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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오징어

 

드라마 오징어 게임 인기가 대단합니다. 여러 매체에서 오징어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우리나라에서 오징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어디일까요? 울릉도를 먼저 떠올리는 분이 많으실 것입니다. 울릉도 여행 기간에 오징어를 많이 만났습니다. 오징어를 보기도 하고 먹기도 합니다. 

 

올가을 울릉도, 독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침 8시 강릉항에서 여객선이 출발합니다. 3시간 정도 동해를 가른 여객선은 울릉도 저동항에 무사히 도착합니다. 이날은 운이 좋아서 파도가 그렇게 높지 않았습니다. 걱정했던 배멀미도 없었고요. 여행사 차량을 이용하여 도동항 부근 숙소로 왔습니다. 짐을 풀고 도동항으로 나갑니다.   

 

 

 

 

도동항에서 깜짝 놀랐습니다. 수많은 오징어가 막대에 꽂혀 있습니다. 보아하니 오징어의 초콜릿색이 아직 그대로입니다. 살도 통통합니다. 덕장에 온 지 얼마 안 된 것들입니다. 마른오징어가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 신기하고 인상적으로 보았습니다. 

 

 

 

 

오징어를 보니 먹고 싶습니다. 오징어 말리는 작업 중인 사장님에게 오징어 살 수 있냐고 물어봅니다. 당연한 것을 묻는다는 표정이시네요. 막대에 꽂혀 있는 것 중 하나를 쓱 빼더니 바로 구워주십니다. 1마리에 5천 원. 맛있습니다. 

 

울릉도 오징어가 맛있는 이유가 뭘까 찾아봤습니다. 오징어가 알맞은 크기로 자랐을 때 울릉도 근해를 지나간답니다. 육질이 좋아 식감이 좋고요. 울릉도의 맑은 바닷바람, 공기가 오징어를 깨끗하고 맛있게 말려줍니다. 울릉도의 맑은 바닷물로 세척하니 깔끔하고요. 

 

 

 

 

 

 

 

 

잠시 시간 여유가 있습니다. 도동항 여객선 터미널 위로 올라갔습니다. 도동항이 한눈에 보입니다. 광장에서 오징어 말리는 모습을 바라봅니다.  

 

 

 

 

위 사진은 저동항에서 오징어 말리는 모습입니다. 여행자들은 도동항에 많이 모여 있지만, 오징어잡이 배는 저동항에 많습니다. 울릉 8경 중에 저동어화(苧洞漁火)가 있습니다. 밤에 저동항에서 나가는 오징어잡이 배들의 불빛을 비유한 것입니다. 어선들이 꽃처럼 피어나는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도동소공원에는 울릉도 주민들의 삶을 담은 조형물이 있습니다. 네모난 조형물 안에는 오징어를 널고 오징어가 말리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아주머니는 오징어를 손질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엄마와 함께 놀자고 하는 것 같군요. 가운데 아저씨는 오징어를 통에다 세척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왼쪽 할머니는 오징어를 막대에 꽂고 있습니다. 

 

 

 

 

오징어잡이 배를 보면 전구가 달려 있습니다. 오징어잡이는 밤에 이루어집니다. 전구를 환하게 밝힙니다. 불빛을 보고 플랑크톤이 모여듭니다. 모여든 플랑크톤을 보고 오징어가 옵니다. 그물을 내리고 올리면서 오징어를 잡습니다. 어부들은 밤에 너무 밝은 불빛 아래에서 작업하므로 신경적 질환, 안구 질환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조선 후기 흑산도에서 유배 중인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오징어를 오적어(烏賊魚)라 적고 있습니다. "까마귀를 잡아먹는 도적"이라는 뜻입니다. 오징어가 물 위에 떠 있다가 까마귀가 내려오면, 긴 다리로 휘감아 물속으로 끌어들인 다음 잡아먹는다는 뜻입니다. 상상이 잘 안 갑니다. 오(烏)자가 먹물과 관련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자산어보의 오적어가 오징어가 아닌 꼴뚜기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막대기에 울릉도 오징어라는 것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오전에 샀던 구운 오징어가 남았습니다. 저녁에 바닷가로 나와 맥주와 함께 먹습니다. 밤바다 바라보면서 맥주에 오징어 먹으니 분위기가 제법 근사합니다. 

 

 

 

 

오징어를 어떻게 널게 되었는지는 다음날 새벽에 알 수 있었습니다. 새벽에 일출 보러 도동항으로 나왔습니다. 항구가 분주합니다. 간밤에 잡아 온 오징어를 어선에서 내리자마자 오징어를 손질하는 것입니다.

