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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용바위식당 황태

강원도 인제군으로 떠난 겨울 여행입니다. 인제 첫 번째 목적지는 원대리 자작나무 숲입니다. 하얀 자작나무 숲에 하얀 눈이 쌓인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점심을 먹어야겠습니다. 제가 선택한 것은 황태입니다. 황태하면 인제군 용대리가 일번지입니다.

 

인제 맛집으로 검색하면 크게 3가지 음식이 나옵니다. 두부, 막국수 그리고 황태. 두부를 먹고 싶었으나 1인분 파는 집을 찾지 못했습니다. 막국수는 평범한 것 같고요. 겨울이고 하니 황태가 어울리겠습니다. 황태 맛집 검색하다 용바위식당을 발견합니다.



자작나무 숲 있는 원대리에서 황태가 있는 용대리까지는 자동차로 40분 정도 걸립니다. 점심 먹으러 가기에는 거리가 있습니다. 가는 길에 합강정, 매바위 등도 구경하니 길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용바위식당은 용대리 중심에서 다소 벗어나 있습니다. 식당 주변에 주차장 있습니다.



식당 안은 빈자리가 없습니다. 대기 해야 했습니다. 용대리 많은 황태 식당 중에서 용바위식당을 선택한 것은 SBS 3대천왕 때문입니다. 방송에 나왔다고 무조건 신뢰하진 않습니다. 낯선 곳에서 식당 선택할 때 길잡이가 돼주는 것은 있습니다.






황태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황태 말고도 노가리, 쥐포, 오징어, 황태 가공품 등 다양한 농수산물을 판매합니다.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노가리는 잡거나 팔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노가리는 명태 새끼입니다.



황태를 크기별로 매달아 두었습니다. 크기를 '통'으로 표현합니다. 황태 포장을 20㎏ 박스에 담는다는군요. 바닥에 몇 마리가 깔리느냐를 통으로 정한다고 합니다. 3통은 3마리, 11통은 11마리가 깔리는 방식입니다. 강원도에서 눈 올 때 신는 설피도 있습니다. 설피는 바닥에 닿는 면적을 넓게해서 눈 속에 발이 빠지는 것을 방지합니다.



10여분 기다린 끝에 빈자리가 생겼습니다. 오늘의 픽은 황태구이정식. 정식 1인분도 가능해요? 조심스럽게 물어봤는데, 쿨하게 주문받아주시네요. 감사합니다. 경험상 정식은 1인분 주문이 안될때가 많습니다.

차림표 위에 명태이야기가 있습니다. 고려시대 임금님에게 명태를 올렸습니다. 임금님 입맛에 맞았나 봅니다. 이 물고기가 무엇이더냐? 물어봅니다. 명천에 사는 태 서방이 잡은 것입니다. 답하였답니다. 명천과 태 서방 앞글자를 따서 명태가 되었답니다.






기다리면서 미리 주문을 해서인지 음식 나오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황태국밥, 황태구이와 6가지 반찬이 나왔습니다. 반찬은 강원도 산나물과 오징어 젓갈입니다. 나물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여기에 동동주, 막걸리 마시면 딱 좋겠습니다. 운전해야 해서 주문할 수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먼저 국밥을 먹어봅니다. 뽀얀 국물에서 구수한 향기가 살짝 올라오긴 하는데 구미를 확 땅기는 비주얼은 아닙니다. 그런데 국물 떠먹는데 아주 개운합니다. 간도 맞고요. 입맛에 착 맞습니다. 3대천왕에서 해장국 맛집으로 뽑힌 이유를 짐작케 합니다.

숟가락을 넣고 바닥을 긁으니 황태가 올라옵니다. 황태 식감도 좋습니다. 명태가 얼었다 녹으며 황태가 되면서 조직이 부드러워집니다. 기름기는 빠지고 아미노산을 응축합니다. 맛이 더 좋아지는 것이죠. 황태국이 해장음식으로 사랑받는 이유입니다.



황태 위에 양념장을 발라 구웠습니다. 거뭇거뭇한 것을 봐서 아시겠지만 불향이 주는 맛도 있고요. 간이 좀 있어서 매콤 짭짜롬한 것이 좋습니다. 황태의 고장에서 먹는 황태국과 구이가 맛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찾는 이유가 있습니다.



황태구이는 밥과 함께 먹으니 딱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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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반찬은 셀프.



식당 한편에 눈 쌓인 황태덕장 사진이 있습니다. 인제가면서 위 사진 속의 풍경을 보고 싶었습니다. 용대리까지 가는 길에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실망은 금물.

식당 안에 황태에 대해 적어둔 것이 있어서 옮겨봅니다. 고려시대에 명태를 북어(北魚)라 했습니다. 북쪽에서 오는 물고리라는 것이죠. 명태는 처리과정에 따라 이름이 다릅니다. 바다에서 갓 잡은 것은 생태, 바닷바람에 뻣뻣하게 말린 것은 북어, 명태를 고랭지 산간 덕장으로 옮겨 노랗고 포실포실하게 말린 것을 황태라고 합니다. 코다리는 반쯤 말린 것입니다.



식당 입구 커다란 솥에 한방차가 따뜻하게 담겨 있습니다. 둥굴레, 치커리, 꾸지뽕, 헛개나무, 대추, 돼지감자, 느릅나무 등 자연산 재료를 넣은 차라고 하는군요. 밥 먹고 나오면서 컵에 담습니다. 구수합니다. 커피보다 좋습니다.







소화 시킬 겸 걷습니다.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저 멀리서 뭔가 보입니다. 5분 정도 올라가니 황태덕장입니다. 용바위식당에서 운영하는 곳은 아닙니다. 명태가 황태로 만들어지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니 신기합니다. 인제의 차가운 바람이 맛있는 황태를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내려온 어민들이 강원도 이곳저곳을 다니며 덕장을 만들었습니다. 날씨가 맞지 않아 실패를 이어갑니다. 용대리는 황태 말리기에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1960년대부터 용대리에 황태덕장이 만들어집니다. 우리나라 황태의 70% 정도가 용대리에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명태가 거의 잡히지 않기에 황태로 만드는 명태의 고향은 대다수가 러시아입니다. 어떻게 말리느냐에 따라 황태맛이 달라집니다. 인제군 용대리에서 황태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980년대까지는 명태가 많이 잡혔습니다. 지금 우리 바다에서 명태 보기가 어렵습니다. 기후 변화와 남획이 원인입니다. 황태 먹으면서 명태가 우리 바다에 다시 돌아올 수는 없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한다지만 쉽진 않아 보입니다.

인제 가신다면 맛있게 황태 음식 드셔 보시기 바랍니다. 인제의 기억이 더욱더 풍성해집니다. 황태 1번지 인제입니다. 용바위식당 영업시간 08시~18시. 설날, 추석 당일과 다음날 휴무


https://raonyss.tistory.com/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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