와 가깝습니다. 1762년에 공세창은 그 역할을 끝냅니다. 그 터에 성당을 지은 것입니다. 공세창이 있을 때 심은 나무들이 오늘날에 큰 나무가 되었고, 성당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공세리성당은 성당 차제가 가진 특별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 분위기가 사랑스럽기에 저는 공세리성당을 좋아합니다. 성당을 거닐면서 복잡하고 어지러운 생각을 정리하고, 혼란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힐 수 있어서 좋습니다.

 

공세리성당 주변으로 볼거리, 먹거리도 많습니다. 삽교천 방조제를 지나면 삽교천 유원지에서 수산물도 먹고 놀이동산에서 놀 수도 있습니다. 인주장어촌에서 장어도 먹고요. 성당 가까이에 피나클랜드가 있습니다. 세계꽃식물원, 외암민속마을도 멀지 않습니다. 온양온천에서 뜨끈하게 휴식을 취해도 좋고요. 온양이 아산입니다. 성당만 가보셔도 좋고, 성당과 함께 당진, 아산을 함께 돌아보시는 것도 좋은 시간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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