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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 해돋이

저는 바닷가, 섬으로 떠나면 해돋이를 보려 합니다. 태양이 매일 떠오른다지만 수평선 위로 떠 오르는 해돋이 풍경은 감동입니다. 해돋이 보면서 좋은 기운도 담을 수 있고요. 여행 오면 피곤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이 힘들지만 해돋이 풍경은 놓칠 수 없습니다. 붉디붉은 섬 홍도의 해돋이는 더더욱 놓칠 수 없습니다.

어제 홍도에 들어갈 때부터 해돋이를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해돋이 볼 계획을 세웁니다. 홍도 도착 후 지도를 보니 일출전망대가 있습니다. 이정표 상에는 630m. 숙소에서 거리를 더하면 1㎞ 정도는 걸어가야 합니다. 여름이라 해가 일찍 떠오릅니다. 새벽 4시 숙소에서 나옵니다. 밤에 잠이 안 와 뒤척이다 보니 어느새 새벽입니다.




홍도천연보호구역

우리나라 서남해안에 있는 섬을 대표하는 의미로 홍도와 주변 20여 개 섬을 묶어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했습니다. 홍도에는 식물 545종, 동물 231종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 중에는 홍도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홍도만의 독특한 자연경관과 생물은 우리의 소중한 보물입니다. 잘 보호하고 지켜야 합니다.




검은색 사진을 올려놨나? 하시겠지만 있는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이정표가 명확하지 않아서 잠시 헤맵니다. 홍도관리소(홍도생태전시관) 방면으로 들어서니 전망대 가는 길이 이어집니다. 산길로 올라갑니다. 조명이 없습니다. 깜깜 그 자체. 휴대전화 불빛에 의지해서 길을 오릅니다.








길이 어두워서 맞게 가는지 의심이 듭니다. 올라가는 사람도 없거니와 깜깜하니 무섭습니다. 특히 숲길 초입에 당산 지날 때 더 무섭습니다. 당산은 마을 제사를 지내는 집입니다. 어두운 길을 올라가는데 흐릿하게 집이 보여 헉! 놀랐습니다. 일출전망대 방향 이정표를 보니 그래도 마음이 놓입니다. 꽤 많이 온 것 같은데 300m나 남았습니다. 이 길의 끝은 어디인가?




어두운 밤하늘에 달빛이 핀 조명처럼 밝게 비춥니다.




20분 정도 걸어 일출전망대 도착합니다. 전망대에 다다르는데 말소리가 들립니다. 뭐지? 이 깜깜한 새벽에 일출 보러 오는 사람이 나 말고 또 있나? 전망대에는 4분의 아저씨 아주머니가 먼저 올라오셨더군요. 동서지간이신 것 같습니다. 어두워서 얼굴을 못 봤지만 반갑게 인사를 나눕니다. 홍도항 주변은 깜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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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어스름한 시간. 홍도의 산봉우리를 흐릿하게 바라봅니다.




어둠 속에 가려졌던 홍도항도 점점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출전망대에서 흑산도도 보인다는데 어둡기도 하고 구름도 많아서 보이지 않습니다. 홍도에서 흑산도까지 20㎞ 정도 떨어져 있으니 눈으로 충분히 볼 수 있습니다.








홍도는 섬이지만 산도 꽤 높습니다. 서남해안의 작은 섬들은 아주아주 먼 옛날 빙하기 때 산이었습니다.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산봉우리는 섬이 된 것이죠. 그냥 보면 돌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는데 나무가 울창합니다. 저 속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동식물이 살고 있겠죠?




홍도항 주변이 점점 또렷하게 보입니다. 지금은 조용하지만 잠시 후 항구는 여행자들로 북적일 것입니다.




저 멀리 기기묘묘한 기암괴석이 눈길을 끕니다. 육지사람인지라 바다 풍경이 설렙니다. 섬에서는 한반도 본토를 육지라 부르기도 합니다. 일출전망대는 어제 오른 전망대와 위치가 다릅니다. 당연히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다르고요. 아침의 상쾌한 공기가 더해지면서 새로운 홍도를 만나는 것이 반갑고 설렙니다.








