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옥천 구읍투어

 

"넓은 벌 동쪽 끝으로 /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정지용 시인의 '향수' 시 앞부분입니다. '향수'라는 노래로도 널리 불렸습니다. 정지용 시인의 고향은 충청북도 옥천군입니다. 옥천은 우리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아름다운 고장입니다. 향수를 자극하며 옥천의 옛 모습을 탐방할 수 있는 여행 코스가 있어서 찾아가 봅니다. '옥천구읍투어'입니다. 

 

옥천은 충청북도 남서쪽에 있습니다. 경부선 철도가 지나갑니다. 기차여행으로 찾아가기에 좋습니다. 대전역을 지나 10분 정도 지나니 옥천역에 도착합니다. 구읍투어를 하기 위해서 옥천전통문화체험관으로 이동합니다. 옥천역에서 택시를 탑니다. 옥천역에서 옥천전통문화체험관까지 택시로 10분 정도 걸립니다.

 

 

 

 

현재 '구읍'이라 불리는 옥천읍 죽향리, 상계리, 하계리, 문정리, 교동리 일대는 조선시대까지 옥천의 중심지였습니다. 경부선 철도가 놓이면서 옥천역 앞으로 중심지가 이동합니다. 옥천구읍투어는 옥천의 옛 모습을 따라가며 옥천의 역사를 보고 느끼는 것입니다. 옥천전통문화체험관에서 출발해서 구읍의 명소들을 돌아보고 다시 체험관으로 돌아옵니다. 전체길이가 3㎞입니다. 천천히 걸어서 2시간 정도면 구경할 수 있습니다. 

 

 

 

 

주말 10시 10분, 14시 10분. 두 차례 문화해설사와 함께 옥천구읍투어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해설사와 함께하는 별도의 비용은 없습니다. 해설사 없이 자유롭게 돌아봐도 됩니다. 저는 일요일 아침 옥천전통문화체험관을 찾았습니다. 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구읍의 명소를 돌아봤습니다. 위 약도 순서와는 약간 다릅니다.  

 

택시 기사 아저씨가 체험관 앞에 내려주시면서 여기저기 가보라고 안내해주십니다. 이번 옥천 여행길에 만난 분들은 다 친절했습니다. 택시 기사 아저씨부터, 문화해설사 선생님, 저녁 먹은 식당 사장님까지. 옥천에 대한 기억이 예쁘게 남습니다. 

 

 

 

 

 

 

 

 

옥천전통문화체험관은 옥천의 전통문화를 공유하며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공간입니다. 2020년에 개관했습니다. 전시, 공연, 카페, 식당,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한옥 펜션의 형태입니다. 숙박비도 저렴하더군요. 4인실 주말 7만 원. 체험관 뒤로는 전통놀이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체험관이 전체적으로 깔끔합니다. 저는 부모님 모시고 와서 하룻밤 숙박해보고 싶습니다. 한복체험도 하고요. 

 

 

 

 

해설사 선생님과 체험관을 나와서 이동합니다. 커다란 느티나무가 눈길을 끕니다. 수령이 350년 되었다고 합니다. 가지는 상처를 입었지만 굵은 나무둘레는 구읍에서의 긴 시간을 느끼게 해줍니다. 나무 아래에는 금줄이 있어서 신성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느티나무는 오랜 세월 옥천을 지키고 있습니다. 

 

 

 

 

옥천향교에 왔습니다. 향교는 조선시대 교육과 제향을 담당하는 곳입니다. 지금의 중고등학교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옥천향교는 뭔가 특별합니다. 명륜당부터 사이즈가 웅장합니다. 역사와 전통이 느껴집니다. 명륜당은 강학당이라고도 합니다. 학생들이 공부하는 공간입니다. 명륜당에 온돌이 있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명륜당을 지나 향교 안으로 들어갑니다. 향교 뒤로 대성전이 있습니다. 대성전은 공자를 주향으로 모시고, 우리나라 18현의 위패를 모시고 있습니다. 신성한 공간이기에 향교 가장 안쪽 깊숙한 곳에 있습니다. 대성전 앞으로 내삼문이 있습니다. 보통 다른 향교에서는 문이 하나의 지붕인데, 옥천향교는 문이 따로따로 있습니다. 위엄있습니다.   

 

 

 

 

 

 

 

 

옥천향교를 나와 육영수 생가로 갑니다. 연밭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9월 가을바람이 불지만 연밭에는 연꽃의 향기가 남아 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 옥천입니다. 육영수 여사의 생가를 복원하여 시민에게 개방하고 있습니다. 생가로 들어서면 사랑방, 연못 연당사랑이 보입니다. 특히 연못과 연당사랑의 어우러짐이 보기 좋습니다. 연당사랑은 육영수 여사가 많은 시간을 머물렀던 곳입니다.

 

원래 이 집은 3명의 정승이 살던 집으로 '삼정승집'으로 불렸습니다. 육씨 집성촌이 근처에 있는데, 육영수 여사의 아버지가 이사를 왔습니다. 육영수 여사의 아버지는 사업을 크게 하는 부자였습니다. 이사를 오면서 리모델링도 근사하게 했습니다. 대지도 넓고 가옥의 배치도 예쁘게 잘 되어 있습니다. 

 

 

 

 

생가는 상당히 큰 규모지만 육영수 여사가 주로 머물던 방은 소박했습니다. 육영수 여사는 아버지의 일을 돕기도 했고, 학교 선생님으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생가에는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들도 있습니다. 생가를 구경하는데 기운이 남다릅니다. 풍수지리학적으로 이곳이 명당이라고 합니다. 리모델링 했지만 조선시대 상류계급의 집을 보는 것이 의미 있습니다. 

