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청산도 서편제 촬영지

 

청산도라는 섬을 아십니까? 어디선가 한 번은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청산도는 몰라도 서편제는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판소리의 한 계파이면서 영화 제목으로 유명합니다. 영화 서편제를 촬영한 섬이 청산도입니다. 봄날에 특히 예쁜 섬 청산도에서 서편제를 만납니다. 

 

봄나들이를 다녀오고 싶었습니다.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청산도로 향합니다. 아침 8시 30분 완도항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청산도행 여객선에 탑승합니다. 완도에서 청산도까지는 50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타고 내리고 정박하는 시간을 더하니 1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청산도 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 커다란 배에 자동차와 사람이 가득합니다.

 

 

 

 

1시에 청산도에서 나가는 배를 예매해 두었습니다. 3시간 남짓 청산도에 머무를 것입니다. 짧게 머물러야 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청산도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차를 배에 싣고 와서 섬을 돌아보는 것. 섬 안에서 운영하는 버스 투어로 다니는 방법. 자전거나 오토바이로 다니는 것. 그리고 걷기. 저는 걷기로 합니다. 청산도에는 '슬로길'이라는 도보여행길이 있습니다. 총 11개 코스가 있습니다. 청산도항에서 서편제 촬영지로 향하는 길이 1코스입니다.  

 

 

 

 

배가 들어오고 나가고 하니, 항구는 무척이나 분주합니다. 청산도항 주변으로 식당과 상가가 많습니다. 특산물 파는 곳도 있고요. 저는 청산도 나가기 전에 전복김국을 먹었습니다. 김국 매력 있네요.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면입니다. 5개의 유인도, 9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졌습니다. 2020년 1월 통계를 보니 청산면에는 1,206세대 2,329명이 살고 있습니다. 5개 유인도의 면적을 합치면 41.95㎢입니다. 나무가 무성하여 푸를 청(靑)과 뫼 산(山)을 써서 청산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신라시대부터 많은 주민이 살았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임진왜란 때는 왜적의 침입이 많아서, 사람이 살지 않기도 했습니다. 1981년에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청산도 슬로길 1코스는 미항길, 동구정길, 서편제길, 화랑포길로 나뉘어 있습니다. 전체 길이는 5.7㎞. 90분 정도 걸린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미항길과 동구정길은 청산도항 주변이라서 딱 구분되지는 않습니다. 서편제길이 슬로길 1코스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서편제 촬영지(봄의왈츠 촬영지) 방면으로 쭉 올라가면 됩니다. 

 

 

 

 

북적이는 청산도항을 빠져나왔습니다. 항구를 온전히 벗어나면서,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합니다. 청산도의 매력을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서편제 촬영지로 향하는 길은 나무데크를 만들어서, 안전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나무데크길 오르막을 어느 정도 올랐더니 와우. 완전히 딴 세상이 펼쳐집니다. 초록의 대지와 노란 유채꽃밭이 어우러지는 풍경이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오른쪽으로는 푸른 바다가 이어지고요. 봄 햇살은 청산도의 산과 바다는 더욱더 반짝이게 합니다. "내가 찾던 청산도의 봄이 이런 것이었어"라는 기쁨과 환희가 마음속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이것은 시작일 뿐입니다. 

 

 

 

 

그렇게 걸음을 계속해서 이어갑니다. 멀리서 아스라이 보이던 유채꽃밭은 어느새 제 앞으로 다가와 현실이 되었습니다.  

 

 

 

서편제길의 유채꽃과 바다

 

 

 

 

서편제는 1993년에 개봉했습니다. 이청준 원작, 김명곤 각색. 임권택 감독 작품입니다. 김명곤, 오정해, 김규철 등이 출연하였습니다. 판소리와 함께 한(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서울 관객 100만 명을 넘긴 작품입니다. 임권택 감독이 흥행과 상관없이 하고 싶었던 영화를 만들었는데 이게 대박이 났습니다. 

 

 

 

 

서편제 주막이 있습니다. 영업하지는 않았습니다. 막걸리 한잔하고 싶었는데. 

 

 

 

 

청산도에서 찍은 사진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사진입니다. 보정 하나 없이 그냥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잘 찍었다기보다는 청산도를 하나로 정리할 수 있다고 할까요? 바람에 흩날리는 유채꽃, 푸른 색의 바다. 바다에 이어지는 전복양식장도 케이크 위에 데코레이션처럼 예뻐 보입니다. 어부들의 노고가 숨겨 있겠지만요.

 

바다에 잘 보시면 하트도 있습니다. 저거 일부러 저렇게 만든 것입니다. 하트 이야기는 아래에서.  

 

 

 

 

서편제에서 주인공들이 함께 거닐던 그 길은 관광객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사실 영화 속의 그 분위기가 느껴지진 않습니다. 주인공들이 북치고 소리하면서 지나가던 모습은 머릿속으로 상상 해봅니다. 영화 속 소리는 없지만, 꽃구경에 반해서 까르르 웃는 소리는 곳곳에서 들립니다. 여행자들의 웃음소리도 좋습니다.