일출전망대에 소나무가 멋들어지게 있습니다.




세상이 점점 밝아져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구름이 많습니다. 하늘이 붉어지는 각도 그러니까 해가 떠오르는 각도도 기대 밖입니다. 바다에서 짠하고 올라오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저쪽 산 너머부터 밝아집니다.




해가 떠오르면서 홍도 일대 하늘이 붉게 물들어갑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아침 해가 빛나는 끝이 없는 바닷가를 상상했습니다. 홍도 전체를 붉게 물들어서 홍도 이름 그대로 붉은 홍도를 보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해돋이 장면 찍으려고 커다란 카메라 들고 온 아저씨도 실망하시는군요.








시간은 5시 30분을 넘기고 있습니다. 태양은 높게 떠올랐고 홍도는 환한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굿모닝 홍도. 아쉬운 마음에 바로 내려가지 못합니다. 전망대에서 한동안 머무릅니다. 사람 마음이 간사합니다. 홍도 들어온 것만 해도 감사한 일인데 해돋이가 기대에 못 미쳤다고 아쉬워하다니. 이렇게 아침 맞이할 수 있는 것도 고마운 일인데 말입니다.




하늘과 바다와 숲이 어우러지니 하늘과 맞닿은 홍도의 능선이 아름답습니다.




하늘 풍경이 예술적입니다. 하얀 솜털 이불이 홍도를 따스하게 감싸주는 것 같습니다. 구름이 많으니 어제 여행사에서 풍랑 주의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떠오릅니다. 비구름 같진 않지만 흐린 날씨가 계속 이어지면 비가 오진 않을까? 하는 불길한 예감.








아쉬움을 뒤로하고 숙소로 내려갑니다. 올라올 때 어두워서 보이지 않던 데크길이 잘 보입니다. 일출전망대는 일출 보지 않더라도 낮에 숲길 걸으며 전망 보기 위해서 방문해도 되겠습니다. 홍도관리소에서 올라와 일출전망대에서 길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전망대에서 위로 올라가는 길이 있습니다. 길 따라가면 마을로 들어섭니다. 일종의 둘레길입니다.




홍도 1구 마을이 보입니다.




일출전망대 오를 때는 어두워서 잘 안 보였는데 내려가면서 보니 숲이 울창합니다. 후박나무, 구실잣밤나무, 동백나무가 나 누구예요 하며 이름표를 달고 있습니다. 특히나 동백나무가 군락이 눈길을 끕니다. 3~4월 봄에 동백숲에 꽃이 예쁘게 피어난다고 합니다. 오랜 세월 홍도를 지켜온 동백. 다음에 홍도를 방문한다면 동백꽃 보러 봄에 와야겠습니다.








숙소에서 아침밥 먹습니다. 여행자는 메뉴 선택 권한이 없습니다. 숙소에서 주는 대로 현지식 백반 먹습니다. 저 혼자 왔다고 1인분 밥상을 따로 내어줍니다. 홍도는 섬이기에 유통이 활발할 수 없을 텐데도 푸짐하고 넉넉하게 반찬이 나옵니다. 평소에 아침밥 잘 안 먹지만 이날은 야무지게 다 먹습니다.


해돋이 보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 어두운 길을 뚫고 올라갔습니다. 기대했던 해돋이는 아니기에 아쉽습니다. 지금 시간 지나서 생각해보면 다 욕심입니다. 눈으로 보이지 않아도 태양은 떠올랐습니다. 사람의 마음에 장막이 있다면 떠오른 것도 아니라 부정하는 것입니다. 장막을 거두고 내려놓아야 합니다. 홍도 마을 이곳저곳을 살펴봅니다. 배 타고 나가 홍도를 한 바퀴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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