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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강문해변 일출

1박 2일 일정으로 강릉 외삼촌 댁 방문했습니다. 둘째 날 새벽에 일찍 일어나 멍하니 앉습니다. 강릉까지 왔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이 좋은 기회를 살려야겠습니다. 지금 바다로 가면 일출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차디찬 바람을 뚫고 강문해변으로 향합니다.

 

강릉의 여러 해변 중 어디를 갈까 정해야 했습니다. 주문진은 멀고, 경포, 안목은 자주 가봤습니다. 어제 해안 드라이브 길에 지나간 강문해변이 떠올랐습니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곳이라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차를 몰고 출발. 강문해변에 도착하니 7시 정도 되었습니다. 해변은 눈으로 덮어있습니다. 먼바다에는 불그스름하게 여명이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해변 바로 옆 공영주차장에 주차합니다. 주차장에 눈이 얼었습니다. 추위가 매섭습니다. 상점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어디 들어가 있을 곳은 없습니다. 해가 뜰 때까지 강문해변의 차디찬 공기와 함께해보렵니다. 주차장은 08시부터 23시까지만 주차비를 받습니다. 8시 지나 차 빼니 주차비가 나왔습니다.



바다를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 방파제 위로 올라갑니다. 바다 가까이 가지는 못했습니다. 바닷물이 방파제로 넘나들면서 빙판을 만들었습니다. 방파제 안으로 들어가다가는 넘어져서 큰일 나겠더군요. 방파제 난간에 고드름이 있습니다. 춥습니다.








바다를 바라봅니다. 해변이 꽤 넓습니다. 왔다 갔다 오랜 시간 걸어봅니다. 이렇게 저렇게 사진도 찍어봅니다. 시선을 낮춰서 조개껍데기 있는 해변의 모습을 담아봅니다. 붉은빛이 살짝 비추는 해변 풍경이 감성적입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거 아니죠? 😅



강문해변의 명물 솟대다리입니다. 강문해변과 경포해변을 잇는 다리입니다. 다리 건너면 경포해변입니다. 마을의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솟대를 만듭니다. 긴 장대에 볍씨를 담거나, 나무로 새(오리)를 조각해서 올립니다. 강릉에서는 솟대를 진또배기라 부릅니다. 이찬원 가수가 구성지게 '진또배기'를 불렀습니다.






강문은 강물이 드나드는 어귀라는 뜻입니다. 솟대다리 아래 물길을 통해 동해와 경포호가 연결됩니다. 강문해변 안내판을 보니 24시 이후에는 출입하지 말라고 되어 있습니다. 군 작전지역이기 때문입니다. 강원도 동해안 일대 해변 대부분이 군 작전지역입니다.



바다는 뜨거운 김을 토해내고 있습니다. 차가운 바닷물이 따뜻한 공기와 만나면서 김이 올라오는 것입니다. 이날은 파도가 거칠게 몰아치기에 더욱더 뜨거워 보입니다.



해변 곳곳에 벤치와 포토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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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 처음 도착했을 때 보다 세상이 좀 더 밝아졌습니다. 추위가 매섭습니다. 손이 꽁꽁 얼어갑니다. 사진 찍기 힘듭니다. 손을 호호 불면서 추위를 녹입니다. 사람의 온기가 필요합니다.



추위 속에서 30분 정도 지났습니다. 저 먼 곳 어딘가에서 빛이 퍼지는 것이 보입니다. 해가 떠오릅니다. 햇님이 부끄러운지 도도한 것인지 쉽게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보여주기 싫어도 나와야 합니다. 어서 올라오렴.



드디어 둥근 햇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해돋이는 볼 때마다 뭉클합니다. 매일 마주하는 햇님이지만 아침에 솟아오르는 해돋이를 보면 기분이 특별합니다. 온 세상을 다 가진듯한 기분입니다. 두 팔을 뻗어 햇님이 전해주는 기운을 쭉 받아들입니다.








갈매기 한 마리가 더해지니 그림이 더욱더 살아납니다.



사실 아침에 일어나서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렸습니다. 날씨가 너무 추웠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알아서 척척 일어나 잘 나왔는데, 날씨 핑계 대는 것이 게을러졌습니다. 해돋이 보니까 정말 좋습니다. 나오길 잘했습니다. 요즘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은데 해돋이 보면서 긍정의 기운을 담아봅니다.



동해안을 따라 무수히 많은 해돋이 명소가 있지만 이날만큼은 강문이 최고입니다.



햇님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세상이 밝아졌습니다. 어둠에서 여명을 거쳐 밝아지는 이 순간이 좋습니다. 해돋이 보는 날은 하루가 더욱더 소중합니다. 더욱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다짐합니다. 손 따뜻해졌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손을 쫙 펴서 태양을 향해 뻗습니다. 진짜 따뜻해집니다.








강문해변 일출.



경포해변을 거쳐 강문해변 안목해변까지 바람을 막기 위해 소나무 숲이 길게 이어집니다. 방풍림으로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가 좋습니다. 침엽수는 겨울에도 입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강릉 일대 해송 숲은 700년을 이어온 것이라 합니다. 가지 위에 눈이 쌓여 부러진 가지들이 소나무 숲 곳곳에 있습니다.



8시가 되었습니다. 강문해변 별다방이 문을 열었습니다. 따뜻한 커피를 주문합니다. 날씨가 추워서 매장 안에서 먹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밖으로 나왔습니다. 따뜻한 커피 들고 해변에서 더 서성였습니다. 이 찬란한 아침을 좀 더 즐기고 싶습니다. 날도 밝았고 손도 따뜻하고 이제는 춥지 않습니다.




강문해변 바로 뒤가 초당두부마을입니다. 두부는 새벽부터 만들기에 초당두부마을에서 아침식사 가능합니다. 해돋이도 보고 뜨끈하고 싱싱한 두부까지 드시면 그야말로 오감만족 풍성한 여행길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해돋이를 만났습니다. 마음속 깊은 곳까지 밝은 기운이 쭉 들어왔습니다. 어느 찬란한 날. 강문 해변에서의 아침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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