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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구룡포 철규분식

 

경상북도 포항시 구룡포는 최근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구룡포에는 여러 가지 먹거리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것을 먹습니다. 찐빵과 단팥죽입니다. 철규분식으로 향합니다.  

 

포항 죽도시장에서 점심 먹고 구룡포로 이동합니다. 죽도시장에서 9000번 버스를 타면 구룡포까지 갈 수 있습니다. 9000번 버스는 급행입니다. 죽도시장에서 구룡포까지 50분 정도 걸립니다. 900번 버스도 구룡포까지 갑니다. 900번은 일반 시내버스라서 시간이 조금 더 오래 걸립니다. 1시간 20분 정도. 

 

 

 

 

포항 올 때만 해도 날씨가 흐렸는데 이날은 맑은 날이었습니다. 하늘 위에 구름이 솜털처럼 퍼져 있는 것이 예뻐서 사진 찍었습니다. 동백꽃 필 무렵에 이어 갯마을 차차차까지 구룡포가 드라마 촬영지로 인기 많습니다. 이날 토요일이어서 그런지 차가 더 많습니다. 구룡포 대게 먹으러 오는 사람도 많고, 일본인가옥거리 관광지 보러도 오고요. 

 

 

 

 

일본인가옥거리를 먼저 둘러보았습니다. 구룡포 곳곳을 걸어 다니면서 동네 탐방을 합니다. 구룡포초등학교 쪽으로 가면 오늘 포스팅의 목적지인 철규분식이 나옵니다. 초등학교 바로 앞에 있습니다. 

 

 

 

 

 

 

 

 

허름한 분식집입니다. 하지만 내공이 상당한 집입니다. 찐빵만 70년을 만들어 왔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곳이죠. 간판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여러 방송에도 출연하면서 인지도가 더욱더 올라갔습니다. 철규분식이 원조입니다. 옆에 엄마찐빵도 많이들 가시더군요. 

 

 

 

 

식당 안에 들어가니 할머니와 아주머니께서 반갑게 맞아주시네요. 점심과 저녁 애매한 시간 때라 손님이 없습니다. 분식집은 허름합니다. 언제 만들었을지도 모르는 오래된 나무 탁자와 의자가 손님을 기다립니다. 도시의 식당처럼 정리가 깔끔한 것도 아닙니다. 지저분하다는 것은 아니고요. 후리합니다. 6년 전에 왔을 때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 반갑습니다. 

 

 

 

 

국수 국물용 멸치 박스가 눈길을 끕니다. 

 

 

 

 

 

 

 

 

메뉴는 딱 3가지. 국수, 단팥죽, 찐빵. 가격도 착합니다. 메뉴판 아래로 방송 출연 증거물이 있습니다. 생활의 달인 현판도 있고, 백종원, 김영철의 흔적도 볼 수 있습니다. 이래저래 점심을 많이 먹었습니다. 긴 시간 버스 타고 오고, 일본인가옥거리도 돌아다니고 했는데 배가 덜 꺼졌습니다. 간단하게 단팥죽과 찐빵만 먹기로 합니다. 국수는 지난번에 먹었으니 이번에는 패스. 국수가 심플하니 기본에 충실한 맛입니다.  

 

 

 

 

꽃무늬가 담긴 쟁반 위에는 수저통과 양념통이 있습니다. 수저통은 오랜 세월 여러 사람의 손길이 지나갔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양념통 안에는 잔치국수에 넣어 먹을 양념장이 들어 있습니다. 

 

 

 

 

찐빵을 찌고 있으니 조금 기다려 달라고 하십니다. 철규분식에서의 추억을 노래한 시를 읽어봅니다. 추운 겨울 눈 내리는 날 따뜻한 찐빵은 마음까지 따뜻해집니다. 

