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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대박집

21세기에 들어선다고 떠들썩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2000년 하고도 21년이 지나 2022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2년 첫 번째로 어느 곳을 소개할까 생각해봤습니다. 충청북도 옥천군의 한 식당이 떠올랐습니다. 생선국수와 도리뱅뱅을 맛있게 하는 곳입니다. 이 식당은 무엇 때문에 신년 첫날 소개하는 것일까요?

 

충청북도 옥천군은 대한민국을 남한에 한정했을 때 중간 지점에 있습니다. 그래서 택배 물류 기지가 옥천에 있는 것이고요. 정지용 시인으로 대표하는 문학의 향기가 흐르고 자연 풍경이 아름다운 고장입니다. 옥천역 앞에 정지용 시비가 있습니다. 저는 옥천구읍 탐방을 하고자 방문하였습니다. 옥천의 옛 중심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옥천역에 내려서 옥천구읍으로 항합니다.




옥천구읍에서 향교, 사마소 등 옥천의 역사를 살펴보고, 정지용 생가와 기념관에서 시 한 수 읽어보았습니다. 밥을 먹어야겠습니다. 옥천은 물 맑은 고장입니다. 옥천이라는 지명 안에 물(천, 川)이 흐릅니다. 정지용도 향수에서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를 노래하였습니다. 민물고기 음식 하는 곳이 많습니다. 옥천구읍에서 멀지 않은 곳에 '대박집'도 민물고기 음식을 잘한다고 하여 찾아갑니다.

그렇습니다. 이 포스팅 보는 분들 모두 대박 나시라는 의미로다 '대박집' 포스팅을 합니다. 어거지라고 하지 마시고, 우리 모두 잘살았으면 하는 마음이라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식당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시골의 여느 식당에서 볼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남자 사장님이 저를 반겨주시네요. 문 옆 창가 쪽에 빈자리가 있어서 앉습니다.








메뉴를 봅니다. 일단 생선국수는 무조건 주문합니다. 문제는 도리뱅뱅. 도리뱅뱅이 땡기는데 혼자 먹기에 양이 많을 것 같습니다. 주문할까 말까 잠깐 고민을 합니다. 선택은 늘 그래 왔듯이 콜. 생선국수와 도리뱅뱅을 같이 주문하니 남자 사장님이 잠시 놀랍니다. 이걸 다 먹는다는 것인가 하고 말이죠. "제가 좀 많이 먹어요"라고 답을 합니다.




주문하면 그때 조리를 시작하는가 봅니다. 음식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립니다. 테이블 위에 있는 산초와 후추를 바라봅니다. 민물고기 먹을 때는 산초가 좀 들어가 줘야 맛이 살아납니다. 산초가 약간 매운맛도 있고 특유의 향이 있어서 피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산초는 살균작용이 있어서 민물고기 먹을 때 꼭 넣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산초의 향을 좋아합니다.




작년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어색하지만 작년 JTBC에서 방송한 '괴물' 드라마에 대박집이 나왔습니다. 제가 드라마를 본 것은 아니기에 촬영장소인 줄은 몰랐습니다. 식당 와서 알았습니다. 신하균 배우와 여진구 배우를 좋아합니다. 두 배우가 맛있게 먹었다고 하니 저도 생선국수에 대한 기대를 높여 줍니다. 진짜 맛있게 먹었겠죠?






기본 반찬이 깔립니다. 특별할 것은 없습니다. 생선국수, 도리뱅뱅이 기본양념이 되어 있는 것들이기에 반찬에 크게 손이 가진 않습니다. 양파절임을 잘 먹었습니다.




생선국수와 도리뱅뱅을 먹는데 어찌 소주 한잔이 빠질 수 있겠습니까? 충청북도에서는 시원(시원한 청풍. 줄여서 시원)을 마십니다. 잔은 참이슬이네요. 소주 맛이 큰 차이는 없다지만 그 지역에 가면 지역 소주를 먹어야지 제대로 먹는 것 같습니다. 부산에도 시원이 있습니다. 부산의 시원은 'C1'입니다.