 

 

 

 

옥천구읍 일대에 조명을 설치하였습니다. 밤이 되면 또 다른 풍경으로 변신합니다. '달빛 아래 반짝이는 구읍'이라는 타이틀로 야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옥천전통문화체험관에서 숙박하면서 야경 둘러보면 낭만적이겠습니다. 

 

 

 

 

300x250

 

 

 

 

옥천사마소로 향합니다. 사마소? 처음 들어보시는 분이 많으실 것입니다. 저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16세기 초(성종말∼연산군) 훈구파의 유향소 장악에 대한 반발로 사마시 출신의 젊은 유림들이 향권을 주도하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사마시에 붙으면 과거(대과)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그래서 사마시를 소과라고도 합니다. 사마소에서 유학을 공부하고 가르치며 정치를 논하였습니다. 향촌의 교화와 지방행정을 보조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옥천사마소 현판은 송시열의 글씨입니다. 

 

 

 

 

송시열이 쓴 '의창중수기'에 옥천사마소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어려운 백성을 위하 곡식을 저장하던 의창(義倉) 건물을 뜯어서 사마소를 만들었습니다. 전국적으로 있던 사마소는 현재 경주, 괴산, 옥천 등 3곳만이 남아 있습니다. 사마소라는 새로운 역사를 만납니다. 옥천사마소 안에 하얀 무궁화 꽃이 예쁘게 피었습니다.

 

 

 

 

옥천구읍투어의 하이라이트인 정지용 시인을 만나러 갑니다. 시인을 만나러 가는 길 곳곳에서 시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정지용 시인을 귀엽고 정감있게 표현했습니다. 시 한줄 한줄 읽어가면 어느새 생가에 도착합니다. 

 

 

 

 

정지용 시인은 1902년 옥천에서 태어났습니다. 시인이 살았던 생가를 복원하였습니다. 생가 앞으로는 향수 시에 나오는 실개천이 흐르고 있고 시인의 시가 담긴 벽화가 줄지어 있습니다. 생가 주변에는 다양한 꽃이 피어서 환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어미 소와 송아지가 함께하는 모습이 향수를 자극합니다. 

 

 

 

 

정지용 시인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서정시인, 현대시의 아버지 등으로 불립니다. 일제강점기 암울한 시기에 섬세한 언어로 아름다운 시를 많이 남겼습니다. 한편으로는 저항시인으로서 일제에 저항하는 작품을 남기었습니다. 시인의 생가 옆에는 정지용 문학관이 있습니다. 문학관에서는 시인의 작품과 문학적 업적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문학관에서 시인과 함께 사진까지 찍으면 기억에 오래 남을 것입니다. 

 

 

 

 

정지용 시인과 만남은 지용문학공원으로 이어집니다. 생가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됩니다. 지용문학공원은 2009년 행정안전부(현 행정자치부)의 소도읍종합육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조성하였습니다. 정지용 시인의 시뿐만 아니라 윤동주, 김소월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반응형

 

 

 

 

공원을 거닐면서 작품을 감상합니다. 나무와 풀이 잘 정돈된 공원을 거닐면 문학작품을 감상하니 감수성이 뿜뿜 솟아오릅니다. 봄이면 벚꽃, 영산홍 등이 가득 피어 꽃밭을 이룬다고 합니다. 가을이 깊어가면 단풍으로 곱게 옷을 갈아입을 것입니다. 여러 작품 중에 제가 좋아하는 정지용 시인의 '호수'를 읽어봅니다.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옥천구읍투어는 낭만이 있습니다. 

 

 

 

 

지용문학공원 바로 옆으로 교동저수지(교동생태습지)로 이어집니다. 님을 보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저수지 안에 정지용 시인의 작품을 연상할 수 있는 조형물을 설치하였습니다. 저수지를 따라 산책로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예쁜 저수지를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산책로를 걷습니다. 한바퀴 도는데 대략 30분 정도 걸리더군요. 

 

 

 

 

저수지를 따라 걷는데 벚나무가 길게 가지를 뻗고 있는 모습을 만납니다. 수령도 상당히 오래돼 보이는 커다란 나무입니다. 봄에 벚꽃 가득 피어나면 무척 예쁘겠습니다. 벚꽃잎이 흩날리는 모습을 상상하니 무척 황홀합니다. 벚나무 뒤로 이어지는 메타세쿼이아 나무도 인상적입니다. 연인과 함께 걸으면 무척 행복하겠습니다.

 

 

 

 

1899년(광무 3년) 옥천읍지도

 

이렇게 2시간 정도 걸으며 옥천구읍투어를 마무리했습니다. 옥천(沃川)은 기름지고 맑은 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고장입니다. 옥천구읍투어를 하면서 옥천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서 좋습니다. 옥천이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하고 정감있는 곳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옥천구읍투어 이루로도 옥천여행은 이어집니다. 저는 옥천 이곳저곳을 찾아 발걸음을 옮깁니다. 옥천 장날 구경도 하고, 맛집도 찾아다니고요.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옥천구읍투어를 하나의 동영상으로 만들었습니다. 

 

 

 

300x250
반응형
그리드형
,
250x250
BLOG main image
랄랄라 라오니스
명랑순진한 라오니스의 대한민국 방랑기
by 라오니스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2107)
이야기꽃 (100)
서울특별시 (67)
인천광역시 (68)
경기도 (162)
강원도 (184)
경상북도 (175)
대구광역시 (28)
경상남도 (141)
부산광역시 (53)
울산광역시 (9)
전라북도 (93)
전라남도 (187)
광주광역시 (15)
충청북도 (100)
충청남도 (184)
대전광역시 (24)
제주특별자치도 (376)
평택,안성 (14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04-16 22:05
세로형
반응형
라오니스'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