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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강경

 

강경 나들이를 떠나봅니다. 강경이 어디야? 하는 분들이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요즘에는 잊힌 지역이 되었지만, 조선시대에는 조선 3대 시장 중 한 곳이라 불릴 정도로 번성한 곳입니다. 지리적 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강경은 작아졌지만, 그 명성은 계속해서 이어오고 있습니다. 

 

행정구역으로는 충청남도 논산시 강경읍입니다. 강경이라는 별도의 행정구역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논산에 속한다는 것은 최근에 알았습니다. 강경 여행을 한다면 기차를 타고 강경역에서부터 출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는 그전에 논산에 먼저 들렀습니다. 논산역에 내려 관촉사라는 절을 다녀왔습니다.

 

관촉사에서 버스타고 화지시장으로 왔습니다. 화지시장은 논산에서 제일 큰 시장입니다. 시장 안의 백반집에서 밥과 막걸리를 먹으려 했는데, 문이 닫혀 있습니다. 장사 안 하시나 봅니다. 시장에서 강경까지 101번 시내버스를 타고 가려합니다. 정류장 옆 대합실 안에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버스 한대가 출발합니다. 

 

 

 

 

버스는 30분 정도 지나 강경에 도착합니다. 강강경상업고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 현수막이 눈길을 끕니다. 강경상업고등학교는 줄여서 강상이라고 합니다. 1920년에 개교했습니다. 고등학교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주민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상업고등학교가 있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돈이 돌았다는 것이고요. 실제로 강상은 금융권에서 잘 나가는 학교였습니다. 강상 출신 금융권 고위직이 많습니다.

 

 

 

 

경 중심을 통과하는 이차선 도로 양 옆으로 상가들이 쭉 이어집니다. 옛날 분위기가 납니다. 지나가는 자동차만 최근에 나온 것이지, 거리만 놓고 보면 정체된 느낌입니다. 진짜 과거에 이곳에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강경이었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본격적으로 강경 여행을 하기에 앞서, 전라북도 익산에 있는 나바위 성지를 다녀왔습니다. 충청남도와 전라북도로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버스로 20분 정도면 다녀올 수 있을 정도로 가깝습니다. 복탕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강경 여행의 시작은 강경역입니다. 역에서부터 출발해서 시장을 거치고,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건축물을 따라가며, 강경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것입니다. 강경역 앞에는 근대역사문화공간 종합안내도가 있습니다. 안내도가 형식적인 게 있습니다. 이방인은 안내도를 봐도 어떻게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감이 잘 안옵니다. 곳곳에 이정표, 리본 등으로 길 안내를 잘해주면 좋겠습니다. 강경역에 들어가 강경지도 하나 챙겨서 길을 나섭니다. 

 

 

 

 

젓갈을 보기 위해 대흥시장으로 들어갑니다. 강경역에서 쭉 직진해서 내려오면 됩니다. 대흥시장은 1955년에 만들어졌습니다. 현재는 상설시장과 5일장을 함께 합니다. 4, 9 들어가는 날에 오일장이 열립니다. 

 

강경은 금강 하구에 있습니다.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곳입니다. 충청도, 전라도에서 생산하는 쌀, 포목 등이 올라옵니다. 서해에서 수산물, 어패류가 들어옵니다. 중국 무역선도 강경으로 들어왔습니다. 산물이 많이 모이면서 시장이 점점 커집니다. 전국 3대 시장 중 하나로 불리게 됩니다. 서해 최대의 시장이 됩니다.

 

일제강점기가 되면서, 일본인들의 유입이 많아지면서, 강경은 더욱더 번성합니다. 충청남도에서 전기가 가장 먼저 들어온 곳이 강경입니다. 성어기에는 하루에 1백 여척의 배들이 포구에 들어오고, 2~3만 명의 상인들이 몰려와 성시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강경에서 돈 자랑하지 말라는 말도 있었답니다. 

