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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 계열사

 

우리나라 어디를 가더라도 치킨집은 꼭 있습니다. 치킨공화국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약 3만 6천 개의 치킨집이 있다고 합니다. 수많은 치킨집이 장사를 시작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문을 닫는 집도 있습니다. 치킨집은 치열한 경쟁 속에 있습니다.

 

그 많은 치킨집 중에서도 전통의 강자라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있는 계열사라는 치킨집입니다. 서울 3대 치킨집 중 하나라고도 합니다.

 

 

 

어느 햇살 좋은 가을날 종로구 부암동, 청운동 일대를 거닐었습니다. 석파정에서는 단풍을 보고, 문학도서관에서는 책을 읽고, 윤동주 문학관에서는 시를 읽었습니다.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오랜만에 나들이인데, 맛있는 것을 먹어보고자 합니다. 계열사(鷄熱社)에서 치킨을 먹기로 합니다.

 

처음 가면 찾기 어려울 수도 있겠더군요. 도로에서 살짝 안쪽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계열사라는 이름부터 여느 치킨집과는 다릅니다. 계열사라 하면 대기업 계열사가 먼저 떠오르기도 하고요. 계열사는 '닭이 열 받아 모인 곳'이라는 뜻입니다. 닭이 열 받을 만 하지요. 덕분에 우리는 맛있게 먹고요.

 

 

 

 

 

입구에는 대기자 이름 적는 것이 있습니다. 한창때는 손님이 엄청나게 오는가 봅니다. 계열사는 여러 방송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생활의 달인에도 선정되셨고, 수요미식회에도 출연하였습니다. 최근에는 놀면뭐하니에서 유재석 씨가 닭터유로 변신하면서 찾은 치킨집이 계열사입니다. 계열사라는 이름의 치킨집이 전국에 여러 곳 있더군요. 체인점을 낸 것 같은데, 부암동 계열사가 본점입니다.

 

 

 

 

 

제가 들어갔을 때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습니다. 보통 치킨 하면 저녁에 치맥으로 먹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대낮부터 치맥을 즐기는 분들이 많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들어온지 30분 정도 지나고,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이 되면서 빈자리가 보입니다. 지하에도 공간이 있습니다. 복닥복닥한 분위기에서도 직원분들이 친절하셨습니다.

 

 

 

 

 

누가 정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계열사는 서울 3대 치킨 중 하나라고 합니다. 막상 인터넷 검색으로 3대 치킨집을 찾아보면 3집이 넘어갑니다. 다 합치면 10대 치킨은 될 듯합니다. 그래도 3대 치킨으로 어떻게 나누어도 계열사는 꼭 포함되더군요.

 

메뉴판이 재밌습니다. 치킨 맛집으로 알려진 곳이니, 치킨만 판매하는 줄 알았습니다. 메뉴가 아주 다양합니다. 생굴, 꽁치김치찌개, 과메기 등은 다른 치킨집에서는 볼 수 없는 메뉴입니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양념통닭이 없습니다. 오로지 후라이드로 승부하는 곳입니다. 치킨은 후라이드죠.

 

 

 

 

 

주문을 하고 기본세팅이 이루어집니다. 앞접시, 치킨무, 양념소스, 소금이 나왔습니다. 치킨무와 양념소스는 우리가 예상하는 맛과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저는 소금이 특별해 보였습니다. 그냥 일반적인 소금은 아닌 듯합니다. 죽염 같기도 하고요. 소금이 좋았습니다.

 

 

 

 

 

막걸리 잔 아니고요. 뼈 버리는 그릇입니다.

 







 

 

 

 

 

입구 옆에는 봉투, 소금, 양념 소스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부암동 계열사의 경우는 배달은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포장은 가능합니다. 다른 지역의 계열사는 배달이 가능한 매장도 있습니다. 치킨 포장은 저런 누런 봉투에 담겨 있는게 제일 어울립니다. 봉투에 기름이 번지고 그래야 나 치킨이에요 하는 것 같고요.

