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타고 과거로 여행 가는 기분. 순천 낙안읍성. 순천 가볼만한곳

순천 낙안읍성

2월 중순의 어느 날 매화가 보고 싶어 전라남도 순천으로 향했습니다. 금둔사, 매곡동 탐매마을에서 예쁜 매화 특히 홍매화를 보고 감탄했습니다. 매화와 더불어 찾은 순천의 명소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중의 첫 번째가 낙안읍성입니다. 낙안읍성은 성곽 안에 초가집이 모여 있는 전통마을입니다. 낙안읍성을 거닐다 보면 타임머신 타고 과거로 시간여행 떠난 기분이 듭니다.

 

 

 

낙안읍성으로 들어가는 문은 3곳입니다. 동문, 서문, 남문. 이 중에서 메인은 동문입니다. 내비게이션으로 낙안읍성 찍고 가면 동문 앞 주차장으로 안내합니다. 동문 근처에 식당도 여러 곳이고, 파출소, 주민센터(면사무소) 등 주요 관공서도 모여 있습니다. 동문 부근 식당에서 꼬막정식을 맛나게 먹고, 낙안읍성으로 들어갑니다. 낙안읍성은 관람료가 있습니다. 성인 1명 4천 원.

 

사진은 낙안읍성에서 보이는 금전산입니다. 저 산 잘 봐주시고요. 

 

 

 

 

 

 

동문으로 들어가기 전 낙안읍성 관람코스를 살펴봅니다. 안내도가 있습니다. 여행자는 확 와 닿지는 않습니다. 낙안읍성을 돌고 보니 어떻게 가는 게 좋을지 판단이 섭니다. 마을 중심을 관통하는 큰길이 있습니다. 직진하면서 오른쪽에 있는 객사, 동헌, 내아 등을 돌아보면서 갑니다. 그렇게 서문에 도착한 후에는 성곽을 오릅니다. 성곽을 따라가다 남문에서 내려온 후에 동문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돌아보는 것이 좋겠더군요. 위에서 볼 때 3코스입니다.  

 

 

 

 

 

 

제가 갔을 때 추운 날씨여서 그런지 마을이 조용합니다. 시국 영향도 받는 것 같기도 하고요. 낙안읍성 중앙을 관통하는 이 길을 따라가며 구경합니다. 

 

 

 

 

 

 

객사에 들어왔습니다. 객사는 낙안읍성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옛날 큰 마을에 가면 꼭 있습니다. 객사는 왕명으로 오는 사신, 고을을 찾아오는 관리, 외빈들이 머물다 가는 곳입니다. 고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물입니다. 그래서 객사 앞에 홍살문이 있습니다. 낙안객사는 낙안지관으로 불립니다. 1450년에 낙안군수가 만들었습니다. 이후 중건한 기록이 있지만, 지금은 본전만 남아 있습니다. 낙안초등학교 건물로도 사용했습니다. 

 

 

 

 

 

 

전통놀이마당

 

 

 

 

 

 

동헌으로 들어왔습니다. 동헌은 지방관아입니다. 요즘으로 치면 시청, 군청입니다. 여기에 법원, 경찰청, 병무청 등의 역할도 함께 수행하였습니다. 동헌 현판에 사무당(使無堂)이라 적고 있습니다. 사무는 논어에 나오는 단어입니다. 지방 수령이 권력을 남용하거나 백성들을 함부로 다루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동헌 앞에 천하명당이 있습니다. 재물을 불러오는 명당이라는군요. 위에서 금전산(金錢山) 보셨죠? 금전산을 직역하면 '금으로 된 돈' 입니다. 실제로는 불교 용어에 나왔다더군요. 순천에서 로또 당첨자가 많이 나왔는데, 금전산 덕분이라는 썰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소원 빌어보시지요. 그리고 로또 가게로. 당첨되면 라오니스 덕분이라고 한마디만. 

 

 

 

 

 

 

고을 수령이 머무는 내아에 들어왔습니다. 2월 중순인데 내아에는 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확실히 남도는 봄이 빠릅니다. 내아 옆 자료전시관은 문이 닫혀 있어서 들어가 보지 못했습니다. 

 

 

 

 

 

 

동문으로 들어와서 30여 분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서문까지 왔습니다. 서문에서 남문까지는 성곽을 따라 걸어보겠습니다. 누구나 성곽 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성곽도 넓어서 2~3명이 손잡고 걸어도 될 정도로 넓습니다.  