 

쪽은 뭐니? 쪽도 누가 있어야 소리가 나는데. 

 

 

 

이리 보아도 저리 보아도 아름다운 유채꽃이 넓게 펼쳐집니다. 

 

 

 

청산도는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되었습니다. 슬로시티는 자연환경과 전통문화를 보호하고, 여유와 느림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곳입니다. 청산도는 2007년에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로 지정되었습니다. 저는 모든 게 좀 느린 사람이라 그런지 슬로시티에 정이 갑니다. 

 

 

 

 

유채꽃밭 사이를 지나갑니다. 

 

 

 

 

여기는 느림의 섬 청산도입니다. 

 

바다에 하트 모양이 보입니다. 개매기 사랑 이야기라고 적고 있습니다. 개매기는 조석의 차이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것입니다. 하트 모양 개매기는 낮에는 햇빛이 밤에는 달빛이 반사되도록 하였습니다. 썰물 때만 보이고요. 한 여인의 애틋한 마음이 하늘까지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제주도 사람 장한철이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육지로 향합니다. 풍랑으로 조난 당합니다. 청산도에 표착합니다. 장한철이 의식을 잃었을 때 조 모 여인이 먹을 것을 건네주며 살아납니다. 두 남녀는 사랑했습니다. 장한철은 청산도를 떠났고, 여인은 장한철을 그리워했습니다. 결국 사랑이 이루어지진 않았다는 거. 아쉽네요.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습니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입니다. 이 풍경을 보고 어찌 감탄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살결에 닿는 거센 바람마저도 좋습니다. 봄 바람과 봄 향기가 유채꽃을 타고 제 피부에 닿는 그 감촉이 좋습니다. 

 

 

 

 

드라마 봄의왈츠 세트장이 남아 있습니다. 서도영, 한효주, 이소연, 다니엘 헤니 등이 출연했습니다. 윤석호 감독 작품. 윤석호 감독이 계절 시리즈로 드라마 만들었습니다. 가을동화, 겨울연가, 여름향기 다음에 봄의왈츠였습니다. 서도영 배우는 여기서 처음 봤습니다. 다니엘 헤니 데뷔 때 모습. 한효주 배우 이소연 배우는 변함이 없네요. 

 

 

 

 

세트장 안에 들어가 볼 수 있습니다. 무료입장입니다. 세트장은 2층입니다. 실제 사람이 살고 있을 것 같습니다. 펜션 같기도 하고요. 실제 펜션은 아니고 관람만 가능합니다. 드라마 속 장면이 곳곳에 사진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집에서 사랑하는 사람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잠깐 들었습니다. 

 

 

 

 

세트장 이층에 올라가서 창밖으로 청산도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세트장 주변으로 드라마 촬영지가 많습니다. 2014년 이종석, 박신혜 출연한 피노키오. 2011년 이동욱, 김선아 출연한 여인의 향기 드라마 촬영지라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서편제 촬영지 곳곳에 봄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바다를 바라봅니다. 4월 한달은 서편제 촬영지에서 유채꽃을 계속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정도 유채꽃이면 누군가가 심고 관리했을 것입니다. 청산도 주민들이 만들었겠죠? 덕분에 청산도에서 아름다운 봄날을 기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슬로길 1코스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화랑포까지 쭉 길이 이어집니다. 서편제 촬영지에서 화랑포까지는 화랑포길이라 불립니다. 이쪽은 분위기가 좀 다릅니다. 저처럼 걷기 좋아하시는 분은 쭉 직진해서 가보셔도 좋겠습니다.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저는 슬로길 1코스 종점까지 간 이후에 슬로길 2코스 사랑길까지 이어서 걸었습니다. 걷기 힘든 분들은 서편제길, 봄의왈츠 촬영지까지만 보고 돌아오셔도 될 듯합니다.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도입니다. 봄날의 청산도는 기대했던 만큼 아름다운 섬이었습니다. 푸른 바다, 초록의 대지, 노란 유채꽃의 향연까지 이보다 완벽한 봄은 없을 것입니다. 영화 서편제는 청산도에서 한(限)을 노래했지만, 여행자에게 청산도는 한이 아닌 락(樂)이었습니다. 짧게 다녀온 것이 많이 아쉽습니다. 다음을 위한 준비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청산도는 예술 그 자체였습니다. 실제로 본 풍경보다 사진이 잘 못찍어서 많이 아쉽습니다. 

300x250
반응형
그리드형
,
250x250
BLOG main image
랄랄라 라오니스
명랑순진한 라오니스의 대한민국 방랑기
by 라오니스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2110)
이야기꽃 (100)
서울특별시 (67)
인천광역시 (68)
경기도 (162)
강원도 (184)
경상북도 (175)
대구광역시 (28)
경상남도 (142)
부산광역시 (53)
울산광역시 (9)
전라북도 (93)
전라남도 (188)
광주광역시 (15)
충청북도 (100)
충청남도 (184)
대전광역시 (24)
제주특별자치도 (376)
평택,안성 (14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04-25 10:56
세로형
반응형
라오니스'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