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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체화정

 

경상북도 안동은 유교의 도시, 양반의 도시로 불립니다. 도시 전체에 유교, 양반, 선비의 정신이 흐릅니다. 1박 2일 안동 나들이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체화정을 찾습니다. 정자와 정자 주변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안동에서 계획했던 일은 끝났습니다. 여름날 해는 아직 저물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안동을 떠나기 아쉽습니다. 지도에서 체화정을 발견합니다. 그렇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 은밀함이 엿보입니다. 차를 몰고 체화정으로 향합니다. 안동 시내를 벗어나 경상북도청 방면으로 향하다 풍산읍에 들어섭니다.

 

 

 

 

내비게이션은 도착을 알립니다. 체화정 안내판이 보입니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 2차선 도로 옆 좁은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뭐지? 한적한 곳에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의 장소입니다. 정자는 보이지 않고 집과 잔디밭이 보입니다. 배롱나무를 보니 맞는 것 같습니다.  

 

 

 

 

작고 흐릿한 글씨로 주차장이라 쓰인 것이 보입니다. 천천히 차를 몰고 들어갔는데 집 한 채 있습니다. 집 마당이 주차장입니다. 살림집으로 보이는데, 여기다 주차해도 되는지 잠시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곱게 기와지붕 올린 집이 정겹습니다. 옛 드라마에서나 보던 풍경입니다. 

 

 

 

 

 

 

 

 

분위기 봐서 안쪽으로 들어가면 체화정이 있을 것 같습니다.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또 집이 있습니다. 문은 없지만 번지는 적혀 있습니다. 소심한 여행자는 계속 여기 맞어? 맞나? 구시렁거립니다. 주변에 사람도 보이지 않으니 물어볼 수도 없습니다. 

 

 

 

 

낯선 곳으로 들어가는 묘한 긴장감과 두근거림이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끌리는 뭔가가 있습니다. 연못 위에 연잎들이 보입니다. 배롱나무와 연을 함께 볼 수 있는 것인가 기대감도 높아집니다. 

 

 

 

 

자세히 보니 한 송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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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체화정이 '짠' 하고 나타납니다. 대박. 체화정 뒤로는 산이 있고, 주변으로 배롱나무가 꽃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자연석으로 기단을 이단으로 쌓고 그 위에 정자를 지었습니다. 체화정 풍경이 완전 예술입니다. 옛 수묵화에서나 보던 풍경, 상상 속에서 도인이 살 것만 같던 모습입니다. 리뷰가 많이 없어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왔는데 오길 잘했습니다. 

 

 

 

 

체화정은 보물 제2051호입니다. 1761년(영조 37)에 만포 이민적이 세운 정자입니다. 이민적의 형 이민정과 함께 살면서 우애들 다진 장소입니다. 순조 때 정려를 받은 이한오가 어머니를 모시고 효도하던 곳이기도 합니다. 이한오는 이민적의 조카입니다. 체화(棣華)는 산앵두나무꽃입니다. 시경에서 형제간의 화목과 우의를 뜻합니다.

 

 

 

 

체화정 옆 배롱나무. 배롱나무 줄기가 하얗습니다. 배롱나무는 허물을 벗습니다. 나무를 자세히 보면 껍질이 벗겨진 것이 보입니다. 배롱나무에는 세속의 욕망을 떨쳐버리고 깨끗하고 청렴한 품성을 가지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양반, 유생들이 생활하는 서원, 정자에 배롱나무를 심고 가꾸었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시기가 조금 빨랐습니다. SNS 보니 8월 중순 정도에 가니 체화정 배롱나무가 만개했습니다. 

