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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위 한밤마을

KBS 1박 2일 프로그램을 종종 봅니다. 여행에 관심이 많기에 새로운 장소에 대한 호기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주(8월 8일) 방송에서 경상북도 군위군이 나옵니다. 타이틀이 '시골집으로'입니다. 시골집이 어딘고 하니 군위군 부계면 대율리 한밤마을입니다. 돌담과 옛집이 어우러지는 예쁜 마을입니다.

 

군위는 경상북도 가운데에 있습니다. 고려시대 일연스님이 군위 인각사에서 삼국유사를 쓰셨습니다. 故 김수환 추기경님이 군위에서 태어나셨습니다. 한밤마을처럼 옛 모습을 간직한 마을도 있습니다. 한밤마을 입구부터 남다릅니다. 커다란 조형물이 마을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조형물 옆으로 주차장 있습니다. 주차하고 걸어서 마을 곳곳을 구경합니다.




마을로 들어서면 옛날 수묵화에서나 보던 멋들어진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지금은 소나무 숲이 도로 때문에 갈라졌지만, 옛날에는 숲의 규모가 더 컸다고 합니다. 마을의 모습을 쉽게 보여주지 않으려는 신비함이 있습니다. 소나무숲은  겨울에 찬 바람을 막아주고, 여름에 시원한 그늘의 쉼터를 만들어 줍니다.




소나무숲을 지나 커다란 느티나무 앞에서 잠시 멈춥니다. 뜨거운 여름날 느티나무의 커다란 그늘이 고맙습니다. 느티나무 옆으로 200m 가면 보물 제988호로 지정된 '군위 대율리 석조여래입상'이 있습니다. 불상 앞까지 갔는데, 문이 닫혀 있어서 들어가 보지는 못했습니다.

 

 

 

 



 

 

한밤마을은 부림홍씨(부계홍씨) 집성촌입니다. 고려시대 재상을 지낸 홍란이라는 분이 한밤마을로 이주해 오면서 역사가 시작합니다. 당시에는 대야(大夜)라 불렀습니다. 마을 이름에 밤 야(夜)자는 좋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밤과 음이 비슷한 율로 바꾸면서, 대율(大栗)이 되었고, 한글로 풀어서 한밤마을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마을 이름만 듣고는 밤나무가 많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밤나무는 얼마 없습니다.



 

한밤마을 돌담


 

 

마을을 어떻게 돌아봐야 할지 감이 잘 안 왔습니다. 한밤마을 지도를 보고 대략적인 동선을 잡아보았습니다. 대율보건진료소 맞은편 한밤 7길로 들어가서 길 끝까지 갑니다. 한밤 5길을 따라 마을 안쪽으로 들어와 대청, 남천고택을 보고 나오기로 합니다.



 

한밤마을은 돌담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돌담길 따라 걸으며 옛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한밤마을은 실제로 사람이 사는 마을입니다. 200가구 정도 살고 있습니다. 사람의 숨결이 담겨 있기에 마을에도 돌담에도 온기가 있습니다.


 

 

이 돌들은 마을을 만들고 집 지을 터를 닦을 때 땅 밑에서 파낸 돌이라고 합니다. 1930년대 대홍수 때 팔공산에 있는 돌이 마을로 많이 내려왔답니다. 이 돌로 마을 담장을 쌓았다고도 전해집니다.



 

한밤7길 끝 시냇물이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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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마을 돌담길을 연결하면 길이는 약 6.5㎞입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는 한담마을 돌담길을 아름답고 보존을 잘 한 곳으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문화재청에서도 전통 돌담에 대해서 문화재로 등록하려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움과 문화재적 가치가 더해지고 있습니다.




돌담에 푸르른 이끼가 끼었습니다. 돌담 위에는 호박넝쿨이 이어집니다. 전원의 풍경이 예쁘고 아름답습니다. 한담마을은 사시사철 어떤 때와도 계절의 예쁜 색을 보여주겠더군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여름에는 푸르른 화창함이 있습니다. 봄에는 노란 산수유꽃이 피어납니다. 가을에는 빨갛게 익어가는 산수유 열매를 볼 수 있습니다. 감나무도 많아서, 감이 익어가는 모습도 예쁘겠더군요. 겨울에 눈 내리는 풍경은 그 자체로 그림 같을 것입니다.



 

부림 홍씨 종택 남천고택은 문이 잠겨 있어서 들어갈 수는 없었습니다. 숙박 이용객만 들어가서 볼 수 있어서 아쉽습니다. 남천고택은 군위에서 가장 오래된 가옥입니다. 원래 이 가옥은 흥(興)자형의 배치였으나, 중문채, 아래채가 철거되고, 대문채가 옮겨지면서 변했습니다. 현재는 부림홍씨 29대손께서 살고 계신답니다.


 

 

여름날 돌담 위로 능소화가 피어 한층 멋있습니다.


 

 

마을 중심에 대청이 있습니다. 조선 초기에 세워졌으나 임진왜란 때 불타서 없어졌습니다. 이후 다시 지은 것입니다. 서당으로 사용하였습니다. 마을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모이는 장소입니다. 어르신 두 분이 더위를 피해서 쉬고 계셨습니다. 건물 안을 살펴보았는데 굉장히 짜임새 있습니다.


 

 

저도 대청에 걸터앉았습니다. 대청 그늘에 앉아서 마을을 조망합니다.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돌담 때문인지 한밤마을은 육지의 제주도라고 불립니다. 한밤마을은 돌과 함께 바람도 많답니다. 한밤마을과 제주도는 다릅니다. 한밤마을 돌담은 밝은색 화강암으로 쌓아 올렸습니다. 빈틈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촘촘하게 쌓아 올렸습니다. 바람을 막기 위해서 돌담을 높게 쌓은 것은 제주도와 비슷합니다.



 

돌담 앞에 피어난 꽃


 

 

 

 

 

 

잣나무



 

대나무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돌담


 

 

대율리 한밤마을. 한밤마을에는 우물이 없답니다. 마을이 배 모양이랍니다. 배에 구멍이 나면 가라앉듯이, 마을에 우물이 있으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도로 있는 곳으로 나왔습니다. 멀리 팔공산 자락이 보입니다. 가게에 들어 아이스크림 하나 사먹으면서 한 숨 돌립니다. 마을 안에 카페와 식당도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매일같이 벽과 담을 보고 살아갑니다. 현대 도시의 벽 대부분은 콘크리트로 높게 쌓아 올린 벽입니다. 이런 도시의 벽과 담은 단절을 뜻할 때가 많습니다. 군위 한담마을의 돌담은 소통의 느낌이었습니다. 길과 길을 이어주고, 자연과 자연을 이어주는 길이었습니다. 유유자적 걸으면서 따스한 마음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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