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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 세 번째

 

대한민국 영토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곳은 마라도입니다. 마라도는 제주도에서 배를 타고 25~30분 정도 가야 합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마라도 들어가는 여정, 마라도 도착 후의 모습 등을 소개했습니다. 오늘은 마라도 세 번째 포스팅입니다. 섬 한 바퀴 걸으면서 만난 마라도의 명소를 소개합니다.  

 

마라도에는 선착장이 세 곳입니다. 보통 여행자들이 이용하는 곳은 살레덕 선착장, 자리덕 선착장입니다. 신작로 선착장은 마라도 안에 화물 들어올 때 이용합니다. 저는 모슬포 운진항에서 배를 타고 출발해서 살레덕 선착장으로 들어왔습니다. 선착장은 그때그때 다릅니다. 다음날 마라도에서 나갈 때는 자리덕 선착장을 이용했습니다. 

 

선착장에서 위로 올라오면서 마라도 여행은 시작합니다. 마라도는 섬 둘레가 4.2㎞입니다. 여행자들이 다니는 길은 대략 2.5㎞입니다. 보통 마라도 여행은 마라도에서 2시간 정도 머물다 제주도로 돌아가는 코스입니다. 1시간 정도 마라도 돌아보고, 1시간 정도는 짜장면이나 해산물 사 먹습니다. 별도의 교통수단은 없고, 걸어 다녀야 합니다. 저는 마라도를 특별하게 느끼고 싶어서 하룻밤 머물기로 했습니다. 일반적인 여행자들이 다 빠져나간 때라서 섬이 조용합니다. 

 

 

 

 

민박집에 짐을 풀고 나왔습니다. 짜장면은 못 먹었고 대신 해산물 모둠을 먹었습니다. 기운 내서 섬 한 바퀴 돌아보기로 합니다. 첫 번째 마라도 명소는 기원정사입니다. '국토최남단관음성지'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가운데 자그마하게 대웅전이 있습니다. 해수관음상과 돌하르방이 바다를 향해 있습니다. 관세음보살은 소원을 이루어준다고도 하지요. 마음속으로 소원을 빌어보시길 바랍니다. 마라도에서 소원 빌면 더 멀리 퍼져 나갈 것 같습니다. 

 

 

 

 

마라도는 낚시하러 들어오는 사람이 많습니다. 민박집 하나 잡아서 숙식 해결하고, 온종일 낚시만 합니다. 제주도와 마라도 사이가 물고기들이 지나가는 주요 길목이어서 다양한 어종이 잡힌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낚시는 잘 모릅니다. 잿밥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그래도 바위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싶긴 합니다.

 

 

 

 

 

 

 

 

선인장이 열매를 맺혔습니다. 제주도에도 선인장이 많습니다. 특히 마라도, 한림읍 월령리 일대에도 선인장이 많습니다. 선인장 씨앗이 난류를 타고 제주도까지 왔다고 합니다. 씨앗이 어떻게 바람을 타고 바다를 건너왔는지 신기합니다. 선인장이 노란 꽃을 피우면 참 예쁩니다. 열매 사이사이에 노란 꽃이 보입니다. 가시 때문에 가까이 갈 수 없습니다. 

 

 

 

 

동화 속에 나올법한 예쁜 건물은 마라도 초콜릿 홍보관입니다. 여행자들이 빠져나간 시간이어서 그런지 잠겨 있습니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노래 가사가 생각납니다. 사랑하는 내 님은 어디에 있을까요? 왼쪽으로는 태양광 발전소가 보입니다. 

 

 

 

 

마라도의 가장 남쪽이자 대한민국 국토 최남단에 왔습니다. '대한민국최남단'이라 쓰여 있습니다. 동경 126˚ 16' 30", 북위 33˚ 06' 30"입니다. 대한민국의 가장 남쪽에 왔다는 뭉클함이 있습니다. 마라도는 대한민국의 끝이 아니고, 시작점일 것입니다. 한반도로 올라가는 지점, 태평양으로 나가는 지점이 마라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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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단비 주변 풍경. 1년 뒤 배달하는 느린 우체통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최남단비 앞에서 바라보는 바다. 

 

 

 

 

바다 너머 한라산이 어렴풋이 보입니다. 