 

 

 

 

역시 강경하면 젓갈입니다. 대흥시장 안에는 젓갈파는 상점이 길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경으로 수산물이 많이 모이니, 수산물을 오랫동안 보관해야 하는 일도 많았을 것입니다. 강경은 저장법, 염장법이 발달합니다. 중국과의 교역이 많고, 중국에서 소금의 유입이 가능한 것도 염장법 발달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강경 상인들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니, 강경젓갈의 우수성도 전국에 알려지게 됩니다. 최근에는 토굴 속에서 숙성 발효시키면서 맛이 좋아집니다. 




 

 

 

 

계백로, 황산길. 계백장군과 황산벌이 생각나는 길이름입니다. 계백은 백제의 장군입니다. 황산벌에서 김유신의 신라와 당나라의 연합군과 맞서 싸웠습니다. 처음에는 승기를 잡았지만, 결국 패하고, 백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황산벌이 논산입니다. 

 

 

 

 

강경 거리마다 골목마다 젓갈 가게가 많습니다. 강경이 전국 젓갈 유통량이 60~70% 차지한다는 신문기사도 있습니다. 이렇게 젓갈이 풍부한 강경에서 꼭 맛봐야 하는 것으로 젓갈백반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젓갈이 한상 가득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1인분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날은 저 혼자 다녔기에, 젓갈백반집을 못 가봤습니다. 2인분 시켜 먹을까 하다가 오버 같아서 포기했습니다. 대신 복탕을 잘 먹었습니다. 



 

 

죽림서원 가는길에 강경젓갈 전시관이 있습니다. 배 모양으로 전시관을 잘 만들었습니다. 강경역과 대흥시장에서 전시관까지 걸어서 20여분 가야 합니다. 강경의 역사, 젓갈 등에 관해서 볼 수 있다는데, 제가 갔을 때는 휴관이어서 들어가 볼 수 없었습니다. 

 

 

 

 

조선시대 지리학자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강경에 대해서 적은 게 있습니다. 강경이 상당히 큰 지역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3대 시장(평양, 강경, 대구), 2대 포구(원산, 강경)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 강경은 과거에 비하여 분명 작아졌습니다. 강경의 쇠퇴 원인을 생각해봅니다. 

 

가장 큰 이유는 교통수단의 변화입니다. 경부선 기차가 개통하면서, 공주와 청주가 강경 상권에서 멀어집니다. 군산선(지금은 사라짐), 호남선 등의 기찻길이 계속 놓이면서, 강경 상권은 더욱더 축소됩니다. 6.25 전쟁 이후에는 국토개발이 서울 부산의 경부축으로 주로 이루어집니다. 부산항, 인천항이 발달합니다. 서해 쪽 항구는 개발에서 소외됩니다. 1990년 금강하구둑이 만들어지면서 서해에서 올라오던 뱃길이 끊깁니다. 강경의 수운 기능이 사라진 것입니다. 

 

 

 

 

그냥 봐서는 강경이 작은 소읍이지만, 작다고만도 할 수 없습니다. 논산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논산경찰서, 대전지법 논산지원, 대전지검 논산지청, 한전 논산지사 등 논산의 주요 관공서가 강경에 남아 있습니다. 

 

 

 

 

논산경찰서 앞에는 강경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있습니다. 2019년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번성했던 강경읍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조형물 꼭대기에는 새우잡이 통발이 있습니다. 

 

 

 

 

충청남도 논산시 강경읍입니다. 강경은 스펙타클한 곳입니다. 한때는 우리나라에서 경제적으로 손꼽히는 큰 도시였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과거의 영광은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강경에는 많은 사람이 모이고, 젓갈은 전국적으로 판매한다지만 한창때의 강경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강경의 옛 모습을 찾아서 계속 떠나봅니다. 선비들이 머물렀던 곳도 있고, 일제강점기 시대 건물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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