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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축산물시장

고기 좋아하시죠? 불판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의 유혹을 참기는 어렵습니다.식당에 가서 먹기도 하고,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기도 합니다. 그 고기는 어디서 올까요? 수도권의 경우 서울 마장축산물시장을 거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장축산물시장은 일반 소비자도 고기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워 먹을 수도 있습니다.   

마장축산물시장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고기 좀 먹는다는 분들은 마장동이라는 지역명이 친숙할 수밖에 없습니다. 친구가 마장축산물시장에서 소고기를 저렴하게 잘 먹었답니다. 마침 자기가 시장 근처에 갈 일이 있는데, 괜찮으면 함께하자는 말에 길을 나섰습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마장역 2번 출구로 나와 5분 정도 걸어가니 마장축산물시장이 나옵니다. 마장축산물시장은 동서남북으로 문이 있습니다. 남문 쪽은 도매상이 주로 있고, 서문과 북문은 일반 소비자가 찾는 소매상이 많다고 합니다. 북문 쪽으로는 먹자골목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대 축산물시장답게 정육점들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먼저 마장동의 역사를 알아보겠습니다. 조선시대 마장동 일대에 살곶이목장이 있었습니다. 살곶이목장에서는 왕실, 관청에서 필요한 말을 길렀습니다. 말을 길렀기에 동네 이름이 마장동(馬場洞)이 된 것입니다. 살곶이목장은 나중에 군사 훈련장, 왕이 행차할 때 쉬어가는 곳으로도 활용하였습니다. 토지를 개간해서 농경지로도 사용하였습니다.

일제강점기 일본은 서울에 있는 가축시장과 도축장을 마장동으로 이전하려 했습니다. 마장동이 교통도 좋고, 청계천 하류와 접해 있어 폐수 처리에도 좋았기 때문입니다. 해방 후 1958년에 가축시장, 도축장, 축산물시장이 모두 마장동에 들어섰습니다. 1974년에 가축시장, 1998년에 도축장이 문을 닫았고, 지금은 축산물시장만 남았습니다.

 

 

시장에서 고기를 구입한 후 식당에 가서 상차림비를 내고 구워 먹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시장 안에 가게가 많은데, 그중에서 착한축산이라는 곳에서 고기를 구입했습니다. 인터넷 검색하다가 맛있게 먹었다는 리뷰를 봤습니다. 사장님인지는 모르겠으나 젊은 남자분이 친절하게 맞이해 준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고기는 원하는 부위를 원하는 양만큼 담아줍니다. 한우 아랫등심, 살치살, 치마살을 구입했습니다. 소고기를 여러 부위로 나눈다지만 그래도 가장 기본은 등심입니다. 새우살 있는 아랫등심으로 400g 가까이 샀습니다. 살치살과 치마살은 100g 정도로 해서 도합 600g 정도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6만 5천 원 계산했습니다.

원래는 상품을 랩포장하고 중량, 개체번호, 부위, 등급 등이 적힌 라벨을 붙이는 것이 원칙입니다. 저희는 고기 써는 것도 직접 봤고, 바로 먹을 것이기에 라벨링은 생략했습니다.

 

 

구입한 고기는 시장 안 식당에서 상차림비를 내고 구워 먹을 수 있습니다. 제가 찾은 곳은 '고기랑식당' 이라는 곳입니다. 고기랑식당은 찌개, 비빔밥, 순대국 등을 파는 일반적인 식당입니다. 고기랑식당의 상차림비는 1인당 6천 원입니다. 육회 거리를 갖고 가면 무침 비용으로 5천 원을 받고요.

 

 

불판은 숯불과 철판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철판에다 굽기로 합니다.  숯불은 불 조절이 쉽지 않기에 자칫 태워 먹을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육즙도 밑으로 빠지고요. 안전하게 가스불에 철판으로 했습니다. 철판에 구워야 소고기 로스를 제대로 먹을 수 있습니다. 야외라면 숯불로 했을 수도 있습니다.

 

 

기본 반찬으로 파무침, 콩나물, 마늘, 김치 등이 나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양파 채 썬 것하고 쌈채소도 나옵니다. 고기 찍어 먹을 소금, 쌈장도 있습니다. 저는 고기 먹을 때 다른 반찬은 잘 먹진 않습니다. 특별히 반찬에 손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소고기 살짝 구워서 그냥 먹거나 소금만 살짝 찍어 먹는 게 맛있습니다. 쌈도 안 싸 먹습니다. 술은 마십니다.  