 

마라도는 그렇게 주목받는 섬은 아니었습니다. 1883년에 모슬포에 거주하던 농민 몇 명이 마라도에서 농사지으면서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원래는 숲이 울창했었다는군요. 화전 농사를 지으면서 나무가 사라졌습니다. 현재는 마라도와 마라도 주변이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돌 하나 풀 한 포기 가지고 나가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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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마라도 경당입니다. 성당으로 축성 받았으나, 사제가 상주할 수 없어서 경당이 되었습니다. 정기적인 미사는 없습니다. 배 운항 시간에만 개방합니다. 지붕은 전복 모양입니다. 경당 앞에 커다란 백구 한 마리가 있는 것으로 봐서는 관리하는 분이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오른쪽에 공사하는 것은 마라도 등대입니다. 기존 등대를 허물고 새로운 등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마라도 등대 앞에는 세계 각지의 등대를 모아서 등대공원을 만들었습니다. 등대만 놓고 보면 마라도는 제주도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배들의 길목에 마라도 등대가 있는 것입니다. 세계 해도에 제주도는 안 나오더라도, 마라도 등대는 절대 빠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기존 등대를 허물고 공사 중이지만, 등대 불빛은 계속해서 빛을 내뿜고 있습니다. 

 

 

 

 

1702년 탐라순력도에 마라도(麻羅島)가 나옵니다. '칡넝쿨이 우거진 섬'이라는 뜻입니다. 남쪽에서 불어오는 마파람에서 '마' 자가 왔다는 설도 있습니다. 지금 마라도는 馬羅島라고 쓰입니다. 말 마(馬)로 바뀌었습니다. 마라도의 너른 초원은 평화롭습니다. 

 

 

 

 

바다 건너 제주도의 오름이 펼쳐집니다.

 

마라도도 화산섬입니다. 유동성이 큰 용암이 흘러나와 넓게 퍼져 나간 순상 화산체입니다. 순상은 방패 모양이라는 것입니다. 화산체이지만 분화구는 없습니다. 섬 전체 모양은 고구마처럼 생겼습니다. 사방이 절벽입니다. 섬 크기는 0.3km²입니다. 서울 여의도의 1/10 정도 크기입니다. 해수욕장이나 해변은 없습니다.

 

 

 

 

 

 

 

 

보통 여행자들은 배 타고 들어와서 보도블록을 따라서 섬의 가운데로 직진합니다. 그래서 섬을 한 바퀴 돕니다. 그전에 정해진 길에서 벗어나 초원을 걸어보시길 바랍니다. 길에서 벗어나 초원을 넓게 바라보면, 마라도가 더 예쁘고 특별해 보입니다. 가끔은 정해진 길에서 벗어나는 일탈도 필요한 법입니다.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입니다. 정낭(대문)은 막대기 세 개 다 곧게 걸쳐 있습니다. 정낭에 막대기가 몇 개 연결되어 있느냐에 따라 집안 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 정낭이 내려가 있으면 집에 사람이 있다는 것이고, 세 개가 걸쳐 있으면 집에서 멀리 나가 있다는 것입니다. 마라분교는 세 개다 걸쳐 있습니다. 주인이 없다는 것입니다. 즉 학생이 없어서 문이 닫혀 있습니다. 휴교 중입니다. 

 

 

 

 

10년 전쯤에 왔을 때는 학생 수가 1명이었습니다. 마라 분교에서 공부하는 학생은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라도 섬 전체가 운동장이고 교실일 수 있으니까요. 학생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요. 학생들이 뛰어놀아야 할 운동장이 조용한 것이 쓸쓸하고 안타깝습니다. 국토최남단 학교라는 상징성이 있어서 폐교는 안 하고 휴교 상태로 두고 있답니다. 학교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남아 있으면 좋겠습니다. 

 

 

 

 

언덕 위에 있는 마라도 교회에 올라왔습니다. 교회 역시 문이 잠겨 있습니다. 하얀 교회 건물과 십자가가 연결된 건물이 인상적입니다. 교회 주변으로 꽃이 피어서 교회가 예뻐 보였습니다. 앞에 보이는 것은 제주기독교백주년기념비입니다. 교회 앞에 앉아서 저물어가는 태양을 바라봅니다. 

 

 

 

 

 

대한민국 국토최남단 마라도를 한 바퀴 돌아보았습니다. 마라도는 평탄하고, 섬의 크기도 아담해서 걸으면서 즐기기에 좋았습니다. 저는 여행자들이 다 빠져나가고 홀로 걸었습니다. 걸으면서 여러 가지 들꽃을 만납니다. 풀향기를 맡습니다. 마라도로 불어오는 바람의 온기를 느낍니다. 고요한 마라도를 걸으니, 마라도가 집 앞마당 처럼 느껴졌고, 마라도의 주인이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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