 

 

 

 

체화정 안으로 올라갈 수 없습니다. 앞에서 요리조리 살려봅니다. 안쪽에 담락재(湛樂齋) 현판이 보입니다. 담락재는 형제간에 우애가 있어야 진정한 즐거움이 있다는 뜻입니다. 시경에서 따왔습니다. 담락재는 화가로 유명한 김홍도가 쓴 글씨입니다. 김홍도가 안동 옆 안기라는 곳에서 찰방을 지내고 돌아가면서 체화정에 머무르고 떠나면서 이별의 징표로 써준 것입니다. 간결하면서 부드러운 글씨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찰방(察訪) : 조선시대 각 도의 역참(驛站)을 관리하던 종6품의 외관직.

 

 

 

 

창살의 모양과 형태가 뭔가 다릅니다. 작게 만들어서 소박합니다. 모양이 예뻐서 계속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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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는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만들었습니다. 가운데는 온돌방, 좌우는 마루방입니다. 온돌방과 마루방 앞에 툇마루를 내밀고 계자난간(鷄子欄干)을 만들었습니다. 마루방 앞쪽으로 4분합 들문을 달아 전체를 개방할 수 있습니다. 

 

 

 

 

온돌. 나무가 있는 것으로 봐서는 최근에도 불을 집혔나 봅니다. 

 

 

 

 

 

체화정 앞에 체화지라는 연못이 있습니다. 체화지에는 3개의 섬이 있습니다. 연못 위에 만든 인공섬입니다. 옛날 정자, 누각 앞에는 삼신산(三神山)이라 해서 인공섬을 만듭니다. 신선 사상이 깃든 이상향의 산 3곳을 만든 것입니다. 방장(方丈), 봉래(蓬萊), 영주(瀛洲) 등 3곳을 뜻합니다. 삼신산이 어디지에 대한 연구는 다양합니다. 일반적으로 방장은 지리산, 봉래는 금강산, 영주는 한라산을 뜻합니다.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던 그때 어디서 달그락 소리가 납니다. 분명 사람이 없었는데 뭐지? 가까이 다가가 보니 관리하는 분이 연못에서 배를 타고 있습니다. 연못 정리하시더군요. 이물질들 거둬내시고요. 관리하는 분은 일하시는 것이지만 저 모습을 보고 옛 선비들이 뱃놀이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체화정을 가까이서 봤으니 이제는 멀리서 바라봐야겠습니다. 보는 방향에 따라 아름다움이 달라질 테니까요. 왔던 길을 돌아나가서 도로 위로 올라갔습니다. 안동한우불고기타운 안내판이 보입니다. 다음에는 하회마을 갔다가 불고기도 먹고 와야겠습니다. 

 

 

 

 

햇볕이 강하게 들어와서 뿌옇게 나왔습니다. 

 

 

 

 

 

 

 

 

삼신산이 더욱더 또렷하게 보입니다. 체화정을 멀리서 바라보니 더욱더 근사합니다. 지금이야 체화정 바로 앞에 도로가 있어 소음이 있고 어수선하지만, 과거에는 은둔의 장소였겠습니다. 형제가 조곤조곤 이야기 나누며 서로의 뜻을 헤아리기도 좋고, 수려한 경관 속에서 어머님도 마음 편히 지내셨을 것 같습니다. 

 

 

 

 

체화정에서 살아보고 싶습니다. 살림집은 아니고 정자지만 체화정에 머물면 근심걱정이 사라지고 마음이 정화될 것 같습니다. 나쁜 마음도 갖지 않고 착한 마음만 들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한여름 뭉게구름이 높게 만들어졌습니다. 아름다운 여름 체화정을 만났습니다. 

 

 

 

 

 

경상북도 안동시 풍산읍에 있는 체화정이라는 정자입니다. 유명한 라디오 DJ 최화정 아니고 체화정입니다. 형제간의 우애와 부모의 효도의 정신이 함께합니다. 현대 건물은 높고 넓지만 답답합니다. 체화정처럼 작지만 깊이가 있는 옛 건물을 만나면 아름다운 모습이 시원합니다. 마음이 열리고 상쾌합니다. 체화정도 기억하고픈 안동의 명소입니다. 

 

주차비, 입장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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