 

아주머니들은 배를 갈라서 내장을 분리합니다. 아저씨들은 내장이 빠지고 살만 남은 오징어를 물로 씻습니다. 그리고 막대기에 20마리씩 꽂습니다. 다른 아저씨는 오징어가 꽂혀있는 막대기를 덕장에 넙니다. 이날 아침에 오징어 작업하시는 풍경은 인상적입니다. 뒤에 해가 붉게 떠오르는 어스름한 풍경과 더불어 기억에 남습니다. 

 

 

 

 

손질한 오징어를 덕장에 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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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을 보고 돌아오는 길입니다. 도동항 여객선 터미널에서 도동항 주변을 바라봅니다. 오징어잡이 배들이 항구로 들어와 있습니다. 오징어 손질하는 작업은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고요. 울릉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풍경입니다. 

 

 

 

 

바다 위로 떠 오른 태양은 울릉도 전체를 비춥니다. 도동항 일대에 태양의 붉은빛이 골고루 퍼져 나갑니다. 오징어도 아침 햇살을 받으며 빛나고 있습니다. 

 

 

 

 

해가 떠오른 시간에도 작업은 계속 이어집니다. 이분들의 노고가 있기에 우리가 맛있는 오징어를 먹을 수 있는 것입니다.

 

19세기 말 일본 어민들에 의해 울릉도에서 오징어잡이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일제강점기가 되면서 일본 어민들의 울릉도 진출이 더욱더 본격화 됩니다. 울릉도 주변 오징어를 싹쓸이합니다. 몇 년 후 오징어 어획량이 줄면서 일본인들이 울릉도를 떠납니다. 대신 일본 어민들의 오징어잡이 기술이 울릉도에 남게 됩니다. 울릉도의 오징어잡이는 계속 이어집니다. 

 

 

 

 

바다에서 갓 올라온 오징어들이 예쁘게 널려 있습니다. 오징어의 세모난 부분을 머리라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머리가 아니고 꼬리라네요. 오징어가 헤엄칠 때 방향키 조종을 하는 꼬리날개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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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오징어도 좋지만 생물 오징어에 반주 한잔해보고 싶습니다. 도동항 자연산활어회센터에서 오징어회를 먹기로 합니다. 오징어 색깔 보세요. 바다에서 갓 올라온 듯한 싱싱함이 느껴집니다. 제가 갔을 때는 오징어 1마리에 1만 원이었습니다. 작은 것은 3마리에 2만 원도 하시더군요. 가격이 딱 정해지진 않았습니다. 

 

 

 

 

활어회센터 1층에서 오징어를 판매합니다. 손님은 2층 올라가서 먹습니다. 2층에서는 초장, 쌈 채소, 소주를 묶어서 상차림비 1만 원을 받습니다. 활어회센터 이층에서 해 저무는 바다를 보며 오징어회를 먹습니다. 한 마리인데도 양이 푸짐합니다. 창밖으로 바다도 보이고, 오징어 말리고 있는 풍경도 보이고. 그래서 울릉도에서 먹는 오징어회는 더 달고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오징어 살은 덕장에 널고, 내장은 따로 빼냅니다. 내장을 버릴까요? 오징어내장탕으로 먹습니다. 비싼 오징어는 내다 팔아야 하고, 내장으로 국이나 탕을 끓여 드셨습니다. 이번에 울릉도 가면서 오징어 내장탕이 제일 궁금했습니다. 꼭 먹어봐야지 했습니다.

 

 

 

 

오징어내장탕은 울릉도 어느 식당을 가도 다 판매합니다. 2인분 이상 파는 곳이 많아서 저 같은 혼밥러에게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다행히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둘째 날 아침밥이 오징어내장탕입니다. 오징어 내장이 익으니까 담백합니다. 고소하고요. 다른 곳은 고춧가루 넣고 얼큰하게 하더군요. 제가 간 곳은 맑게 나왔습니다. 국물이 개운하니 좋습니다. 간밤에 먹은 술이 확 깨네요. 

 

오징어와 삼겹살을 함께 볶은 오삼불고기도 많이들 드시더군요.

 

 

 

 

 

 

역시 울릉도 하면 오징어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만난 오징어보다, 2박 3일 울릉도에서 본 오징어가 더 많을 것 같습니다. 2021년 11월에는 울릉군에서는 울릉을 대표하는 군어(郡魚)로 오징어를 선정했습니다. 울릉도 하면 오징어고 오징어 하면 울릉도입니다. 오징어잡이 제철은 9월부터 12월까지입니다. 올해는 예년보다 오징어가 많이 잡힌다고 합니다. 맛있는 울릉도 오징어를 많이 사람이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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