 

 

 

 

찐빵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저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체온계가 작동을 안하는데 왜 안되는지 봐달라 하시네요. 보아하니 배터리가 다 된 것 같다고 말씀드리니, 아주머니께서 배터리를 바로 사오시더군요. 제가 새 배터리로 갈아 끼우니 정상 작동합니다. 오늘도 한 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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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잠시 후 단팥죽과 찐빵이 나왔습니다. 달큰한 향기와 뜨끈한 온기가 느껴집니다. 그런데 제가 주문한 것보다 찐빵을 더 주셨습니다. "체온계 고쳐줘서 서비스로 더 드렸어요" 안 그러셔도 되는데. 덕분에 저는 맛있는 찐빵을 더 얻어먹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는 복이 많습니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마트, 편의점에서 호빵이 나오기 시작했더군요. 호빵은 특정 회사 제품명이고, 실제로는 찐빵입니다. 호빵과 찐빵은 같은 거. 둘의 차이가 있긴 합니다. 호빵은 바닥에 종이가 있고, 찐빵은 없습니다. 아이 주먹만 한 찐빵이 통통하니 귀엽습니다.  

 

 

 

 

찐빵을 먹는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그냥 먹기, 두 번째는 설탕에 찍어 먹는 것입니다. 찐빵 자체가 그렇게 달지 않습니다. 달짝지근하게 원하시면 설탕에 콕 찍어 먹으면 됩니다. 설탕은 찐빵 나올 때 접시에 같이 나옵니다. 찐빵에 팥 알갱이가 살아있어서 톡톡 터지는 느낌도 재밌습니다. 

 

 

 

 

진짜 맛있게 먹는 방법은 단팥죽에 찍어 먹는 것입니다. 찐빵과 단팥죽이 조화가 아주 좋습니다. 두 개가 합쳐지면서 단맛이 더 올라옵니다. 팥의 향기가 더해지니 빵의 풍미가 더 진해지는 것도 좋습니다. 찐빵이 촉촉해지면서 먹기도 좀 더 편해지고요. 3대 천왕에서 백 선생님이 찐빵을 단팥죽에 찍어 먹으면서 이 방법이 더 알려졌다고도 합니다. '단팥죽 퐁듀' 라 표현하기도 했고요.

 

 

 

 

찐빵 2개 정도 먹었는데 포만감이 올라옵니다. 2개는 비닐봉지에 넣습니다. 배 꺼지면 먹기로 합니다. 단팥죽을 공략합니다. 팥죽은 묽은 편입니다. 단팥죽이니까 당연히 단맛이 있습니다. 단맛이 그렇게 강하진 않습니다. 은은하게 달큼하다고 느껴집니다. 새알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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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하고 이래저래 몇 마디 나누다 친밀도가 올라갔습니다. 안에서 찐빵 만드시는 거 사진 찍어도 될까요? 살짝 물어봤습니다. 뭘 이런 걸 찍냐고 하시네요.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밀가루 반죽해서 빵 하나하나 손수 만드십니다. 그래서 사람이 한꺼번에 들어오면 기다려야 할 때도 있습니다.  

 

 

 

 

찐빵, 단팥죽 잘 먹고 나왔습니다. 6년 전에 왔을 때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함께 장사하셨습니다. 작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답니다. 지금은 할머니께서 운영하고 있으십니다. 할머니께서 찐빵 만드는 과정이 힘들어서 내년에는 가게를 접을 수 있다는 인터뷰 기사를 봤습니다. 할머니께서 얼마나 힘드실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자는 찐빵 하나 못 먹으면 그만이지만 할머니께서 몸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남은 찐빵은 포항역에서 기차 기다리면서 먹었습니다. 포항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도 먹을 것을 놓치지 않습니다. 놓을 수가 없습니다. 이번 포항 여행은 진짜 배부르고 뿌듯합니다. 

 

 

 

 

찐빵, 단팥죽 겉으로 보면 대단하고 거창한 음식은 아닙니다. 작은 찐빵, 단팥죽에는 오랜 세월 이어온 따스한 온기가 있습니다. 어느 순간 딱 생각나기도 하고요. 단순하고 소박한 음식이 여행자를 기다립니다. 구룡포 가시면 찐빵, 단팥죽 그리고 국수로 맛있는 기억을 담아오시면 어떨까 합니다. 영업시간 10시부터 18시. 

 

 

https://raonyss.tistory.com/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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