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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모슬포 중앙시장 성게김밥

 

안성리 수국길, 추사유배지를 돌아보고 모슬포로 향합니다. 모슬포는 제주도 남서쪽 대정읍에 있는 항구입니다. 대정과 모슬포를 같이 부르기도 합니다. 제가 모슬포에 온 것은 마라도 가는 배를 타기 위해서입니다. 배 타기 전에 밥을 먹기로 합니다. 제주도에서 첫 끼는 김밥입니다. 제주도까지 왔는데 보통의 김밥 먹을 리는 없습니다. 

 

추사유배지에서 255번 버스를 탑니다. 방어축제의거리 정류장에서 내려야 하는데, 지도를 잘못 봐서 한 정거장 먼저 내렸습니다. 뜻하지 않게 10분 정도 더 걷습니다. 걸으면서 거리 구경을 합니다. 이런 게 여행의 잔재미 아니겠습니까? 대정읍 중심인 시계탑까지 왔습니다. 시계탑 부근에 모슬포 중앙시장이 있습니다. 

 

 

 

 

모슬포 중앙시장으로 들어갑니다. 모슬포 일대에서는 오일장만 열리다가 1950년 들어서면서 소규모로 시장이 만들어집니다. 1955년 모슬포 상설시장이 만들어집니다. 시장은 1974년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시장은 전체적으로 T 자 형태이고 40여 개 점포가 운영 중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잔 남쪽에 있는 시장입니다. 모슬포 중앙시장 말고 대정 오일장이 따로 있습니다. 대정 오일장은 1, 6이 들어간 날에 열립니다. 

 

 

 

 

항구와 가까운 시장이기에 싱싱한 해산물을 볼 수 있습니다. 여름 해산물인 자리돔, 한치가 반갑습니다. 작년 겨울에 먹었던 방어도 생각납니다. 

 

사진 왼쪽에 검은색의 생선이 자리돔(자리)입니다. 작아도 돔입니다. 자리는 제주도 전역에서 잡힌다고 하지만, 대표적 산지를 꼽으라면 보목과 모슬포입니다. 두 곳에서 나는 자리가 다르다더군요. 보목은 물살이 약해서 작고 연하답니다. 모슬포는 물살이 거세기에 자리도 가시가 굵답니다. 보목 쪽 자리는 물회, 모슬포 쪽 자리는 구이로 먹으면 선호한다는군요.  꼭 그렇게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요. 자리는 방어의 미끼도 사용합니다. 

 

 

 

 

역시 제주도는 귤입니다. 






 

 

시장 안쪽에 '모슬포에서'라는 식당에서 김밥을 먹을 것입니다. 요 근래 방송에 여러 번 나왔기도 했고, 유명해진 곳이라서 손님이 많을 줄 알았습니다. 조용하네요. 저하고 아저씨 손님 두 명만 있습니다. 나중에 여행자로 보이는 한 팀이 왔다 가고요. 아주머니 한 분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장 안에 있는 분식집이어서 떡볶이, 순대도 파셨던 것 같은데, 제가 갔을 때는 판매하지 않았습니다. 

 

 

 

 

김밥 메뉴가 다양합니다. 평범한 김밥이 아닙니다. 성게김밥, 흑돼지고사리김밥, 전복장김밥, 본김밥 등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것입니다. 흑돼지고사리김밥, 전복장김밥 등은 예약해야 먹을 수 있습니다. 사장님 말로는 전복장김밥은 일주일 전에 예약이 다 되었다더군요. 

 

현금 결제만 가능했다고 들어서 현금을 챙겨갔습니다. 카드도 받긴 하시네요. 현금과의 가격 차이는 있습니다. 가격대가 좀 있습니다. 사장님이 주문받으면서 가격 확인하라고 합니다. 손님들이 김밥이니까 저렴하게만 생각하고 오는 경우가 많은가 봅니다. 비싸다고 막 그러고요. 재료를 보면 저 가격이 비싸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성게, 전복, 흑돼지 등 저렴한 식재료는 아닙니다. 

 

 

 

 

벽면에는 유명인들의 싸인이 있습니다. 최근에 펀스토랑 프로그램에 한지혜 배우가 성게김밥을 소개되면서 많이 알려졌습니다. 사장님은 방송에 나오고 식당이 많이 알려지는 것이 좋지만 아닌가 봅니다. 좋은 재료로 김밥을 고급지고 맛있게 만들어서 팔고 싶은데, 이 사람 저 사람 오면서 불평불만을 말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는 손님도 많아졌다고 합니다. 방송국에서 촬영 오는 것을 거부하고 있으시다는군요. 