 

읍성에 대해서 알곡 가겠습니다. 성을 어디에 쌓느냐에 따라 이름이 다릅니다. 왕이 사는 곳을 둘러싸고 있는 성을 도성이라 합니다. 한양도성이 있습니다. 산에 지으면 산성입니다. 주로 군사적인 이유로 산성을 만듭니다. 남한산성은 잘 아실 것입니다. 

 

읍성은 한 마을을 이루고 있는 성입니다. 고을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것이죠. 행정적인 이유로 만들었지만, 전시에는 군사적으로도 사용합니다. 삼국시대부터 읍성을 쌓기 시작했으나, 읍성이라는 단어는 조선시대 때부터 본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일제가 읍성을 많이 훼손했습니다. 지금 남아 있는 읍성이 많지 않습니다. 고창읍성, 해미읍성, 낙안읍성을 3대 읍성이라고도 합니다.  

 

 

 

 

 

 

서문에서 남문으로 성곽을 따라 걷습니다. 대나무 숲을 지나면 낙안읍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지점이 나옵니다. 초가집이 이어지는 풍경은 사극에서나 보던 풍경입니다. 실제로 눈 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타임머신 타고 과거로 온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낙안읍성이 중요한 것은 이 사진 속 초가집에 주민이 실제로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낙안읍성에는 현재 90여 가구가 살고 있습니다. 1가구당 2~3채의 초가집이 있고, 초가집 사이에 마당과 텃밭이 있습니다. 낙안읍성 내에 동내리, 서내리, 남내리 마을이 존재하고요. 우리가 전통 가옥이라 하면 커다란 기와집을 생각합니다. 그 옛날 기와집에 살던 사람은 얼마 없었을 것입니다. 초가집이야말로 우리의 전통가옥입니다. 초가집이 낡은 집이라면서 많이 사라졌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낙안읍성 남문

 

 

 

 

 

 

낙안읍성은 1397년(태조 6) 당시 전라도 수군첨절제사였던 김빈길 장군이 토성으로 쌓은 것이 시작입니다.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함입니다. 첨절제사는 요즘으로 치면 준장(원스타)급입니다. 세종 때부터 석성으로 고쳐 짓기 시작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정유재란 때 파괴되었고, 1628년(인조 6) 무렵 당시 낙안군수였던 임경업 장군이 복구하였다고 전해오고 있습니다.

 

 

 

 

 

 

빨래터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우물도 없고요. 이게 또 사연이 있습니다. 풍수지리로 볼 때 낙안읍성은 행주형이랍니다. 배 모양이라는 것입니다. 낙안읍성 내에 깊은 우물을 파지 않았답니다. 깊은 우물을 파면 배가 뚫리고 가라앉기 때문이랍니다. 낮은 곳에서 나오는 우물을 길어 쓰도록 했습니다. 

 

 

 

 

 

 

낙안읍성 초가집 사이사이를 걷습니다. 낙안(樂安)이라는 이름이 참 좋습니다. 이름 그대로 즐겁고 편안한 느낌입니다. 낙안이라는 마을 이름은 낙토민안(樂土民安) 관악민안(官樂民安)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땅이 기름지니 굶는 백성이 없이 편안하게 잘 사니, 백성들이 다툼이 생길 일이 없고, 고을 수령도 정치를 잘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백성이 더불어 즐겁고 편안한 마을이 낙안이라는 것이죠

 

현재 낙안은 순천시 낙안면이라는 농촌 마을입니다. 조선시대에는 낙안군이라는 별도 행정구역이었습니다. 낙안군의 중심지가 낙안읍성입니다. 보성군 벌교읍, 고흥군 동강면 일부 지역도 낙안이었습니다. 1908년 행정구역 개편 때 낙안이 쪼개지면서, 낙안군이 사라집니다. 낙안지역에서 항일 의병투쟁이 활발했기에, 일제가 낙안을 지워버린 게 아닐까라는 썰이 있습니다. 

 

 

 

 

 

 

옥시. 낙안읍성 옥사는 관아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물레방아가 힘차게 돌아갑니다. 눈바람이 엄청 많이 붑니다. 눈 오는 물레방앗간 사진은 좋습니다. 그렇게 1시간 정도 낙안읍성을 돌아봤습니다. 

 

 

 

 

 

 

 

낙안에 대해서 찾아보니, 낙안에서는 두 번 운답니다. 처음에는 너무 멀리 와서 울고, 낙안을 떠날 때는 풍요롭고 후한 인심 덕에 또 한 번 운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낙안읍성은 풍요롭고 여유 있고 평화로운 마을입니다. 순천으로 여행 떠나신다면 낙안읍성은 꼭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타임머신 타고 과거로 떠나는 여행, 편안하게 걸으며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여행이 낙안읍성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