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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도별미식당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에서 1박 후 제주도로 돌아왔습니다. 시간은 11시를 향하고 있습니다. 점심 먹을 때입니다. 사전에 가기로 정한 식당이 있습니다. '가파도별미식당'입니다. 어떤 별미가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하며 출발합니다.

제주도에서 마라도, 가파도를 이어주는 항구는 산이수동항과 운진항  2곳입니다. 운진항은 모슬포남항이라고도 부릅니다. 저는 운진항을 이용했습니다. 이때 제주도 여행을 버스로만 이동했습니다. 운진항이 버스로 찾아가기에 좀 더 쉽습니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운진항까지 바로 가는 버스도 있습니다.




마라도에서 운진항까지 나오는데 날씨가 쾌청합니다. 하늘도 바다도 푸르고 바람도 적당하니 상쾌합니다. 마라도에서 출발한 여객선은 30분 걸려 운진항에 도착합니다. 배에서 내린 후 버스 정류장까지는 5분 정도 걸어야 합니다. 걸어가면서 만난 항구 풍경이 예쁩니다.








'최남단해안로' 적힌 도로명 주소가 보입니다. 뭔가 멀리 왔다는 느낌입니다. 버스 정류장에 버스 한 대가 시동을 켜고 출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서둘러 올라 자리에 앉습니다. 저만 태운 버스가 출발합니다.




버스타고 10여분 쯤 지나니 대정읍내로 들어섭니다. 모슬포우체국 건너편 정류장에 내립니다. 골목길을 따라 2~3분 정도 걸어가면 가파도 별미식당이 나옵니다. 길 끝 편의점 앞이 식당입니다.




가파도별미식당에 도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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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식, 좌식 해서 7~8개의 테이블이 있습니다. 안쪽에 주방이 바로 보이고요. 메뉴는 보말죽삼계탕, 전복죽삼계탕, 보말보리조베기, 전복죽 등이 있습니다. 벽에는 방송에 출연한 모습이 사진으로 담겨 있습니다. 제주도 지역방송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굴 음식도 하셨던 것 같은데 지금은 메뉴판에서 빠졌습니다. 안 하시나 봅니다. 보아하니 대부분 동네분들이시고 여행자로 보이는 2명이 식사 중입니다.




보말죽삼계탕에 눈길이 갑니다. 뜨끈하게 삼계탕으로 몸보신할까도 생각했지만 이름조차 처음 들어본 조베기가 궁금합니다. 보말죽보리조베기 주문합니다. 밑반찬이 바로 깔립니다. 부추김치, 무말랭이 장아찌 등이 제주도 밥반찬 스타일입니다.




조베기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뚝배기에 바글바글 끓여서 조베기가 나옵니다. 푸릇푸릇 미역도 보이고 수제비처럼 보이는 덩어리들도 둥둥 떠다닙니다. 보리조베기 13,000원








반찬과 보말죽보리조베기 세팅 완료.




바글바글 끓는 것이 상당히 뜨겁습니다. 그릇에 덜어 먹기로 합니다. 국자로 바닥을 푹 뜹니다. 그릇 아래 있던 밥알이 함께 올라옵니다. 뜨거운 김을 타고 올라오는 구수한 바다향기는 식욕을 더욱더 자극합니다. 보리로 만든 것으로 보이는 덩어리는 손으로 조몰락조몰락해서 넣은 모양입니다. 밥, 수제비, 비역, 보말이 어우러진 조베기를 어서 먹어봐야겠습니다.




이거 완전 제 스타일입니다. 보말과 미역 덕분에 바다향기가 깔려 있습니다. 보리로 만든 것으로 보이는 덩어리도 쫀득하니 구수합니다. 바다향기 보리향기 어느 하나 튀지 않고 조화롭습니다. 자극적인 맛은 아닙니다. 심심하고 무던한 것이 아저씨 입맛인 저에게 딱 좋습니다.








밥 먹으면서 조베기에 대해서 검색해봅니다. "제주에서 밀이나 보리, 메밀 등의 가루를 반죽하여 끓는 국물에 수저나 손으로 뜯어 넣어 만든 음식"이라고 나옵니다. 제주도에서는 출산 후 산모들이 메밀조베기를 먹었다고 합니다. 조베기는 쉽게 말해 수제비입니다. 저는 출산하진 않았지만 지난밤 먹은 술이 확 깨는 것이 해장 제대로 합니다.




가파도에서 생산한 보리쌀과 미숫가루를 판매합니다. 식당 이름에 가파도를 넣고 가파도 농산물을 파는 것으로 봐서 식당 사장님이 가파도 출신이신가 봅니다. 봄날 가파도 가면 청보리가 물결을 이루는데 그 청보리 중 하나가 이곳에 온 것일까? 상상을 더 해봅니다.




밥 먹고 바로 움직이면 탈나니까 소화도 시킬 겸 식당 뒤 그늘에 앉습니다.








식당 옆에 모슬포 성당이 있습니다.




정난주 마리아 묘에서 모슬포성당까지 정난주길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정난주는 정약현의 딸입니다. 정약현은 정약용의 형이고요. 정난주의 남편은 황사영입니다. 황사영 백서 사건으로 인해 정난주는 제주도 대정현으로 유배를 왔고 대정현의 관비가 됩니다. 풍부한 학식과 교양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66세에 제주도에서 하늘의 부름을 받습니다.




무탈하게 여행 잘 마치게 해달라는 기도 올립니다.








성당 안쪽으로 들어가는데 오래된 건물이 보입니다. 1954년에 지어진 대정지역 최초의 성당입니다. 6.25 전쟁 때 대정에 육군 제1훈련소가 들어섭니다. 포로수용소 군종신부가 중국인 포로들 힘을 빌려 성당 공사를 시작합니다. 전쟁이 끝나면서 공사가 마무리되지 못했지만 이후 건물을 완성했습니다.




다음 목적지로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왔습니다. 모슬포 우체국 앞에 옹중석이 있습니다. 돌하르방을 옹중석이라 부릅니다. 대정읍 상모리 앞이 허하여 마을의 기운이 앞으로 나가 버린다고 봤습니다. 마을의 기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옹중석을 세웠습니다. 돌하르방은 육지의 장승과 비슷한 의미로 세운 것입니다. 옹중석으로 불리는 것이 총 47기가 있습니다. 이 중 45기가 제주도에 남아 있습니다. 대정에 12기가 있고요.




버스 시간이 조금 남았습니다. 정류장 주변을 여유롭게 살펴봅니다. 제주도 렌터카로 여행 많이 합니다. 버스 타고도 재밌게 여행할 수 있습니다. 제주도는 버스 안내가 잘 되어 있습니다. 여유 있는 마음만 가지면 됩니다.



가파도별미식당 이름 그대로 별미입니다. 조베기라는 이름은 낯설지만 구수한 제주도의 향기를 함께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마라도, 가파도 여행 계획이 있다면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에는 보말죽삼계탕을 먹어야겠습니다. 제주도 여행하면 소소한 동네 맛집 찾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이런 곳은 저만 알고 몰래몰래 가야 하는데. 제가 파워블로그도 아니니 많이 안 보시겠죠? 😅 워크투리멤버님 잘 먹었습니다.

가파도별미식당 영업시간 오전 11시에서 오후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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