 

 

 

 

박세리 리치언니 반갑습니다. 오른쪽 남자들은 누구? 2020년 방송한 '바퀴달린집' 시즌 1에서 떡볶이 먹고 간 곳입니다. 공효진 배우의 그 떡볶이를 먹고 싶었는데. 

 

 

 

 

물 안에 레몬이 담겨 있습니다. 상큼하네요

 

 

 

 

사장님이 김밥을 싸기 시작합니다. 저하고, 아저씨 손님하고 2명 치 싸는 것입니다. 사장님에게 사진 찍어도 되는지 물어보고 찍었습니다. 뭘 이런 걸 찍냐고 하시지만, 싫지만은 않으신 것 같습니다. 바닥에 김과 감태가 깔립니다. 여러 가지 속 재료가 들어갑니다. 오이, 톳도 들어가고요. 성게알이 올라가지 않고 저 상태만으로도 맛있겠습니다. 

 

 

 

 

드디어 나온 성게김밥입니다. 8개입니다. 김과 감태로 김밥을 쌉니다. 사장님이 어디선가 톳과 성게알을 꺼내서 위에 올립니다. 다른 리뷰에서 봤을 때보다 성게알이 많이 올려진 것 같습니다. 저만의 생각입니다. 위에 가격표 아래 원산지 표기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김밥 속 해산물 재료는 대부분 마라도에서 왔습니다. 제주도의 바다를 가득 먹을 생각을 하니 흥분됩니다. 

 

 

 

 

냉장고 안에 맥주가 보입니다. 맥주와 함께 먹으면 더 맛있겠죠? 맥주는 5천 원. 







 

 

 

 

각설하고 하나씩 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성게알이 굉장히 부드럽습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입안에서 살살 녹습니다. 성게알을 입안에서 녹여가면서 먹습니다. 아슬아슬한 달콤함이 느껴지는 게 좋습니다. 사이사이 톳의 식감도 톡톡 터지고요. 김밥의 밥알이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싱싱한 해산물이 들어간 김밥이라 바다를 한 아름 먹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 입맛에 딱 맞습니다. 탁월한 선택. 

 

 

 

 

성게하면 뾰족뾰족한 가시만 생각합니다. 노란색이 썩 맛있게 느껴지지도 않고, 무슨 맛일지도 의문스럽습니다. 한번 먹으면 그 맛을 빠져나올 수가 없습니다. 8개밖에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빨리 못 먹겠습니다. 하나하나 아껴가면서 천천히 먹습니다. 먹으면 먹을수록 성게김밥의 매력에 점점 빠져듭니다. 그런데 양이 적습니다. 성인 남자라면 김밥 하나만 먹으면 조금 부족할 수 있겠습니다. 

 

 

 

 

김밥하고 같이 먹으라고 주신 국물. 국물이 구수하네요. 

 

 

 

 

성게김밥에는 따로 반찬이 없는데, 사장님이 특별히 무짠지를 내어 주셨습니다. 오도독 씹히는 식감이 좋습니다. 자칫 비릿할 수도 있는 김밥인데, 중간에 무짠지와 국물을 먹으니, 입안이 깔끔해지면서 김밥이 더 맛있습니다. 

 

 

 

 

옛부터 제주도에서 성게가 많이 났지만 특별한 음식으로 해먹지는 않았답니다. 유통이 발달하지 않았기에, 한번에 많이 잡지 않았습니다. 먹을만큼만 조금 잡습니다. 날미역에 성게를 싸서 먹었습니다. 지금은 제주도에서 여행자들 상대로 성게미역국, 성게국수 등을 판매합니다. 성게를 넣은 국과 국수 등의 역사가 생각처럼 오래되진 않았습니다. 성게를 조리하지 않고 노란 속살 그대로 파는 식당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모슬포 중앙시장 안에 있는 '모슬포에서'라는 작은 식당을 찾았습니다. 이 집은 특별한 김밥을 판매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중에서 대표 메뉴인 성게김밥을 먹어봤습니다. 6월이 성게 제철입니다. 그래서인지 성게김밥이 유난히 더 맛있었습니다. 다음에도 대정 부근에 가면 찾을 것 같습니다. 모슬포항을 거쳐 운진항으로 갑니다. 운진항에서 마라도 가는 배가 출발합니다. 모슬포항을 가다가 자리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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