생선국수가 나왔습니다. 생선국수라고 해서 물고기 그대로 넣은 것은 아니고요. 물고기를 갈아 넣었습니다. 고추장 베이스로 얼큰합니다. 거기에 소면을 넣었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민물고기를 많이 먹었습니다. 아버지께서 냇가에서 투망으로 고기를 많이 잡으셨습니다. 자연스럽게 생선국수를 많이 먹었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서는 천렵 국(川獵국)이라 불렀습니다. 고추장을 풀고 물고기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통째로 넣어서 끓였습니다.




생선국수에 소면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칼칼한 국물을 쭉 빨아들인 소면 맛이 좋습니다. 예전에 아버지께서 투망을 펼치던 곳은 지금 상수도보호구역으로 묶이면서 물고기를 잡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민물고기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생선국수가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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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 도리뱅뱅이 나왔습니다. 도리뱅뱅 모르는 분이 꽤 있을 것 같습니다. 작은 민물고기를 팬에 동그랗게 펼친 것입니다. 고기를 튀긴 후에 양념을 발랐습니다. 한옥에서 서까래를 바치는 기둥을 도리라고 합니다. 도리처럼 가지런히 뱅뱅 돌려놓았다고 해서 도리뱅뱅이라 부릅니다. 도리뱅뱅은 충청도 지방에서 많이 먹습니다.




도리뱅뱅과 반찬이 놓인 모습이 아트입니다. art 아트. 그런데 남자 사장님이 도리뱅뱅을 가지고 오면서 저한테 한 마디 건넵니다. "도리뱅뱅에 소주 마시면 꿀맛인데" 뭔가 부러운 눈빛과 말투로 저에게 속삭이듯 이야기합니다. 가까이 있지만 가까이할 수 없는 마음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진짜 꿀맛 일지 열심히 먹어 보기로 합니다.




깻잎 위에 도리뱅뱅, 고추, 마늘을 올리고 스톱. 소주잔을 채우고 바로 꺾습니다. 그리고 준비한 도리뱅뱅 쌈을 먹습니다. 사장님 말씀 그대로 꿀맛입니다. 양념이 그렇게 과하지 않으면서 물고기 맛도 전해지는 것이 좋습니다. 도리뱅뱅은 그냥 먹는 거예요 머리 떼고 먹는 거 아닙니다. 도리뱅뱅이 남아서 맥주 한 병 더 시켰다는 것은 안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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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진짜 다 먹었어? 라고 의심하는 분이 있을까 봐 마무리 사진 올려봅니다. 사실 혼자서 생선국수에 도리뱅뱅까지 먹는 것은 많습니다. 두 명이 가서 생선국수 하나씩 먹고 도리뱅뱅 하나 먹으면 딱 맞겠더군요. 이것도 좀 많긴 하겠네요.




그 뒤로도 옥천의 몇 곳을 좀 더 다닌 후에 옥천역으로 왔습니다. 옥천역 플랫폼에 무궁화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집으로 향하는 길은 늘 아쉽습니다.


 


옥천 대박집으로 검색하면 두 집이 나옵니다. 민물고기 파는 대박집은 옥천읍 죽향리에 있습니다. 조선시대까지는 지금 옥천구읍이라 불리던 곳이 옥천의 중심지였습니다. 경부선 철도가 놓이고 옥천역이 들어서면서, 역 주변으로 중심지가 이동합니다.

어떻게 대박의 기운이 전해지셨을까요? 식당 이름만 대박일 수 있겠지만 '대박'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듣기 좋습니다. 2022년 무엇을 하시든 건강하시고 힘내시고 좋은 일로 대박 나시길 바랍니다. 좋은일 대박 나서 맛있는 것도 많이 드시구요. 우리 모두 2022년 힘내자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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