 

 

 

 

 

주문하고 10여 분 정도 지난 후에 치킨이 나왔습니다. 치킨과 함께 감자도 사이사이 들어 있습니다. 노리끼리한 색깔부터가 후라이드 치킨의 정석을 보는 듯합니다. 치킨 특유의 기름향은 식욕을 더욱 자극합니다. 방송에서는 치킨 튀길 때 양파를 먼저 넣는다고 합니다. 치킨의 잡내를 양파가 흡수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구운소금과 청주로 염지를 한다고도 하고요.

 

 

 

 

 

여러분은 치킨 드실 때 어디부터 드시나요? 저는 날개부터 먹습니다. 날개 특유의 쫄깃함이 좋습니다. 날개 먹으면 바람 피운다지만, 현재 아무도 안만나기에 의미 없고요. 그리고 뼈 쪽을 공략합니다. 치킨은 뜯어야 하니까요. 닭다리는 나중에, 가슴살은 마지막에 먹습니다.

 

계열사 치킨은 명성 그대로였습니다. 뭐 치킨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니야? 하겠지만, 제 입맛에는 맛있었습니다. 튀김옷이 얇으면서도, 살은 보드랍습니다. 느끼함도 느껴지지 않고요. 감자도 맛나게 튀겨졌습니다. 찐감자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촉촉하게 잘 익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가 있습니다.

 

 




치킨 먹는데 맥주가 빠질 수 없습니다. 치킨과 맥주는 썩 어울리는 궁합은 아니라고 합니다. 둘 다 요산 수치가 높아서 함께 먹으면 관절에 요산이 쌓여 통풍을 일으킨다고도 하더군요. 치맥을 매일 먹는 것도 아니고, 이 정도는 맛있게 먹어도 되지 않을까요? 낮술로 임하는 치맥의 향기는 아름답습니다. 


 

 

 


그래도 치킨의 왕좌는 닭다리입니다. 치킨 주문하기 전에는 치킨 다 먹고, 골뱅이 국수까지 먹어볼 심산이었습니다. 치킨 하나로 어른 2명이 먹으니 배부릅니다. 골뱅이국수까지 먹으려면 어른 3명은 함께해야겠습니다.  

 

 



 

치킨 드시고 창의문 구경도 해보심은 어떨까 합니다. 계열사 나와서 100m 정도만 걸어가면 됩니다. 조선이 한양으로 도읍을 정하고 성을 쌓습니다. 동서남북으로 대문을 만듭니다. 흥인지문, 돈의문, 숭례문, 숙청문(숙정문). 사대문 사이사이에 사소문을 만듭니다. 홍화문, 소덕문, 광희문 그리고 창의문입니다. 창의문은 북서쪽에 만든 문입니다. 


창의문(彰義門)은 올라는 것을 드러나게 한다는 뜻입니다. 북서쪽에 있다고 해서 북서문이라 불리지는 않습니다. 근처 계곡의 이름을 빌어 자하문이라는 별칭이 있습니다. 숙정문과 창의문이 풍수지리적으로 문을 내면 안된다는 의견이 있었답니다. 문을 닫고, 소나무를 심어 출입을 통제하였습니다. 


 


 


창의문 안 천장을 보면 새가 그려져 있습니다. 전설 속에 내려오는 봉황을 그린 것이라고 합니다. 그림과 관련하여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창의문 밖 지형이 지네 형태랍니다. 지네의 독기가 궁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입니다. 지네의 천적인 닭을 그려 넣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치킨을 먹고 와서 그런지 닭처럼 보입니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있는 계열사에서 치킨을 먹었습니다. 치킨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친숙한 음식입니다. 계열사의 후라이드는 치킨의 정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온갖 화려함이 난무하는 치킨 춘추전국시대에 기본에 충실한 치킨이었습니다. 계열사에서의 맛있는 치맥은 가을 마음속 단풍을 채넣는데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별도의 주차공간이 없습니다. 12시 오픈, 23시 30분 마감. 매주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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