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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 숲

겨울은 어떤 색깔일까요? 하얀색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겨울에 눈이 소복하게 쌓인 모습은 무척 예쁩니다. 강원도 인제군 원대리는 설경에 자작나무까지 더해져 아름다운 하얀 세상이 펼쳐집니다.

 

겨울 가기 전에 원대리 자작나무 숲을 꼭 보고 싶었습니다.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출발. 다행히 고속도로는 막히지 않습니다. 인제까지 길이 좋습니다. 자작나무 숲 6킬로 정도 남겨두고 꼬불꼬불 산길을 오릅니다. 10시쯤 도착했는데 주차장은 만차입니다. 주차장에서는 화장실을 꼭 들렀다 가야 합니다. 숲속 화장실은 결빙으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주차장에서 길을 건너 오르막길을 오르면 안내소가 있습니다. 안내소부터 본격적인 시작입니다. 자작나무 숲 입장료는 없습니다. 안내도를 보니 코스가 여러 가지입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안내소 직원에게 길을 물었습니다. 큰길 따라 올라갔다 내려오면 된다는 쿨한 답변입니다. 원래는 여러 갈래가 있는데, 작은길은 결빙으로 통제하고 있습니다.




겨울 산은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오후 2시가 입장 마감입니다. 매주 월요일, 화요일은 휴무. 3월, 4월 산불 조심 기간에는 입산 통제입니다. 겨울에 눈 쌓인 모습 보러 많이 오시지만, 봄부터 여름까지 푸릇한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서도 방문객이 많습니다. 저도 푸르른 계절에 다시 와보려고 합니다.








안내소 주변은 자작나무가 별로 없어서 실망했습니다. 올라갈수록 자작나무가 많이 보이면서 기대감도 올라갑니다. 제 기준으로는 등산이라 할 수도 없을 정도로 경사도가 낮습니다. 꼬맹이는 힘든가 봅니다. 아빠 등에 업혀 올라갑니다.

안내소에서 아이젠 착용하라고 방송합니다. 실제로 아이젠 착용한 사람은 절반 정도입니다. 눈이 많이 쌓이지 않아 괜찮겠지 하지만, 넘어지는 사람 몇 명 봤습니다. 가능하면 아이젠 착용하시기 바랍니다. 입구에서 판매합니다.




"자작나무가 아파서 울고 있어요" 자작나무 껍질이 벗겨지고 파였습니다. 낙서도 했습니다. 자연을 즐기러 와서 훼손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입니다. 다행히도 이번에 볼 때 훼손된 모습을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자작나무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오르시길 바랍니다.




50분 정도 올라갔더니 갈림길이 나옵니다. 어느 곳으로 가도 성관없습니다. 작은 길로 들어서면 자작나무 숲을 빨리 만날 수 있습니다. 작은길을 쭉 이어가니 와우! 드디어 제가 생각했던 자작나무 숲입니다. 하얀 눈 속에 하얀 자작나무 숲이 펼쳐집니다.






지금부터는 자유롭게 자작나무 숲을 거닐면서 이 순백의 겨울 숲을 만끽하면 됩니다.




자작나무는 새로 심은 것입니다. 이전에는 소나무 숲이었습니다. 솔잎혹파리 피해로 소나무들을 벌채했습니다. 1989~1996년에 걸쳐 약 70만 그루의 자작나무를 심었고 아름다운 숲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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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리에 조성된 자작나무 숲은 '명품 숲'으로 불립니다. 2012년부터 생태연못, 가로수길, 탐방로 등 부대시설을 정비하여 여행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자작나무 명품 숲이라고 한 것은 자원으로서의 나무가 아닌 나무의 교육적, 심미적 가치를 높게 본 것입니다. 힐링 공간을 만든 것입니다.




자작나무가 불에 탈 때 '자작자작 ' 소리가 난다고 해서 자작나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자작나무 껍질은 기름기가 많습니다. 불에 잘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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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는 알게 모르게 우리 역사와 생활 속에 들어와 있습니다. 결혼식 때 화촉(樺燭, 華燭)을 밝힌다는 말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여기서 '화(樺)'자가 자작나무를 뜻합니다. 자작나무 불이 오래가니, 촛불이 없던 시절 자작나무로 불을 밝힌 것입니다.

자작나무는 방수성이 좋아서 아메리카 원주민(인디언), 여진족이 배 만들 때 사용했습니다. 고구려, 신라 때는 종이 대용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천마총 천마도 그림은 자작나무 껍질에 그린 것입니다. 팔만대장경 중에 일부는 자작나무로 만들었습니다.




자작나무를 쌓아서 만든 구조물(?)을 인디언집이라고 부르더군요. 인디언집은 포토존으로 인기가 많습니다. 인디언집 앞에서 사진 찍으려고 수십 명이 줄 서서 기다립니다. 커플들이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사진 찍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혼자여서 사람 없을 때 인디언집만 사진 찍습니다. 그렇다고요.




많은 여행자가 자작나무의 깨끗한 풍경을 즐기고 있습니다. 도심의 빽빽한 빌딩 숲을 벗어나 자연과 벗한다는 것은 참 좋습니다. 사람들의 표정이 밝고 즐거워 보였습니다. 여기저기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눈 위를 걸을 때 뽀드득 소리도 좋습니다.








요즘 사람들에게 자작나무를 각인 시켜 준 것은 자일리톨일 것입니다. 자작나무의 자일란(xylan) 성분을 자일로스로 분해하고 이를 다시 환원하면 자일리톨이 됩니다. 핀란드에서는 충치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다른 나라에서는 충치 예방 효과가 크지 않다고도 합니다.




대한민국 국유림 인제 자작나무숲




전망대에서 바라본 자작나무 숲. 주차장에서 자작나무숲 보고 주차장으로 되돌아오기까지 3시간이면 충분하겠습니다.



강원도 북쪽 인제군 원대리에 있는 자작나무 숲입니다. 인제 올라가 보다 북위 38도 선을 넘어가더군요. 군부대도 많습니다. 북한과 가깝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자작나무를 만져보았는데 맨질맨질하니 부드럽습니다. 자작나무의 촉감도 잊히지 않습니다. 이번 겨울 하얀 세상으로 확실하게 기억할 수 있습니다. 밥 먹으러 갑니다. 겨울이니까 황태가 좋겠더군요. 황태하면 인제군 용대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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