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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 어부횟집 전복뚝배기김국(전복김국)

올봄 청산도를 찾았습니다. 청산도는 완도에서 배 타고 50분 정도 가야 만날 수 있습니다. 서편제길, 사랑길을 걸으며 청산도의 풍경을 마음속에 담아 보았습니다. 청산도를 떠나기 전에 밥을 먹기로 합니다. 뭔가 특별한 것을 먹어야겠습니다. 저의 레이다에 걸린 것은 전복뚝배기김국(전복김국)입니다. 

청산도는 영화 서편제가 촬영하면서 세간에 많이 알려졌습니다. 서편제 김명곤, 오정해, 김규철 세 배우가 진도 아리랑을 부르는 것을 것을 롱테이크로 보여주는 장면은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영화가 널리 알려지면서 청산도에서는 마지막 장면이 나오는 길을 서편제길이라고 명명했습니다.

봄이면 서편제길은 노란 유채꽃으로 물들어갑니다. 영화 촬영 당시와는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많은 여행자를 청산도로 모여들게 하고 있습니다.   

 

 







청산도에는 '슬로길'이라는 도보여행길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11개 코스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코스별로 테마가 있습니다. 서편제길, 사랑길 등등. 부지런히 길을 걷고 다시 청산도항으로 걸어갑니다. 야자나무도 보이고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걷고 또 걸었기에 힘들 만도 한데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청산도항으로 가면서 뭘 먹을지 검색해봅니다. 맛집 찾을 때는 언제나 즐겁습니다.  

 

 

2007년 청산도는 슬로시티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슬로시티는 자연환경과 전통문화를 보호하고, 여유와 느림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곳입니다. 이탈리아에 슬로시티 본부가 있습니다. 청산도를 다니다 보면 느림, 여유에 관한 상징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느린 동물의 대명사 달팽이 조형물이 많습니다. 화장실도 달팽이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일요일 점심 무렵. 청산도항을 통해 들어오고, 나가려는 차들로 항구 주변이 아주 복잡합니다. 청산도는 도시처럼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는 것은 아니기에, 차를 이용해서 섬 여행하려는 사람이 많습니다. 특히 봄 유채꽃 필 때 많은 차량이 청산도로 들어오면서 더 복잡해졌습니다. 

 

 

거리를 걷다가 여객선 직원의 말을 우연히 들었는데, 여객선이 한 번에 40대 정도 차를 실을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변수가 있습니다. 섬에서 잡은 해산물을 싣고 육지로 팔러 나가는 청산도 차량에 우선권을 준다고 합니다. 해산물의 신선도 유지 때문이라는군요. 이래저래 머뭇거리다가는 육지로 나가지 못할 수도 있겠습니다.  

청산도항(도청항) 주변이 청산도의 중심지였습니다. 항구에서 조금 올라오면, 청산도 주민센터(면사무소), 보건소, 농협 등 관공서들이 모여 있습니다. 여행자는 항구 주변에 있는 많은 식당 중의 한 곳을 선택해야 합니다. 시간적, 공간적으로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청산도항 주변 식당들은 대부분 해산물을 판매합니다. 섬이니까 당연하겠지요. 완도, 청산도 부근에서 전복 양식을 많이 합니다. 전복 음식 파는 곳이 많습니다. 같은 전복이라도 뭔가 좀 다르게 요리한 것을 먹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찾은 것이 어부횟집의 전복뚝배기김국입니다. 햇살 좋은 날 볕 바라기 하면서 먹는 것도 참 좋겠습니다. 

 

 

제가 들어갔을 때는 식당 안에 손님이 많았습니다. 빈자리가 없었습니다. 어느새 다 드신 분들이 싹 빠져나갔습니다. 안쪽으로 방도 있습니다. 

 

 

차림표 한 번 봐주고요. 전복뚝배기김국(전복김국)을 주문합니다. 12,000원이면 가격도 그렇게 비싸 보이지는 않습니다. 낯선 곳에 처음 가는 식당에 가면, 가장 상단에 있는 메뉴를 주문하면 실패할 확률이 낮습니다. 아무래도 자신 있는 메뉴를 먼저 적는 법이니까요. 