 

 

차돌박이는 서비스

고기 살 때 얼마나 사야 할지 감이 안오실텐데요. 남자는 300g 정도, 여자는 200g 정도 사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습니다. 여자도 더 먹을 수 있습니다. 남녀차별 아닙니다. 구울 대 지방은 녹으면서 빠져나가서 실 중량은 줄어듭니다. 저는 600g 정도 샀더니 다소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절대 남기지 않습니다. 

 

 

불판에 기름칠한다는 의미로 차돌박이를 먼저 구웠습니다. 그리고 등심이 올라갑니다.

소 등을 생각해보시면 등심이 꽤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소 등 전체가 다 등심은 아니지만요. 그래서 등심은 크기 때문에 윗등심, 아랫등심으로 두 덩어리로 나누어서 유통합니다. 윗등심에 살치살이 있고, 아랫등심에 새우살이 있습니다. 윗등심을 다시 반으로 나눕니다. 반으로 나눈 것에서 아래쪽을 꽃등심이라 부릅니다. 

저는 새우살이 먹고 싶었기에 아랫등심을 구입했습니다. 고기 살 때 원육을 새로 뜯어서 아랫등심 위쪽으로 잘 썰어주셨습니다. 새우살은 모양이 새우 모양이라서 새우살입니다. 위 사진에서 보면 왼쪽 부분입니다. 새우살은 등심 꽃살이라고도 합니다. 아랫등심에서 새우살 뺀 부분은 알등심이라고도 부릅니다. 아무튼 같은 등심이라도 새우살, 살치살이 많이 있는 쪽이 맛있습니다. 이번에 먹은 등심도 맛있었습니다.

 

 

고기가 불판 위에 여러 번 왔다 갔다 하면서 지저분해졌습니다. 살치살이 올라갑니다. 살치살은 윗등심에 붙어 있습니다. 윗등심에서 살치살 부분만 따로 떼어내는 것입니다. 살치살은 마블링이 잘 퍼져 있어서 연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외국은 통으로 등심으로 먹지만 우리나라는 세세하게 부위를 나눕니다. 우리나라는 120개 정도로 나눈다고 합니다. 유럽이 40~50개로 나누는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가 세밀합니다. 다양하게 맛을 즐기는 것이겠고요.

 

 

고기가 불판에 한 점 두 점씩만 있으니, 없어 보이긴 하네요. 소고기는 먹을 만큼만 올려서, 조금씩 먹는게 좋습니다. 부위별로 맛이 어떻게 다른 지도 느껴보고요. 마지막으로 올라간 부위는 치마살입니다. 치마살은 뱃살 양지쪽입니다. 원육을 펼치면 치마 모양이라서 치마살입니다. 치마살은 육사시미로 먹으면 아주 맛있습니다. 구우면 지방도 적당한 것이 담백하고 맛있습니다. 

 

 

그렇게 배부르게 고기 잘 먹고 시장을 빠져나옵니다. 나올 때는 서문으로 나왔습니다.

소나 돼지 도축장은 지방에 있습니다. 도축한 원육은 마장축산물시장 같은 곳으로 옵니다. 시장에서는 부위별로 나눕니다. 정형을 하는 것이죠. 진공 포장을 하고, 각 정육점으로 이동해서 소비자를 만납니다.

마장축산물시장은 면적은 11만 6,150m²이며, 2,000여 개의 점포가 있답니다. 이 정도 규모면 세계에서 가장 큰 축산물시장이라는군요. 수도권에서 유통되는 축산물의 60~70%가 마장축산물시장을 거쳐간답니다. 수도권에 살고 있다면, 알게 모르게 마장동 출신 고기를 드시고 있는 것입니다.

 

 

마장축산물시장은 그야말로 신세계였습니다. 소고기, 돼지고기 여러 부위를 볼 수 있었습니다. 내장 부분을 볼 때는 눈을 피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축산물시장 특유의 눅눅한 냄새도 있습니다. 시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노고가 있기에, 우리가 고기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입니다. 마장축산물시장이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을 담은 체 시장을 나왔습니다. 배부르게 고기 잘 먹고 반주도 한잔하니 부러울 게 없는 하루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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