 

 

반찬은 8가지가 나왔습니다. 확실히 전라도는 반찬이 다양합니다. 조금씩 골고루 맛볼 수 있게 나온 것이 맘에 듭니다. 톳이 입에 맞아서 다 먹고 리필을 부탁드렸습니다. 접시 가득 담아서 주시는군요. 톳 모르는 분들이 많더군요. 완도 부근은 싱싱한 해초를 많이 맛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손님이 많아서 그런지 음식 나오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렸습니다. 드디어 나온 전복뚝배기김국(전복김국)입니다. 뚝배기 안 맑은 국물에 물김이 담겨 있습니다. 송송 썰린 파가 보입니다. 위에는 들깨가루가 솔솔솔 올려져 있습니다. 특별히 양념이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첫인상이 심플합니다. 재료 그 자체입니다. 올라오는 향기가 구수합니다.  

 

 

김만 건져봅니다. 김밥에 까는 그 김 맞습니다. 김도 해초이니까 마른김이 되기 전에는 풀의 모습입니다. 땅끝마을에서 김 올리는 장면도 스쳐 지나갑니다. 육지 사람들은 김을 말려 먹는 것만 생각합니다. 김을 버무리고 국 끓이고 하면, 김 본연의 맛이 더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육지 사람들은 바다 음식을 보면 비리거나 향이 강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전복김국 먹으면서 비릿한 향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제 입맛에는 깔끔하고 맑은 느낌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전북김국인데 전복이 안 보입니다. 설마 국물 내는 용도로만 쓰인 것은 아니겠지? 하면서 숟가락 뚝배기 안에 푹 담급니다. 뭔가 걸리는 느낌. 으라차차 들어 올리니 전복 두 마리가 한 번에 올라옵니다. 김과 어우러지는 전복이 먹음직스럽습니다.

김과 국물을 떠서 먹다가 전복도 하나 깝니다. 전복 껍데기 위로 숟가락 쑥 넣으면, 껍질과 살이 쉽게 분리됩니다. 소주 한잔 마시고 김 담긴 국물 떠먹고, 소주 한잔 마시고 전복 한입 깨물고. 아주 좋습니다. 

 

 

그렇게 홀짝홀짝 먹다 보니 국물이 많이 줄었습니다. 더 늦기 전에 국과 밥을 매칭해야겠습니다. 국에 밥을 꾹꾹 말아봅니다. 역시 마지막은 탄수화물입니다. 포만감과 함께 잘 먹었다는 마음이 탁하고 드는군요. 김국에 밥을 말았으니, 이것도 김밥이 될 수 있겠죠? 



 







밥을 잘 먹었습니다. 배 타기에는 시간이 좀 남았습니다. 청산도항(도청항) 주변을 어슬렁거려봅니다. 청산도항 주변 바다에서 공사를 하더군요. 거대한 크레인이 무엇인가를 계속 들었다 놨다 하고요. 남해의 조용한 풍경을 기대하고 왔는데, 공사로 북적이는 모습에서 잠시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검색해보니 청산도항 정비공사 중이라더군요. 

 


 

청산도항 주변을 다니다가 어느새 슬로길 11코스 미로길로 들어섰습니다. 미로길이 청산도항을 종점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생각지도 않게 미로길 일부를 걸어보았습니다. 청산도 파시에 관해서도 보고, 청산도가 3대 어시장 중 하나였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미로길에서 만난 내용은 다음번 포스팅에서 소개하겠습니다. 정해진 시간이 왔고, 여객선은 청산도항을 떠납니다. 떠나는 청산도가 아쉬워서 계속 바라보았습니다. 

 



청산도 바다를 벗어나면서 양식장이 많이 보입니다. 양식을 통해서 우리가 맛있는 해산물을 쉽게 먹을 수 있음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사진 속의 양식장이 어떤 것을 기르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전복양식이겠거니 추측만 합니다. 전복양식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1990년대부터라고 합니다. 그전에는 청산도는 농사를 더 많이 지었다더군요. 요즘에는 전복양식 수입이 좋아지면서, 바다에서 생산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합니다.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면입니다. 청산도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은 쉽게 잊을 수 없습니다. 푸른 바다와 노란 유채꽃이 어우러진 풍경에 감동하였습니다. 거기다 마지막으로 먹은 전복뚝배기김국(전복김국)으로 마무리가 좋았습니다. 전복보다도 김이 더 매력적이었습니다. 완도, 청산도가 아니면 먹지 못할 그런 음식이랄까요? 청산도로 다시 가는 날을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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